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닭가슴살???
치킨은 국민 간식으로 불릴 만큼 한국 사람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연간 1억 마리 가량의 치킨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하고, 2018년의 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1년에 닭고기를 20마리 정도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국내에서만 도축된 닭의 수를 5000만 명 인구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수입육 소비량까지 합쳐서 생각하거나 유소아 노년층의 수를 감안하면 청년 1명이 소비하는 닭의 수는 훨씬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치킨은 국민 간식 혹은 국민 야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동시에 과체중이나 비만 인구 증가에도 일조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체중을 감량할 때에도 제일 많이 찾게 되는 음식 역시 닭가슴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이어트 도시락이나 샐러드에는 닭가슴살이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고, 다이어트 식품을 파는 쇼핑몰에서는 닭가슴살을 이용한 소시지, 큐브, 셰이크 등 다양한 형태의 닭가슴살을 볼 수 있죠.
이렇게 닭가슴살이 다이어트 효자 식품이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닭가슴살이 고단백 식품이라는 것입니다. 닭가슴살의 약 23% 정도가 단백질이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근육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줄이고 식욕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다이어트를 할 때에 닭가슴살을 찾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닭가슴살이 저지방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닭가슴살 100g에는 1g 정도의 지방밖에 들어있지 않고, 칼로리도 98kcal밖에 되지 않아서 '저지방 저칼로리 식단'에는 완벽한 식재료죠.
다이어트를 여러 번 해 보셨던 분들 중에는, 닭가슴살을 떠올리기만 해도 지긋지긋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어떤 한 통계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하시는 많은 분들이 퍽퍽한 닭가슴살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 일이란 만만한 일이 아닌 데다가, 아무리 다양한 맛과 형태의 닭가슴살 식품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닭가슴살은 닭가슴살이니까요. 퍽퍽한 식감을 싫어하시는 분들일수록(닭다리파!) 더욱더 닭가슴살을 매일 먹어 내는 것은 곤욕일 수밖에 없습니다.
닭가슴살을 싫어하지 않더라도 닭고기가 체질에 맞지 않아서 드시지 못하는 분들이 다이어트를 하려고 마음먹으셨을 때 도시락 재료를 선정하면서 당혹스러워하시기도 한답니다. 많은 분들께 '다이어트=닭가슴살'이라는 인식이 있으니까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으레 닭가슴살을 구입했었는데 닭고기가 체질에 맞지 않다고 하니, "닭가슴살을 못 먹으면 뭘 먹어야 해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있답니다.
위의 표는 단백질의 함량이 높은 순으로 단백질 식품들을 나열한 것입니다. 우선 닭가슴살 외에도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새우, 랍스터, 멸치, 계란, 호박씨 등 수많은 단백질 식품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동물성 단백질 중 단백질 함유량 1위는 닭가슴살이 아닌 소의 우둔살이 차지했습니다. 소의 우둔살에는 무려 36% 정도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위가 돼지 베이컨이고, 바다의 우유라고도 불리는 굴은 닭고기와 비슷한 비율인 29% 가까이 되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익힌 연어도 단백질이 25% 이상 되고요. 유제품이나 땅콩, 두부 등 식물에도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낮은 비율이긴 하더라도, 단백질이 들어있습니다. 즉 단백 식품으로 닭가슴살만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특히나 지방이 적은 닭가슴살만 고집하여 단백질을 섭취하였을 때에는 퍽퍽한 식감과 닭 냄새에 질리는 것 외에도 다른 부작용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가 멍해지거나 몸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죠. 또 처음에는 포만감이 느껴지더라도 자꾸 단 음식이 뒤에 먹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단백질이 다른 영양소들에 비해 소화가 어렵고, 단백질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내는 간의 대사작용 과정에서 지방이나 포도당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가린과 같은 트랜스지방이 아닌 자연식품이 가지고 있는 몸에 좋은 지방은 적당히 섭취했을 때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고, 호르몬과 비타민D를 생성하는데 쓰이는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곳에 쓰이게 됩니다. 또한 몸에 좋은 지방의 섭취를 늘리면 우리의 몸은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로 사용하기도 하죠. 그래서 굳이 식사를 할 때에 지방을 제거하고 먹으려고 애를 쓰거나 지방 함량이 적은 단백 식품을 찾기 위해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사실은, 가금류, 특히 닭고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어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아 청소년은 땅콩이나 견과류에 대한 알레르기보다 닭고기 알레르기를 훨씬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참고: http://www.foodallergy.or.kr).
어떤 음식에 대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에는 체질에 맞춰 음식을 가려서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닭고기가 맞지 않는 체질은 토양 체질과 토음 체질(소양인), 그리고 금양 체질과 금음 체질(태양인)입니다. 닭고기가 몸에 잘 맞지 않는 분들이 닭가슴살을 오랜 기간 섭취하게 되면, 면역계에 영향을 끼쳐 아토피 피부염이나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나 건선, 류머티즘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생길 수도 있고, 몸의 곳곳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단백질을 섭취함으로써 기대하는 근육량의 증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죠.
미국의 영양섭취 가이드라인에서는 영양의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단백질원을 돌아가면서 먹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식단으로 2000kcal 정도를 먹는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에 약 156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답니다. 다이어트 중인 경우에 우리나라에서는 몸무게(kg) 당 1.2~1.5g 정도의 단백질을 매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자료에서는 몸무게(kg) 당 0.8g 정도로 권장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0.8~1.5g 정도의 범위는 단백질의 과잉 섭취로 인한 문제점을 야기시키지 않는 안전한 범위이고, 개인적인 차이, 특히 성별이나 나이 등에 따라서도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본인에게 맞는 단백질원이 꼭 닭가슴살이 아닐 수 있고, 돼지고기나 소고기 혹은 생선이 내 몸에 맞지 않을 수도 있죠. 그리고 닭고기 같은 가금류의 단백질원은 에너지 대사에 쓰이는 나이아신을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육류의 단백질원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아연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해산물에도 중성 지방 수치를 낮춰주는 오메가 3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등 어떤 단백질원이 1등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섭취하는 단백질의 양은 체중 1kg당 0.8~1.5g 사이에서, 그리고 단백질원은 본인의 체질에 맞추어서 종류를 바꿔가면서 섭취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섭취 양과 단백질 식품을 찾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 바람직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