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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마케팅연구소 Nov 09. 2017

화장품 업계를 떠났던 이니스프리 브랜드개발자 나덕운대표

[음주인터뷰-1] 카페 THE GOONI Cafe+몬덴킨트에서 

**디자인마케팅연구소를 편의상 "디마" 로 나덕운대표를 편의상 "나"로 지칭합니다.


디마 : 안녕하세요? 먼저 바쁘신 와중에 저희 디자인마케팅연구소의 인터뷰에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홈플러스를 가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종종 급하게 필요한 것들이 생기면 여러 개의 로드샵중에서 이니스프리를찾는데요. 이니스프리를 개발하신 분을 만나니 무한한 영광입니다. ^^

과거 이력을 보면 독특하시던데요. 영어선생님이셨나요?


나: 중학시절 영어샘의 영향으로 영어샘이 되고자 했던 소년 나덕운. 영어만큼은 전교 3등안에 들었어요. 그리고 덕운은 서울 인창중학교를 전교 13등으로 졸업하고 한국 3대 명문고인 경복고를 들어가게 되요. 그러나 뺑뺑이로 들어간 경복고의 실력을 무시할 수 없었죠. 결국 반에서 7등정도의 성적으로 고민고민. 과는 영문과로 결정을 해놨는데 대학이 문제. 원래서강대 영어영문학과를 꿈꿨지만 그 때 성적으로는 불가능. 결국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중에서 경복고처럼 농구를 잘하는 학교인 중앙대를 선택. 근데솔직히 공부에 집중하기는 힘든 상황. 87년의 상황. 학과공부보다는 카톨릭 학생연합회의 멤버로 매일 데모데모. 명동성당과 홍제동 성당에서 거의 노숙생활. 솔직히 졸업학점이 100점 만점에87점으로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영어는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도 영어선생님에대한 꿈은 버리지않고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4학년때 모교인 인창중학교에서 영업교생으로 후배들을 가르치고, 대학 3학년때인 1992~1995년까지중학생들 영어과외선생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어요. 그러다 졸업때 큰 고민. 영어선생님 Vs. 샐러리맨. 결국샐러리맨으로 방향 선회. 이유는 대학 3학년때 결혼하고 대학 4학년때 아이아빠가 되었는데, 태어난 큰 아이의 아픔(?). 아이의 수술비와 병원비 때문에 월급이 더 많은 샐러리맨을 목표. 최종적으로그 당시 업계 11위였던 대림 산업과 장업계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두 곳에 최종합격. 월급은 대기업인 대림산업이 많았으나, 군대말년 시절부터 공부했던 ‘일본을 통해 접했던 ‘화장품과 마케팅’의 세계에 관심이 많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하게 되었죠.

이 추운날 자켓도 벗으시고 카메라울렁증이 없는 분이셨다. 아니 오히려 즐기는 나덕운대표


나: 그 당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름이 ㈜태평양. 사업분야는 화장품, 생활용품, 녹차사업. 덕운은 그 중에서 생활용품사업본부 마케팅실 PM1팀의 신입사원으로마케팅의 길을 걷게 되죠. PM팀. 화장품 마케팅실은 BM(Brand Manager)팀이라고 부른 것과 달리 생활용품은 PM(ProductManager)팀으로 부름. 그 당시 PM1팀은헤어케어팀. 샴푸, 린스,무스, 스프레이, 젤, 트리트먼트, 염모제 등을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부서. 

덕운의 첫번째 임무는 샴푸/린스를제외한 헤어 스타일링과 헤어 트리트먼트 제품의 상품기획과 마케팅. 기존 브랜드의 튜닝 헤어케어를 관리하고, 신규 브랜드인 ‘비타민’의헤어케어 제품의 개발 임무. 그 당시 국내 1위 브랜드는엘지생활건강의 ‘더블리치’브랜드. 덕운은 첫 임무를 받지마자 주말마다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을뛰어다님. 

