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수림 Apr 30. 2018

한의사가 알려주는
다이어터라면 꼭 주의해야 할 5가지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려면 알아야 하는 것들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갔다가 정말 오랜만에 잡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조금 야한 잡지"라며 건네주셨지만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이어트 정보더라고요(직업병입니다 하하). 어느 잡지라고 할 것 없이, 여성 잡지에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이 빠질 수가 없죠. 몇 년간, 혹은 몇십 년간 매달 연재되는 잡지에 매번 다이어트 정보를 싣다 보면 또 새롭게 실을 내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매일 의학 정보가 업데이트가 되듯 다이어트에 대한 이론과 정보들도 항상 업데이트가 되고 있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이번에 잡지에서 본 내용도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그렇지만 의학계나 다이어트 업계에 몸 담고 있지 않은 일반 분들께는 평소에 워낙 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있고, 모든 이야기들이 당연하게 들릴 때가 많아서 차이점이나 업데이트된 부분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그래서 달라진 내용들을 놓치기도 쉽죠. 그러다 보면 내가 다이어트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정작 효율을 충분히 내고 있지 못하거나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최신 정보 습득에 빠른 분들은 최고 효율을 내며 살을 빼고 있는 그 순간에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제 환자분들께서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고 물어보시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여,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것, 5가지를 간단히 짚어드리려고 합니다.


'야한 잡지' 코스모폴리탄. 몇월 호인지는 모르겠네요



1. 칼로리의 양 vs 칼로리의 질?


  대부분의 식품들에는 칼로리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칼로리 계산 어플도 많죠. 예전에는 내가 하루 동안 먹는 음식들의 칼로리를 계산하고, 내가 운동할 때 소모하는 칼로리를 계산하고, 또 기초대사량도 계산하고, 그렇게 계산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칼로리를 중요시하는 분들이 많죠. 그렇지만 정작 칼로리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칼로리의 질'이랍니다. 즉 음식의 질이죠. 



  2011년에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1977년부터 2006년까지 현대인의 칼로리 섭취량이 늘어난 것을 칼로리 계산법에 대입시키면 2006년에 보통사람들의 몸무게가 1977년의 사람들에 비해 216kg이나 늘었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200kg을 넘기지 않았죠. 그러면서 기존의 칼로리 계산법이 틀렸음을 역설했습니다. 


  대신 '어떤 음식으로 칼로리를 섭취하느냐'는 우리 몸의 호르몬 시스템에 영향을 줘서 살이 찌고 빠지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밀가루나 쌀밥, 떡 위주, 과일을 위주로 먹는다면, 가공되지 않은 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보다 살이 찌기가 쉽답니다. 



2. 가공식품 vs 자연식품


  가공식품이 몸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지만 햄이나 소시지를 가공되지 않은 닭고기나 돼지고기 등과 같은 "고기"로 취급하거나, 편의점에 파는 사과주스나 딸기주스를 자연 그대로의 "사과"나 "딸기"와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특히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절대 같은 육류가 아니랍니다. 가공식품에는 우리가 성분표를 봐도 잘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많이 적혀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아질산나트륨, 에리토브산나트륨 그리고 아스파탐 등이죠. 주스 종류에는 액상과당이나 합성착향료 등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요. 여러 합성 첨가물질이 많을수록 음식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호르몬의 반응이 더뎌지게 됩니다.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물질이라 혼란을 겪는 것이죠. 그런 일이 자주 있게 되면 호르몬 저항성이라는 게 생겨서 호르몬 시스템이 제 때 작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 살이 찌게 되는 것이죠. 요즘에는 합성 첨가물을 뺀 햄이나 소시지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자연식품은 딱 봤을 때 신선도나 품질을 파악할 수 있지만 가공식품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도 있기 때문에 저는 가급적이면 자연식품을 권해드린답니다.


가공되기 전 상태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 찝찝하긴 해요



3. 음식의 질 vs 식사 패턴?


  다이어트를 위해 먹는 음식들을 닭가슴살 샐러드, 연어 샐러드, 퀴노아 샐러드 등으로 바꿨는데, 식사가 그대로 불규칙하다면? 음식의 질과 내용이 바뀐 것은 좋지만, 식사 패턴이 불규칙적이라면 이는 체내 호르몬 시스템의 안정화를 가져오기 힘들답니다. 초반에는 식사 내용이 샐러드로 바뀌면서 속도 조금 편해지고 섭취하는 칼로리 양이 줄어들어서 살이 빠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금세 몸이 적응하거나 혹은 더 이상은 지방대사를 하지 않으려고 버티게 된답니다. 호르몬이 안정적으로 반응하고 분비되어야 지방대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는데, 공복시간이 너무 길거나 음식을 불규칙적으로 섭취하면 몸은 오히려 방어태세를 갖추고 지방을 대사 시키기는커녕 더 효율적으로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죠. 식습관이 불규칙적인 분들일수록 내장지방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랍니다.


