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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 록 Feb 01. 2019

좋아하고 잘하는 거에 관한 TMI

한 단어로는 부족한 스스로에 관한 대답

제일 잘하는 과목과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입니까?

너 제일 잘하는 과목이 뭐야? 

"과학"

너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뭐야? 

"과학"


과학 실험 시간이 좋아 과학 과목이 좋아졌다. 좋아하는 과목에 대해서 TMI를 조금 하자면 영어 회화 시간이 좋았고 가정 요리 실습 시간이 즐거웠다. 책 읽는 국어 시간이 소중했고 그래프가 나오는 수학 시간은 빨리 갔다. 조선 시대보다 더 이전 시대가 흥미로웠고 십자군 전쟁보다 프랑스혁명에 더 관심이 갔다. 반면에 지구과학은 흥미조차 가지지 못하였고 영어 단어 외우는 것은 곤욕이었다. 가정 시간에 바느질하여 만든 바지는 끝내 입지 못하였다. 고전 문학은 아직도 어렵고 도형은 어지럽다.

TMI가 필요하다

이제야 나는 내가 배운 과목에 대해서 이런 취향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적기 전까지는 몰랐다. 이제 나는 과학이라는 두 글자보다 더 많은 설명을 할 수 있다. 


직업을 선택할 때 기준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주제로 흘러갔다. 


잘하는 분야 vs 좋아하는 분야


일은 잘하는 분야에서 해야 하나 아니면 좋아하는 분야에서 해야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자의 의견이 분명했다. 친구 A는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타박을 받고 자신이 잘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회사를 나왔다고 말했다. 지금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한다고 판단하여 그 분야의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하였다. 친구 B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보상이 주어지면 그 자체를 더 이상 순수하게 좋아하기 어렵다고 했다. 두 명이 내린 결론은 잘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고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만 하자였다. 의문이 남아 친구 C를 만났을 때도 주제를 이어 말문을 꺼냈다. 친구 C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잘하는 일도 좋아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고 분명히 말한다. 그에 반해 나는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일단 스스로도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구분이 안 되는 게 아닌가! 이건 좋아하는데 잘하는 건 아니고, 저건 잘하는 건가? 갸우뚱하기만 하다.

ⓒ '한국 언론 뉴스 허브' 뉴시스통신사


나는 그 두 가지를 꼭 구분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어느 과목을 유독 좋아하기보다는 어느 부분을 유독 좋아하는 것처럼 TMI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데 좋아할 수도 있고 좋아하다 보면 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좋아하는 부분을 담고 있는 일 
지식채널 e

좋아한다고 생각한 일이라도 업으로 매일 하다 보면 하기 싫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저도 그 일을 해낼 수 있고 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그건 업으로 이어나가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소모된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면 다른 일이 맞는 걸 수도 있으니 얼른 찾아보는 편도 나쁘지 않다. 나는 좋아하는 부분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선택이 어려웠다. 오히려 싫어지면 고민 없이 그만둘 수 있는데 싫지 않고 오히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스물스물 올라올 때가 많아서 꽉 쥐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정말 눈물을 머금고 놔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준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1. 지속성

한 달에 한번 한다던지 일 년에 몇 번 하는 건 야근일지라도 좋아할 수가 있다. 어쩌다 한번 해서 좋다기보다 매일 계속해도 지속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측하기 어렵다면 실제로 매일 해보면 된다. 하기 싫은 날이 생겼을 때 스스로의 반응과 행동을 살피면서 지속을 얼마나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는지를 확인해본다.


2. 의미 연결

1번에서 말한 지속성은 그냥 단순히 좋다는 감정으로 생기는 게 아니다. 행동에 대한 목표와 의미가 명확해야 이어나갈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신념과 가치를 어떤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3. 즐거움 

1번과 2번이 만족되어도 즐거움 없이 고통만 있다면 삶이 불행해질 수도 있다.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그 일을 하고 났을 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확인을 할 수 있다거나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보상은 금전적이든 정신적이든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상태면 다시 1번으로 돌아가 지속이 가능하다.


자신에게 구구절절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 지속 가능한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즐거움 또한 있다면 그 일을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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