그 당시는 알겠지만 남자들은 샴푸/린스/헤어케어/헤어 트리트먼트를잘 모르고 쓰지도 않던 시절. 그냥 비누로 세수하고 비누로 머리감고 비누로 몸을 닦던 시절. 헤어케어에 대해 알지 못하는덕운은 그냥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느끼기로. 그런주말 현장활동을 2개월정도하니 제품에 대한 감이 잡히고, 고객의반응이 보이고, 유통의 움직임이 보임. 또한 현장의 판매사원(SC – Sales Consultant)의 이야기를 자주 듣기로 마음먹고 일부러 친해졌어요. 그 중 한명이 그당시 생활용품 사업본부의 메이퀸이었던 고은혜씨. 지금은미국으로 이민가서 미국화장품 사업을 준비중인 고은혜씨를 통해 ‘제품과 마케팅’의 답은 결국 현장에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죠

그리고 95년 런칭한비타민 헤어케어는 단 3개월만에 엘지생활건강을 따돌리고 업계 1위에등극. 샴푸린스는 그 당시 킴베신저가 모델. 헤어케어는 탤런트김현주가 모델!  

뭐니뭐니 해도 나덕운하면 많은 분들이 이니스프리를 이야기하고 이니스프리의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자 산증인 이라고 합니다. ^^


어어?? 저는 찍지마세요. 

디마 : 이니스프리를 브랜드네이밍부터 참여하셔서 런칭 및 마케팅일련의 활동을 다 하신건가요?  


아직도 꽃손덕운을 ‘이니스나’로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또 한때 이메일 아이디가 innisna엮을정도 였으니까요. 24년의 직장생활중 화장품만 22년. 그 22년중에서 이니스프리만 8년을담당했으니 그럴거예요. 지금은 아니지만 2010년경까지 네이버, 네이트, 다음에 ‘나덕운’을 검색하면 거의 대부분 ‘이니스프리 = 나덕운’관련된 기사가 주를 이루었죠’


이니스프리의 개발 참여는 참 우연하게 이루어졌죠. 지금 한국마케팅학회장이시자코웨이 대표이사인 이해선님이 1998년 빙그레에서 아모레퍼시픽 생활용품 마케팅이사로 취임을 하셨어요. 이해선님이 오시자마자 첫 프로젝트가 그 당시 슈퍼화장품인 ‘쥬비스’를 정리하고 신규 슈퍼, 마트용 화장품을 개발하는 것이었어요. 그 당시 식물나라, 데이시스, 오데뜨와같은 경쟁 브랜드를 견제하고 향후 마트전용 화장품을 개발하는 것이었죠.

이해선님은 우선 사내에서 1명, 사외에서 1명 모두 2명의 개발 참여자를 선발했어요. 아모레퍼시픽에서는 꽃손덕운이 그리고 사외에서는 그 당시 히트상품인 한불화장품의 롱래쉬 마스카라를 개발한 이경희님을선발하셨어요. 꽃손덕운이 전략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이경희님이상품기획을 담당하게 되었죠.


이니스프리 BI부터 브랜드스토밍부터 상품 개발까지

지금은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체계적인 브랜드 개발, 마케팅 운영 체계를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 당시는 ‘마케팅, 브랜드’의 용어도 조금은 생소한 시절. 또한 아모레퍼시픽이 만들면 그냥 팔리는시대였기에 마케팅보다는 영업부문의 파워가 강했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2000년대 즉 21세기새천년의 첫번째 브랜드가 될 신규 브랜드에 대한 서경배 현 회장님의 지원은 전폭적이었습니다. 식품, 음료, 화장품 등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분야의 마케팅 전문가이셨던 이해선님은 과감하게 아모레퍼시픽의 기존 시스템을깨는 개발 작업에 착수하게되죠. 미국의 P&G와 일본의 KAO의 개발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하고, 개발작업에 아모레퍼시픽 역사상처음으로 In & Out 동시개발 시스템과 협업시스템을 도입하죠.