매일 호텔에서 휴양하며 삼시세끼를 챙겨 먹으면 정말 빨리 건강해질 것 같은데 말이죠 



4. 두유나 콩으로 만든 식사 대용 셰이크 vs 농축 유청단백질 셰이크


  많은 분들이 콩을 '단백질 식품'이라고 알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콩에는 단백질만큼이나 탄수화물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단백질 섭취가 목적이라면 콩을 갈아서 만든 셰이크나 두유보다는 농축 유청단백질 셰이크나 분리유청단백질이 효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콩으로 만든 제품을 구매하실 때에는 유전자 조작된 콩인지 아닌지를 꼭 살피시는 것이 좋답니다. 콩과 옥수수가 들어간 제품 중에는 특히 유전자 조작 식품이 많은데, 유전자 조작 식품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답니다. 그리고 콩이나 유제품에 알레르기나 민감성이 있는 분들은(먹었을 때 복부 팽만, 가스 참, 설사, 소화불량 등을 일으키는 경우)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유제품에 민감하신 분들은 우유를 포함한 모든 유제품들을 피하는 것이 좋은데, 그나마 기버터가 가장 안전합니다. 유지방 함량이 높고 다른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고품질의 버터에는 부티르산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지방 대사와 체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답니다. 단, 치즈는 버터와는 달리 가공 과정에서 곰팡이 독소가 생기는 경우가 많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다이어트나 건강에 그렇게 도움이 되는 식품은 아니랍니다.


버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제품은 다이어트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참고하셔요



5. 소식 vs 저칼로리 


  제일 먼저 칼로리 이야기를 했었는데, 다시 칼로리 이야기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앞서 칼로리의 양이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했지만, 다이어트에 있어서 소식은 중요하답니다. 갑자기 왜 다시 '적게 먹으라는 것이냐?'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다이어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소화가 잘 되어야 살도 잘 빠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질이 좋은 음식이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식후에 더부룩함을 느낄 정도라면 소화효소 분비와 호르몬 분비의 균형을 되찾기 어려워진답니다. 특히 평소 식습관이 좋지 않았거나 체중 증가가 많았던 경우일수록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도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실제로 포만감을 느껴야 하는 타이밍에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식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질이 좋은 음식들로 충분히 먹되 포만감이 느껴지려고 하거나 70% 이상 배가 찼다고 느껴질 때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소화가 잘 되는 음식들을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외식을 하면 같은 메뉴라고 하더라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보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집에서 만들어 먹더라도 조리 과정이 복잡하거나 양념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에 먹고 난 뒤에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우가 있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거나 조리 과정이 복잡해지고 식재료의 가짓수가 많아지면 소화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나한테 맞지 않는 음식이 들어갔으나 그것을 모른 채로 먹을 가능성도 생긴답니다. 특히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먹게 되거나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이어트 속도도 더뎌지고요. 그렇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는 식재료들로 간단하게 조리할수록 다이어트에 좋답니다.


건강식일수록 조리 과정이 단순하답니다


  이런 것들은 칼로리를 줄여 먹을수록 좋다고 여기는 것과 엄연히 다릅니다. 단순히 1일 섭취 칼로리를 줄일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어 보았듯이 단기적으로는 체중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 우리의 몸은 신진대사량을 줄여 저칼로리 식단에 적응해 버립니다. 이는 요요가 오게 되는 큰 원인이 되죠. 뿐만 아니라 저칼로리 식단을 하게 될 경우 두뇌 활동도 감소하여 기억력 감퇴나 사고 활동에 악영향을 주게 된답니다.


  사실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이나 방법은 건강해지기 위한 과정, 그리고 방법과 절대 별개가 될 수 없어요. 따라서 그 결과도 달라질 수 없죠. 만일 다이어트를 하면서 혹은 그 결과로 건강을 잃게 되었다면, 그렇게 하여 "성공한" 체중감량도 얼마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몸도 건강해져야 줄어든 체중도 오래 유지할 수가 있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세요. 




참고서적

칼로리의 거짓말. 조나단 베일러 지음

최강의 식사.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매거진의 이전글 차 한잔 하실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