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무서운, 알면 괜찮은 이란
3일 전, 친구가 이란에 갈 것을 제안했고 나는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Why not?이라고 외치며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호기롭게 비행기를 하루 전에 받았다. 3일 전에 갑작스럽게 가게 된 이란은 나에게도 매우 생소한 나라였다. 나는 가기 전 은근 불안한 마음에 여러 질문을 하였고 친구에게 "거기 와이파이 되니?"라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었다. 나로서도 이란에 도착하기 전까지 내가 이란에 갈지 몰랐고 두려움도 매우 컸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브런치를 읽다가 앨리스 작가님이 쓴 용기를 내는 법 글을 읽었고, 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놀랄수록, 말이 안 된다고 말릴수록 그곳에 기회가 있으니 행하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아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긍정적인 반응은 전혀 없었다. 친한 친구는 인신매매까지 말하며 나를 걱정하였고 아빠와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이란에 오게 되었다. 속상했지만 가고 싶었다. 그리고 가기 전까지 두려움에 중단하기는 싫었다.
12시 50분 비행기를 타야 해서 적어도 11시에 공항에 도착하여야 했는데 친구가 나를 편하게 차로 데려다준다고 하였다. 그게 잘못이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차가 막혀서 나에게 신설동 쪽으로 오라고 하였고 인천공항까지 가는 거리만큼 나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 차를 타고서도 도로가 심하게 막히는 바람에 우리는 12시 10분에야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미 마감이 된 상황이었지만 미리 전화를 해놓아서 짐을 부랴부랴 붙이고 승무원의 안내를 받으며 한숨도 쉬지 않고 비행기로 뛰어갔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정확히 12시 45분에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스펙터클한 여행의 시작을 선사해준 친구한테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Aeroflot를 타고 9시간 비행, 5시간 기다림, 5시간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테헤란에 도착하였다. 짧게 느낀 나의 비행기를 적고 본격적인 여행기는 다음부터.
AEROFLOT
1. 내가 생각하는 기내식 랭킹(한국 항공 제외)
에티하드>>>동남아>>>>>>AEROFLOT
그래도 나는 기내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싹싹 먹었다.
2. 한국말로 서툴게 방송을 해주는데 한국인들이 모두 웃었다. 귀여워서 인 듯 싶다. 나는 내 영어가 생각나서 웃지 못했다.
3. Wifi는 유료로 사용 가능.
4. Video가 고장 나서 한 번 업데이트를 부탁하고 나서야 사용할 수 있었다. 나름 유명한 영화가 많아서 재미있게 봤다. 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1,2를 보면서 왔다.
MOSCOW AIRPORT
1. 와이파이 무료 사용시간은 오직 15분.
2. 카페에서 쓸 수 있다는데 나는 물을 3달러나 주고 샀음에도 불구하고 못 찾았다.
3. 버거킹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으려는데 비싸게 주고 바꾼 달러는 불필요. 러시아 돈만 받는다. 나는 바보인가.
도착해서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나는 이 사실을 몰랐다. 비자라고는 한국에서 받아본 것이 전부여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기 전에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그냥 나섰다. 이란에서 여성이 필수로 써야하는 히잡을 공항에서부터 써야 하는지 몰라서 나는 항공사에서 주는 담요를 두르고 나갔다. 다행히도 도움을 받아 무사히 나갈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달러 빚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