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식탁, 첫 레시피
안녕하세요? 매거진 "한의사의 식탁"의 첫 글입니다. "건강하게 먹기"에서 주스 관련 글을 쓰면서 레시피도 올려보겠다고 생각하고는 꽤 시간이 지나고서야 올리는 첫 레시피입니다(레시피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수도 있는 ^^;;). 그동안 레시피 연구를 하느라 이렇게 오래 걸렸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몇 가지 고민 때문이었는데, 그 이유로 우선 이 매거진에 대한 주의사항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저는 요리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한의사입니다. 그러므로 이연복 셰프님이나 백종원 주부님처럼 엄청나거나 전문적인 요리 레시피들을 기대하셨다면 눈길을 돌리셔도 괜찮습니다. 계속해서 제 레시피들을 보시기로 마음먹으셨다면, 요리는 따로 배워본 적도 없는 평범한 주부지만 동시에 한의사이기도 한 제가 평소에 만들고, 먹고, 먹이는 건강하고 쉬운 레시피들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두 번째, 엄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체질식, 그중에도 팔 체질식을 합니다(체질에 따라 음식을 가려서 먹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질 식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건강한 음식물들을 섭취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사람입니다. 가끔씩은 바닐라 라떼도 마시고 맥도널드 햄버거도 먹는답니다. 게다가 불행히도 같이 사는 사람이 저와 다른 체질입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건강한 식단들로 구성하겠지만, 한 번씩은 조금 느슨한 요리법이 소개될지도 모릅니다. 너무 실망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세 번째, 절대 광고는 없습니다.
요리를 하는 과정의 사진에서 노출되는 제품이나 식품들은 그냥 제가 평소 사용하는 것들이지, 절대 협찬받거나 광고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는 어떠한 회사나 농수산업, 축산업계와도 연관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고민들 끝에 제일 처음으로 소개하는 레시피입니다.
바나나 브로콜리 셰이크
재료
바나나/ 브로콜리/ 카카오 닙스/ 플레인 요구르트/ 물
바나나는 1개를 냉동실에 얼렸다가 꺼낸 것입니다. 얼리지 않은 것을 쓰셔도 전혀 상관없지만 시원하게 드시고 싶으시면 얼음을 넣지 않고 바나나 자체를 얼렸다가 넣으시면 좋습니다(저는 바나나 주위에 벌레가 꼬이는 게 싫어서 껍질을 까서 먹기 좋게 냉동 보관합니다). 브로콜리는 살짝 데쳐서 씁니다. 저는 미리 데쳐놓은 것을 냉장고에 넣으두고 한 움큼씩 꺼내 씁니다. 카카오 닙스는 없으면 안 쓰셔도 됩니다. 카카오 닙스에는 섬유질도 많지만 주스에 넣으면 스타벅스의 자바칩 프라푸치노와 같은 식감(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입니다)이 느껴져서 제가 선호하는 재료입니다. 플레인 요구르트는 기호에 따라 적당량을 쓰시고, 안 쓰셔도 됩니다. 물은 종이컵 1컵 혹은 그 이상을 넣습니다. 물의 양은 재료들이 갈아질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혹은 묽게 주스처럼 드시고 싶으시면 더 넣어주세요.
믹서기에 넣고 갈아줍니다
완성
한 컵은 출근 전에 마시고, 나머지는 텀블러에 담아서 간식으로 마시기도 합니다.
바나나 브로콜리 셰이크는,
식사 대용, 특히 아침 식사 대용으로 주스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시도했을 때 실패율이 가장 적은 셰이크 레시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인들이나 환자분들께서 주스 레시피를 문의하시면 제일 먼저 알려드리는 레시피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맛있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습니다. 수 체질(소음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체질에 무난하기도 합니다(토 체질(소양인)에게 특히 좋긴 합니다만, 금 체질(태양인)은 플레인 요구르트를 빼시고 목 체질(태음인)은 카카오 닙스를 빼고 드시면 됩니다). 재료들 또한 사시사철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주 재료인 바나나에는 칼륨이 많고 브로콜리에는 레몬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C가 들어 있으며 철분과 식이섬유도 풍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들, 특히 빈혈이나 변비가 있는 여성분들에게도 좋은 셰이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