스위스코티지 오픈스페이스는 벚꽃 맛집이었네!
3월을 맞이하여 거의 한 달 동안 맑은 하늘을 본 날이 며칠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흐리거나 비 오거나 심지어 눈과 우박까지 떨어지던 시간이 지나고, 맑은 하늘이 찾아왔을 때, 쥐도 새도 모르게 벚꽃이 피어있었다. 우리나라는 초여름 날씨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런던은 봄이라고 하기엔 너무 춥고, 으스스하다.
뭐, 그렇다 하더라도 여기서 벚꽃 구경을 하게 될 줄이야. 영국에 벚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자체를 하지 않았는데 선입견이었다. 스위스코티지 오픈스페이스는 벚꽃 맛집이었다. 지난 토요일 맑은 날씨를 즐기기 위해 잠시 찾은 오픈스페이스는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꽃놀이 장소였다.
나는 우리 집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이 장소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것을 처음 본 것 같다. 그리고 모두가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심지어 멀리서 찾아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리고 봄이 오고 있구나를 실감하는 것은 노랗게 핀 수선화 정도 였는데, 벚꽃을 보니 마음이 설렜고, 누군가의 FLAT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자목련을 보고 있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영국인지 싶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추울까? 아직까지 봄옷을 꺼내지 못하고 겨울옷을 입고 있다. 집에서는 심지어 경량 패딩조끼를 입고 있으니, 4월쯤 돼야 따뜻해질까 싶다.
이번주도 월요일을 제외하면 흐림과 비가 반복되고 있다. 영국에 적응되어 간다고 해야 되나? 비가 오면 우산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모자부터 쓰거나 그냥 맞고 집으로 간다. 한국 같으면 머리 빠지네, 유해하네 하면서 어떻게든 우산을 쓸 텐데, 여기선 우산을 쓰지 못할 만큼 바람이 세게 불다 보니 이곳 사람들과 같이 그저 방수되는 옷을 입고 모자부터 쓰는 게 아닌가 싶다. 분명 우산은 내 가방에 들어있는데도 말이다.
다음 주에는 맑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어떨지 모르겠다. 이제는 좀 맑아도 되지 않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