그 당시 내부 참여는 생활용품 마케팅 PM 1팀, 생활용품 디자인팀, 지적재산팀이었어요. 그리고 외부 업체는 네이밍은 이름고을의 박항기대표(현 메타브랜딩대표), 용기디자인과 매장개발은 현대자동차 엑센트 디자이너 출신회사인 코다스 디자인의 이유섭대표, 그래픽디자인은 크로스 포인트의 손혜원대표(현 더민주 마포을 국회의원), 컨셉개발 및 조사는 노박션코리아의 하야시대표, 수요예측 조사는닐슨의 Dr.Lynn, 광고는 동방기획(현 BBDO Korea) 등이 참여하게 되죠.

그리고 각종 산출물 들을 사내외 경쟁 시스템으로 운영하죠.

네이밍은 사내 네이밍 컨테스트 Vs 네임고을

디자인은 사내 디자인팀 Vs. 코다스 디자인, 크로스포인트의 경쟁과 협업으로 이루어졌죠.

이런 개발과정이 1998.7~1999.12월까지 18개월동안 이루어지게 되죠.


이니스프리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innisfree Myeongdong Flagship Store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었던 ‘이니스프리 브랜드 네이밍’의 탄생스토리.


여러분들 아시나요? 화장품 브랜드의 음절수는 90%이상이 1~4음절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아마 5음절 이상인 브랜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거예요. 디자이너 브랜드이거나 정말 독특한 브랜드이거나, 아무 의미없이 5음절이상으로 만든 브랜드중의 하나일 것이예요.

이니스프리 브랜드 네이밍시 사내 브랜드 컨테스트, 네이밍 전문업체네임고을의 작업, 개발멤버들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후보가 된 브랜든 모두 4개. 

그 중에서 1음절이 하나, 2음절이하나, 공교롭개도 5음절이 하나, 6음절이 하나.

결국 이 4개의 후보안은 사내외 조사와 전문업체의 평가를 해서 점수를매겼더니, 이니스프리는 3위를 기록.

그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는 모두 1~4음절.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설화수, 헤라, 고아등.

그러나 그 당시 음절수보다 더 중요했던 것이 있었어요. 그 당시 이해선님이가장 강조했던 것이 ‘브랜드 컨셉’이었죠. 아마 그 당시 한국 화장품업계에 ‘컨셉’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할 때 였죠. 지금이야 누구나 컨셉 컨셉 하지만. 브랜드 컨셉. 즉 해당 브랜드를 단 한마디 문장으로 쉽고 명확하게정의할 수 있는 것. 2000년 새로운 새천년 첫 브랜드이자 향후 ‘아시아 No1 자연주의 브랜드’를 목표로 했던 ‘이니스프리’는 그 당시 4개의브랜드중 그 컨셉을 가장 잘 반영한 브랜드 네이밍이었죠. 아일랜드 출신의 W.B.Yeats의 시 ‘The Lake Isle of Innisfree’에등장하는 단어 이니스프리. 실제로 예이츠 시인이 어린시절 놀던 호도(호수속의섬)인 이니스프리는 매우 자연스럽고 목가적이고 천연을 담은 조그맣고 소박한 섬이었죠. 이런 컨셉과의 조화와 느낌으로 결국 3위었던 이니스프로 브랜드는서경배회장님의 허락을 득한후 최종 브랜드 네이밍으로 결정되죠.

이제 중요한 것은 디자인 작업입니다. 기존의 화장품과 달리 향후 아시아 No1 자연주의 브랜드를 목표로 할 이니스프리 디자인은 어떻게 그려가야할까? 네이밍이결정된후의 가징 큰 숙제였죠.


디마: 윤디자인서체에서 이니스프리 서체를 본적이 있어요. 어디 있더라?? 아!  여기요 이거이거!

계속 이야기 해주세요. 너무 재밌고 유익한 걸요?


윤디자인 이니스프리서체



THE GOONI 브랜드를 카페 몬덴킨스 1호점으로 
몬덴킨트의 야경


나: 이 스토리는 다음 연재에서 소개할게요. 

디마 : 그래요.   커피도 벌써 오래전에 다 마셨네요. 훗.


다음엔 빈잔도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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