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 장 아볼루온

by 박시룡

사람으로 태어나면 대부분 온갖 풍파를 겪고 삽니다. 신앙인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것 때문에 신앙을 갖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사람들의 목적은 세상의 복을 받기 위해서 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복신앙의 용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너무 사랑하셔, 아볼루온마저도 허락하십니다. 어느 권사님의 사연이 그렇습니다. 황새와 함께 하는 이 순례길에도 여지없이 아볼루온의 화살은 나를 겨누고 말았습니다.



아름다운 집을 떠나온 크리스천은 큰 괴물과 마주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볼루온 Apollyon(무저갱의 사자, 계 9:11)이었으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크리스천은 돌아서서 도망쳐 버릴까, 아니면 맞서볼까 망설였습니다.

"무서워 말게, 너는 멸망의 도시에서 온 자가 아니더냐? 너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나는 네가 떠나온 그곳에 왕이요, 주인이니라! 그리고 너는 나의 신하 중 한 명이었지. 대답하라! 너는 왜 너의 왕을 떠났느냐?".

"네가 지배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너를 섬기는 일은 몹시 힘이 들었고 네가 주는 삯으로는 생명을 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죄의 삯은 사망>이기 때문이다(롬 6:23). 그래서 나도 성도가 된 뒤에 다른 분별력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자신을 바꾸어보려고 여러 가지 방안을 찾고 있었다".

"어느 왕이 자신의 백성을 쉽게 잃어버리겠느냐? 나도 너를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 나랑 함께 돌아가자꾸나, 그러면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부를 너에게 주겠노라".

"웃기지 마라, 너는 항상 사람들을 그렇게 꼬드기지 않느냐! ".

"너는 벌써 반역자이지 않느냐? 그리고 그의 길을 도대체 몇 번이나 떠났었지 않느냐?".

"그렇다, 하지만 나의 하나님은 자비의 하나님이시고, 나를 용서하신 것을 안다".

"으악~ 나는 하나님의 적이요, 하나님을 싫어하며 그의 백성을 증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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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볼루온 Apollyon(2022)


"이 파괴자여! 조심하라! 이곳은 하나님의 도로이니라!".

"너는 네 하나님을 쫓아 이 길을 간 사람들의 끝이 처참하다는 것을 모르느냐?".

"이것은 내가 선택한 길이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너와 너의 세상이 없어지고 잊힌 뒤에도 하늘의 왕국에 있을 것이다".

" 그래, 그럼 지금부터 내 앞에 있는 너를 마음껏 가지고 놀아주마!".


아볼루온은 마침 좋은 기회다 싶어 크리스천에게로 와락 달려들었습니다. 그가 거칠게 크리스천을 넘어뜨리는 바람에 크리스천의 손에서 검이 떨어져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아볼루온은 "자, 이제 꼼짝 말아라"하고 거칠게 소리 지르며 크리스천을 마구 내리눌렀습니다. 크리스천은 거의 죽음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순간 크리스천은 하나님께서 그를 도우셔 손을 뻗어 칼을 집어들 수 있었습니다. 그는 "나의 대적이여, 나로 인하여 기뻐하지 말지어다. 나는 엎드러질지라도 일어날 것이다"(미 7:8)라고 외치면서 온 힘을 다해 마귀를 칼로 찔렀습니다.


권사님 딸의 죽음

나는 잘 믿는 성도들이 이런 마귀의 시험에 승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 신실한 권사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권사님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딸도 예수를 잘 믿고 또 성가대 대원으로 열심히 주님만 섬기는 가정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 딸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주님 곁으로 떠나고 맙니다. 그 권사님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정신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믿었던 하나님이 과연 계신가 하면서 한때 교회를 떠났습니다.


크리스천으로 이런 큰 시련이 다가올 때, 구약의 욥기를 떠올립니다. 욥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정직하며 흠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욥에게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그가 기르던 가축과 전재산을 잃고, 그의 몸은 온통 악창으로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 마저 그의 곁을 떠났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살았는데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권사님도 이런 절규를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하시다가 결국 욥에게 이렇게 답변하십니다.


