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AB건축디자인 백희성 대표님 X 엔코스톰 외 3개 스타트업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을 이뤄냈을까요?
지난 스밥 107회 차에서는 백희성 KEAB건축디자인 대표님을 호스트로 모시고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이야기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하셨지만, 동시에 자극이 되는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셨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를 아래에서 소개합니다.
이야기에 앞서 백희성 대표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대표님은 KEAB건축디자인을 운영하며 프랑스 파리와 한국 서울을 오고 가며 살고 계시고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에서 유학한 뒤 장 누벨 건축사무소에서 건축가로 근무했습니다. 장 누벨 건축사무소가 얼마나 유명한 곳이냐면 대표님께서 파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경찰서에 갔을 당시 명함을 보여주자 경찰관이 '장 누벨에서 근무하는 분이시냐'며 바로 집으로 보내줬을 정도라고 해요.
또한 책 <환상적 생각>, <보이지 않는 집> 등을 쓰신 작가이시자 명함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책 디자인에도 참여하셨다고 해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는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강연자이기도 했죠. (글 가장 하단 영상 참고)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종횡무진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계신 분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건물을 지으려고 합니다. 건축가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몇 평짜리 공간이 있고요. 몇 층짜리 건물이었으면 좋겠어요. 가격은 얼마 안에서 했으면 좋겠고요.
이 과정 속에서 수많은 대화와 감정이 오 고갈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건축가가 일부러 비싼 재료를 쓰거나 수수료를 뻥튀기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될 수도 있고요. 건축가 입장에서는 한 번 설계하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데, 고객의 요구가 점점 늘거나 바뀌면 야근과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 있겠죠.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며 백희성 대표님은 이런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와 건축가의 생각이 하나가 될 수는 없을까?
고민 끝에 대표님은 접근방식을 아예 바꾸었습니다. 건축가는 도시의 역사를 담는 사람들이고,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인생 혹은 기억을 건축에 담고 싶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 '기억'에 주목한 것이 시작점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에게 돈이나 평수가 아닌 '당신의 이야기를 해주세요.'라고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그러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이야기했습니다. 대표님은 건축에 이야기를 담았죠. 그러자 건축물은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고객들은 신뢰는 물론 감동까지 받고, 대표님은 설계가 빨리 끝나고 다시 고칠 일이 줄어드니 야근 역시 없어졌습니다.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수 있었습니다. 만족한 고객들이 여기저기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면서 일도 밀려들었죠. 대표님 말씀처럼 '진정한 마케팅은 내가 아니라 감동을 받은 주변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에 더욱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최인철 교수님께서 쓰신 책, <프레임>이 생각났습니다. 책 속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어떤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결정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상의 프레임으로 자신의 삶을 재무장하겠다는 용기,
나는 이것이 지혜의 목적지라고 생각한다.
백희성 대표님은 건축가이지만, 동시에 건축가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았습니다.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계속해서 세상의 모든 것에 질문을 던졌고 거기서 해답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나를 설명해주는 명함', '건네줄 때는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내가 대표임을 알려주는 명함'등 기상천외한 명함들을 디자인하시기도 했고요. 책의 컨셉과 어울리는 춤을 추는 책 디자인도 하셨죠.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는 것, 이는 스타트업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요.
물론, 여기까지 읽으신 여러분들 중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았겠지.' 또는 '프랑스 유학에, 파리와 서울을 오고 가며 사업할 정도면 금수저겠지.'라고요.
아닙니다. 대표님께서는 부족한 기억력으로 인해 대학을 다닐 당시, '멍청이'라고 부르던 교수님들도 있었을 정도로 타고난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대표님의 인생을 바꾼 것은 사소한 시도였습니다. 바로 메모입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메모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글로 쓰긴커녕 낙서처럼 끄적일 뿐이었는데요. 대표님께서 거듭 강조하신 것 중 하나가 '한 권을 넘기긴 어렵지만, 한 권이 지난 후에는 멈출 수 없다.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기록 후 만난 사유가 그 전 인생에서 쌓아온 사유보다 깊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죠. 그만큼 기록의 힘은 강력하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창의력은 일상의 저축입니다.
아이디어는 한 번에 오지 않습니다.
실마리가 계속 오는데, 날 것 그대로 기록하고 쌓아두어야 합니다.
기록을 하면 머릿속 어딘가에 씨앗이 심어집니다.
메모를 단순히 기록한다는 것으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대표님은 주로 '~다'가 아닌 '~까'라는 질문을 적으신다고 해요. 질문은 정답도, 목적도, 결과도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는 것의 중요성도 말씀하셨죠.
기록은 질문이 핵심입니다. 필기가 아닙니다.
기록은 나에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즉, 자기관찰노트죠.
이 날 밥손님으로 참여한 엔코스톰 멤버 분들과 1인 기업 대표님들이 거듭하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감사하다, 덕분에 스스로를 많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때로 밥손님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호스트로부터 큰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스밥만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날 오고 간 더 많은 이야기들은 밥손님들만의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겨두려고 해요 :)
마지막으로 백희성 대표님께서 세바시에 출연하셨던 영상으로 마무리합니다. 이외에도 몇 차례 세바시에 출연하셨던 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더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세바시 237회 - 직업을 버리고 꿈을 찾다(백희성)
건축가, 화가, 조각가, 작가, 과학자, 변호사 등등 우리의 꿈들은 보통명사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체적인 직업을 정하기 전에 우리의 꿈은 동사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아요, 로봇을 만들고 싶어요, 만드는 게 좋아요." 우리의 어릴 적 꿈은 이랬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꿈은 그림을 좋아하니 화가여야 했고, 로봇을 만들고 싶어 하니 과학자여야 했으며, 만드는 게 좋으니 디자이너, 혹은 조각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직업은 꿈을 이루게 해 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이상 세바시 소개)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든,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는 곳.
페이스북 그룹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클릭)'에서
매주 함께 밥 한 끼 먹을 밥손님과 호스트를 모집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페이스북 그룹으로 놀러 오세요.
환영합니다. 두 팔 벌려 기다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