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태국에서의 요가 이야기
서울을 떠난 그곳에서 요가가 더 좋아졌다
중국 생활의 위로가 되어준 하타 요가
중국어를 배우는 동안 띄엄띄엄 가던 요가원을 한 학기 어학연수가 끝나자마자 매일 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요가원을 알아본 지 한 달이 지나고서야 인도 전통 요가를 수련하며 가르치는 S 선생님을 만났다. 작은 부분까지도 인도 전통 요가원과 같이 꾸며 놓았다는 수련실도 마음에 들었다. 수련실 안에는 선풍기마저 없었지만, 그 점이 인도 전통을 이어간다는 증명을 해주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갔다. 인도에는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 전통에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인도에 가니 내가 다녔던 중국 요가원과 다름이 없었다. 아직도 이름을 모르지만 동그란 그릇에 물과 꽃이 매일 새롭게 담기는 것마저 똑같아 볼 때마다 중국 생활이 떠오른다. 힘들었지만 위로를 받았던 중국 요가 수련이 마음에 남아있다.
중국 요가원에는 다양한 수업이 있었는데 새벽에는 한 시간 동안 호흡만 하는 수업이 있어서 호흡하고 중국어 수업을 하러 가곤 했다. 여기서 만난 좋고 좋지 않은 인연 또한 지금 생각하니 추억이다. S는 소화가 잘 안 되어 고생하는 나에게 항상 바깥 음식을 조심하라고 하였지만 듣고도 요리를 잘 안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30회를 채우고 인도로 향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해 준 인도 아쉬탕가 요가
단단한 결심으로 떠난 중국 어학연수와 다르게 인도로 가는 길은 아무런 결심도 기대도 없었다. 그저 요가를 하면서 건강해지고 싶다는 소망뿐이었다. 인도에서 자격증 코스를 시작하기 전 열흘 동안 따로 요가 수업을 들었다. 본격적으로 자격증 코스를 듣기 전에 조금이라도 몸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처음 일주일 동안 등록한 요가원에서는 내가 해오던 요가와 다르게 한 시간 내내 가벼운 호흡과 스트레칭을 하는 게 전부였다. 놀랍게도 나에게는 그것마저 버거웠다. 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억지로 일어나 매일 요가원에 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것뿐이었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다행히 아주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인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요가를 매일 조금씩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는 의외로 몸보다 표정에서 크게 나타났다. 아프면서 얼굴이 자주 붓고 잠을 잘 자지 못해, 매일 아침 무거운 컨디션으로 눈을 떴다. 고양이 세수조차 건너뛴 채 요가복 위에 회색 후드 집업을 걸치고 바로 집을 나서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내 모습을 보는 게 싫어 거울조차 일부러 외면했다. 사랑하면 자주 보고 싶기 마련인데 나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인도에서 일주일이 지나고 점차 적응되어 수련이 끝나면 하루도 빠짐없이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으니 내가 웃고 있었다. 그런 내가 궁금했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고 싶었고 웃고 있는 민낯의 나를 담고 싶었다. 그렇게 나를 다시 바라보고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한 요가는 아쉬탕가 요가였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만큼 부상을 입었었다. 그 후로 아쉬탕가 요가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다시 부상을 당하는 게 두려웠다. 그런데 피했더니 오히려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었다. 내가 남인도라는 이유로 선택한 마이소르는 아쉬탕가 창시자가 활동했던 곳이자 지금은 전 세계에서 아쉬탕가 요가를 수련하러 오는 곳이었다. 전혀 몰랐다. 알았으면 왔을지 모르겠다. 일단 온 이상 아쉬탕가 요가를 안 할 수 없었다. 호기심이 문제다. 두려움을 가슴 한편에 담고는 아쉬탕가 요가를 다시 시도했다. 두 시간에 걸친 수련이 끝나고 C 선생님과 수련시간보다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시 시작한 아쉬탕가는 과거와 놀라울 정도로 다른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재밌었을 뿐만 아니라 내 몸에도 잘 맞았고 심지어 과거의 두려움까지 넘을 기회가 되어주었다.
먹고 요가하고 명상할 수 있었던 태국
자격증 코스는 하타요가로 하였기에 이후 아쉬탕가 요가 수련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었다. 치앙마이와 방콕에서는 아쉬탕가 요가 위주로 수련하였다.
지금도 그리운 치앙마이
공원 요가
치앙마이 곳곳에서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는데 그중 하나로 야외에서 하는 요가를 참여할 수 있다. 일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는 공원 요가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여했다.
하타 요가
또한 다양한 요가 스타일의 수업이 진행되는 요가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요가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었다. 치앙마이에서 처음 만난 한국 선생님이 하는 하타 수업도 듣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쉬탕가 요가
처음에는 갈대 같은 마음에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나 매일 아침 수련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수련을 마치고 나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수련 후 선생님이 마지막 날 사진을 찍자고 하시는 걸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땀 흘린 모습으로 마지못해 응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거절 안 하길 잘했다. 이토록 그리워질 줄 알았더라면!
새로운 환경을 경험했던 방콕
방콕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선생님이 계셔서 한 번 찾아가 보았다. 주로 홀로 수련하던 치앙마이와 다르게 50명이 넘는 수련생들로 꽉 찬 수련 분위기에 기가 눌렸지만 이내 나의 호흡을 되찾는 데 집중했다.
이외에도 방콕에서는 치앙마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방콕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 수련했고 방콕이 더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