“네가 누구이기에 무지하고 헛된 말로 내 지혜를 의심하느냐? 이제 허리를 동이고 대장부답게 일어서서, 내 묻는 말에 대답해 보아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거기에 있기라도 하였느냐? 누가 이 땅을 설계하였는지, 너는 아느냐? 누가 그 위에 측량줄을 띄웠는지 너는 아느냐?... 바닷물이 땅 속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에, 누가 문을 닫아 바다를 가두었느냐? 구름으로 바다를 덮고, 흑암으로 바다를 감싼 것은, 바로 나다. 바다가 넘지 못하게 금을 그어 놓고 바다를 가두고 문빗장을 지른 것도, 바로 나다”(욥기 3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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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 Job(2022)


나는 이 말씀이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재산과 육신의 허락함이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하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크리스천으로 살면서 나도 늘 권사님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마귀인 아볼루온이 잠시 나와의 싸움을 비켜갔을 뿐, 언제든 크리스천인 나와도 맞닥뜨려야 할 대상입니다. 지금 천국에 간다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하나님, 왜 이 권사님 딸을 데려가셨나요?” 고린도전서 13:12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날은 우리가 깨끗이 알게 된다'는 말씀을 떠 올립니다.


산상수훈

예수님이 산에 오르셔 어떤 사람이 복이 있는가를 설교하십니다. 여덟 가지 복을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느끼는 너희는 복이 있다. 그때에야 너희가 가장 소중한 분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메시지 성경; 마 5: 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세상의 선생으로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으로 직접 오셔 이 말씀을 우리에게 일러주고 계십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권사님은 분명 가장 소중한 분의 품에 안길 것을 소망하며 사셨을 것입니다.


'메시지'저자 유진 피터슨 목사는 그의 설교에서 산상수훈의 8복을 다음과 같이 현대를 사는 크리스천들에게 좀 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이 사람은 하나님의 영으로 채워지길 위해서 우리의 교만을 버리길 원하십니다."

"애통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피하기보다 나누고 함께하길 바라고 계십니다."

"온유한 사람은 우리의 열정을 연마해 부드러움을 발휘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의를 위해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소비사회의 욕구를 거부하고 하나님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깊은 인격적 관계를 개발하라고 하십니다."

"자비로운 사람은 정죄하고 탓하는 것으로 이 세상의 잘못과 문제들에 반응하지 않고 대신에 우리 자신이 직접 연민 어린 섬김을 실행하길 원하십니다."

"마음이 순전한 사람은 사소한 잡담에 빠져들지 않고 하나님께 중심을 두는 사람이 돼라 하십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어떠한 위치에 있든지 그가 누구든지 우리가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 아니라 온전하게 사랑해야 하는 형제와 자매로 사람들을 보기로 결심하길 원하십니다."

"의를 위해서 박해받는 사람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건 거기에 따르는 안일함을 거부하고 대신에 사랑과 은혜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진리를 살아내는 좁은 길을 걷길 바라십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보통 부자로 살면 복이 있다 합니다. 또 병 없이 오래 살면 복이 있다 합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세상의 복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세계, 곧 하나님 나라에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죄와 죄책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살지 않도록, 우리보다 더 강한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살지 않도록,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살면서 절박하게 살지 않도록, 냉소주의와 악의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 살지 않도록, 그리고 자기 자아를 주인으로 모시면서 이기적으로 살지 않도록, 예수님은 우리를 훈련시키십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내재하는 실제에 따라 살도록, 믿음과 사랑으로 살도록 예수님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훈련시키시고 계십니다.



2000년 전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은 이 말씀을 매일 암송하며 믿음을 지켜왔던 것처럼, 지금 나도 이 순례길에서 예수님이 들려주신 팔복(마 5:3-10)을 암송하며 묵상하길 원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애통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

'자비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비롭게 대하실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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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수훈의 설교를 듣고 있는 초대 교인들(2023)


자만에 빠져버린 황새복원

그 어렵다던 황새 복원은 복원 7년 만에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세계 4번째로 인공번식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황새의 수는 늘어갔습니다. 드디어 우리 자연에 복귀시킬 개체군 100마리 확보에 이르렀습니다. 끝내 내 나라도 자연복귀 시점의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황새가 사라진 뒤, 거의 50년 만에 이루어진 셈입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황새 복귀식에 왕세자 부부가 참석해 첫 황새를 자연에 복귀시켰습니다. 또 미국은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멸종위기 종, 미국흰머리독수리 복원을 미국인들에게 대국민 선포를 했던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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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2015)


