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라고 해서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스스로 목숨을 끊어 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주님은 그것도 살인하는 것이라 하십니다. 오히려 주님은 죽기를 각오하고 기도하라 하십니다. '그럼 내가 응답하겠노라' 하십니다. 존 번연은 '주님이 의심의 성 감옥문을 여는 그 신비한 열쇠를 믿는 성도들에게 모두 주었다' 말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천과 소망은 편해 보이는 샛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천신마고 끝에 구덩이에서 빠져나온 크리스천과 소망은 오두막 하나를 발견하고는 피곤에 지쳐 그곳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그만 '절망의 거인에게 붙들려 '의심의 성'이란 지하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의심의 성 지하 감옥 (2022).
"너희는 어디서 온 놈들인데 왜 함부로 내 땅에 들어와 있느냐?" 절망의 거인이 소리쳤습니다. "우리는 순례자들인데 길을 잃었습니다."라고 크리스천이 대답했습니다. 거인은 그들을 끌고 지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며칠을 물 한 모금과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하고 굷어야 했습니다. 절망 거인에게는 아내가 한 명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의혹이었습니다. 거인은 이 두 녀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의혹에게 물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릴 때까지 죽도록 매질을 하라"라고 충고해 줬습니다.
"형제여,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지금 있는 삶은 비참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로서는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할지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지 알 수 없군요. 이렇게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숨이 막히는 것과 죽는 것을 택하리이다. 이 지하 감옥보다 무덤이 제게 더 편하겠어요."
소망이 대답했습니다. "저도 이렇게 고통을 겪으면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더 낫겠어요. 하지만 우리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하늘나라의 주님께서는 '살인하지 말라'라고 명하셨습니다. 자살도 살인이니 당연히 영생이 없습니다."
고통 속에서 두 사람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기도는 거의 날이 샐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아침이 되기 직전이었습니다. 크리스천은 반쯤 놀란 표정으로 갑자기 격렬하게 말을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고, 내가 멍청이지, 도망칠 길이 있는데도 그동안 이 악취 나는 토굴에 갇혀 있었다니! 제 가슴에 약속이라 불리는 열쇠가 하나 있는데, 그 열쇠는 의심 성에 있는 모든 자물쇠를 열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망이 깜짝 놀라 어서 빨리 그 열쇠를 꺼내 열어 보라 재촉했습니다. 마침내 크리스천과 소망은 그 열쇠로 감옥문을 열고 의심의 성을 빠져나왔습니다.
절망의 거인과 의혹(2022)
술 취함의 유혹
절망 거인에 잡힌 크리스천은 지하 토굴에 갇혀 죽고 싶을 정도로 큰 고통 겪고 있었을 때 갑자가 언약이라는 열쇠를 생각해 냈습니다. 내게도 예수를 믿고 크리스천으로서 죽고 싶어 할 정도의 큰 고난이 닥쳤습니다. 바로 내 아버지와 동생에게 전달된 술 귀신 때문이었습니다. 그 술 귀신이 독일의 아름다운 집에서 태어난 제 딸에 전해져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딸아이는 태신자입니다. 착하고 똑똑한 딸이라 생각했는데, 그런데 성인이 되어 회식을 할 때면 종종 술에 취해 정신이 나가곤 합니다. 게다가 혼자서 밤거리를 헤매고 집도 찾아오지 못하는 몽유병과 같은 증상이 생겼습니다. 소위 이런 경우 우리는 필름이 끊겼다 말하죠. 이런 날은 휴대폰으로 소통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부모로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언제 사고사로 이어질지 모르기에 너무 겁이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성추행 사고도 당할 수 있어 아빠로서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내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마귀의 장난이라 생각하니, 차라리 내가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죽기를 작정하고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술 취함(2022)
금식 6일째 되던 날, 마귀와 씨름을 했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이 나올 것’을 명하였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리라(막 10:52)’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는 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길 기도했습니다. 내 기도에 하나님은 비몽사몽간에 딸 집 거실 벽면에 화사하게 핀 파스텔 톤의 꽃들로 장식되어 있는 모습으로 응답하셨습니다. 결국 나도 굳게 잠긴 의심의 성 감옥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그 후 6개월쯤 지나자, 몇 년을 딸아이를 괴롭혔던 그 귀신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술 한 방울도 입에 낼 수 없을 정도로 이젠 그 술 귀신의 포로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몸으로 변했습니다. 오~ ,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분은 살아계셔 지금도 역사하고 계십니다. 그동안 나는 무척 마음 고생을 해 왔었습니다. 딸아이를 종합병원 알코올치료 정신과 의사한테도 보냈었습니다. 현대 의학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것, 주님께서는 죽기를 각오하고 매달린 기도에 옥문이 열리는 기적, 다함없는 삶으로 응답해 주셨습니다.
옥문이 열리는 기적
크리스천으로 살지만, 우리는 인생의 절망 감옥에 갇힐 때가 종종 생깁니다. 그 절망의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위해서는 첫째도 기도 둘째도 기도입니다. 성경에 보니 간절한 기도로 감옥에 갇혀있던 베드로에게도 옥문이 열리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행 12:1-10). 그것은 절망의 감옥에 갇힌 크리스천과 소망, 그리고 나에게도 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절망 속에서 누구든지 기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간절한 기도, 그것도 내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기도는 정말 어렵습니다. 베드로와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의 목숨을 바칠 정도의 간절한 기도로 주님은 옥문이 열리는 기적으로 응답하셨습니다. 존 번연이 왜, 절망의 감옥을 생각했을까요? 그 생각에 깊이 잠기면서, 베드로가 감옥에 갇혀 옥문이 갑자기 열리는 기적의 순간이 내게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그 무렵, 헤롯 왕의 머릿속에 교회 구성원 몇몇을 처단할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죽였다. 그 일로 인해 유대인들한테 자신의 인기가 부쩍 높아진 것을 알게 된 헤롯은, 이번에는 베드로를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고, 사 인조 병사 네 개 조로 그을 감시하게 했다. 헤롯은 유월절이 지난 후에 베드로를 공개 처형할 작정이었다. 베드로가 감옥에서 삼엄한 경비를 받고 있는 동안, 교회는 그들 위해 더욱 맹렬히 기도했다.
드디어 헤롯이 그를 끌어내어 처형할 때가 다가왔다. 그날밤도, 베드로는 쇠사슬에 묶인 채 기도를 했다. 갑자기 한 천사가 베드로 곁에 나타났고, 감옥에 빛이 가득했다. 천사가 베드로를 흔들어 깨웠다. "서둘러라!" 그때 그의 팔목에서 쇠사슬이 벗겨졌고, 베드로는 천사가 시키는 대로 열린 옥문을 통과해 거리로 들어섰다.'
감옥 안 베드로(2023)
천로역정의 크리스천과 소망은 처음 절망의 감옥에 갇혔을 때는 기도를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정 무렵부터 기도를 시작해서 새벽이 가까워 올 때까지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해 뜰 무렵 갑자기 크리스천은 해결책을 생각해 냈습니다.
끝내 크리스천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언제든지 마음대로 나갈 수 있었는데 이 냄새나는 감방에 처박혀 있었다니, 나 같은 바보 멍청이가 또 있을까! 언약이라는 열쇠를 가슴에 늘 품고 다니면서 새카맣게 잊었어! 그것만 있으면 의심의 성에 있는 문이란 문은 죄다 다 열 수 있는데 말일세."
이 고백이 황새와 함께 걷고 있는 나에게도 너무 간절했습니다. 그 응답은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다시 이 순례길의 남은 여정을 이어 가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