"우리도 대통령이 멸종 44년 만에 이루어지는 자연복귀식에 올 수 있을까?" 그때 나의 관심은 모두 그 하나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나의 간절한 소망에 응답이라도 한 듯 한 통의 반가운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국내에서 조류학을 전공하시는 어느 교수님께서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한국의 새'에 대한 강연을 한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는 평소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개인적 친분을 쌓아온 분이라서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교수님께 부탁을 했습니다. 그 강연에 우리나라도 황새의 야생 복귀가 임박했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주시고, 대통령께 내가 쓴 초청장을 직접 전달해 줄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강연장에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대통령이 맨 앞줄에 앉아 강의를 경청했을 터인데, 그 시간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러 계셨고, 정윤회라는 소위 문고리 3인방 때문에 골치를 썩고 계셨습니다. 결국 그 교수님은 내가 준 초청장을 비서실장에만 전달하고 청와대를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기대에 부풀었던 일이 이렇게 꼬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나는 세상을 모두 잃은 사람처럼 상실감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어렵다던 황새의 인공번식도 겨우 10년 만에 성공시켰는데,...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전개될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 존 번역이 이 시점에 왜 아볼루온을 등장시켰나?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사실 나는 대통령께서 황새 야생복귀식에 참석하셨으면, 지금까지 내가 사적으로 운영해 왔던 (사)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를, 황새재단 즉, 공공법인화를 요청드리려고 했습니다. 그게 성사되었다면 나는 지금 자만에 빠진 자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이 일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고 있는가?'하고 자문해 보았습니다. 결국 나는 아볼루온에 의해 내 다리가 절뚝거린 채, 다시 하나님 앞에 섰습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나는 세상에 내 힘으로 되는 게 하나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그것이 내 영광을 위해 하고 있는 것임을 깨닫는 순간, 오늘 이 황새들 마저 다 내려놓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아볼루온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 대통령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국가의 멸종 위기 종 복원은 국가 지도자가 나서줘야 한다는 국제적 규범이라고 할까요! 이미 선진국에서는 다 그걸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번 대통령께서 이런 것을 다 챙겨줄까 의문이 들어 영부인께 편지를 썼습니다.

‘황새 마을 충남 예산군에 황새를 자연에 복귀시켰는데, 이 새를 지속적으로 보존하려면 주민들에게 국가에서 서식지 보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농약을 뿌리지 않고 농사짓게 해 주자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선 ‘논생태관리기본법’ 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영부인께서 직접 예산 황새마을을 찾아주셔, 이 법이 입법화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드렸습니다. 물론 이미 국회에 국민청원도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2주 정도가 지나서 예산군에서 공문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왜 이런 것을 대통령 영부인께 보내 우리 군을 귀찮게 하느냐?” 개인 편지도 아닌 공문에서 군의 감정을 드러내 보여,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내 대통령 영부인께 편지 보낸 것을 후회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나라의 황새 복원은 국가의 지도자가 나서주지 못하는구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새 대통령의 임기를 2년여를 앞두고, 비상계엄령이 내려졌습니다. 물론 이 계엄령은 불발로 끝났지만, 백성들에겐 커다란 상처를 남겼습니다. 결국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찬성과 반대로 나뉘면서 국론이 둘로 갈라졌습니다.


그동안 민주국가라 생각하고 또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자부심도 생겼는데,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일주일 동안 국가를 위한 특별 새벽기도회가 열렸습니다. 기도로 '이 백성들이 무저갱의 사자, 즉 아볼루온과 싸워 이기게 해 달라'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아볼루온은 마귀 중에 괴수로 너무 강력해 기도로 떠날 것을 외쳤지만 쉽게 물러설 기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후보시절 대통령 부부를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부부는 일반 사람이 보기에도 평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대통령 후보자는 손바닥에 임금 王자를 그리고 TV에 나왔습니다. 내조자인 부인은 남편에 비해 너무 젊었고 무속에 심취돼 있었습니다.


존 번연은 천로역정에서 아볼루온을 등장시켜 크리스천과 결투하는 장면을 제시합니다. 크리스천의 능력으로는 절대 이 아볼루온을 꺾을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집에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서야 ‘크리스천’은 아볼루온과 당당히 맞서 이 마귀를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근대사에서 한민족은 일제 강점기의 수모와 한국 전쟁이라는 쓰라린 격동의 시절을 보냈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권력자의 탄압에 맞선 백성들은 민주화와 함께 경제 발전이라는 급성장의 성과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이 백성들에게 군사독재 정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비상 계엄령이 내려졌습니다.

법치국가에서는 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대통령은 수사에 협조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 오히려 그는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며 비상계엄은 통치수단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극기야 이 지지자들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옹호하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 마저 흔들어 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의 서신서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 권세에 순종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이미 있는 권세들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권세를 거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요, 거역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롬 13:1-2)’


결국 선량한 백성들은 이 아볼루온 앞에서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주님은 크리스천들에 ‘시험에 들지 말고 악에서 구해달라’고 간구하라 하십니다. 지금의 순례길을 잠시 멈추고, 마귀의 왕, 아볼루온에서 구해달라고 간곡히 기도합니다. 새벽마다 이 기도는 크게 울려 퍼져 주님께서 꼭 응답해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이 백성들에게 아볼루온에 의해 저질러진 깊게 파인 상흔은 오랫동안 남겨질 것 같아 순례자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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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커플(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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