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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Jun 25. 2020

오감을 활용하여 식욕 줄이는 방법!

다이어트의 적, 식욕을 내 몸의 감각을 이용해서 줄여보자

  다이어트의 적은 뭐니 뭐니 해도 활활 타오르는 식욕이 아닐까요?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었건만, 일에 집중하다 보면 습관처럼 손이 가는 과자, 점심 식사를 하고 나면 먹어줘야 하는 달달하고 시원한 프라푸치노(신메뉴라도 나오면 더더욱!), 저녁에 분명 샐러드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나는 찌개가 올라간 밥상뿐 아니라 TV엔 왜 자꾸 라면 광고, 치킨 광고가 나오는지요. 그렇다고 식욕억제제를 먹는 것이 답은 아닌 것 같고, 식욕만 줄일 수 있으면 다이어트는 참 쉬울 것 같은데 말이죠. 식욕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식욕'이 항상 배고픔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 몸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현재 내 몸이 에너지 섭취가 필요할 때에만 식욕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듣고, 보고, 느끼는 등의 외부 자극에 의해서 식욕이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옆 사람이 감자칩을 먹는 소리를 들으면 식욕이 생기고, 남편이 라면을 끓이면 또 배가 고파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외부 자극으로 형성되는 식욕은 감각기관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외부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일수록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일수록 가짜 식욕에 이끌려 다이어트를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역으로는 오감(五感)을 잘만 활용하면 식욕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더라도 식욕을 억제할 수 있답니다. 


오감을 활용하여 식욕 줄이는 방법


1. 시각 활용하는 법


  푸른색 계열의 접시에 음식을 담으면 식욕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실에서는 과식을 막기 위해서 청색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었다고 합니다.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녹색 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식욕을 떨어지고 검은색 식기도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음식을 담는 그릇뿐만 아니라 음식 자체를 푸른빛이 띄게 하여 식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자색 고구마나 적양배추, 블루 스피룰리나 등을 활용하면 인공 색소를 쓰지 않고서도 파란색이나 보라색으로 요리할 수 있죠. 



  그런데 새빨간 접시도 배고픔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빨간색이 위험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아서 금지, 경고 등이 연상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빨간 접시에 연어나 참치를, 흰 접시에 흰 살 생선을, 초록색 접시에 푸른 잎 샐러드를 담는 등 음식과 비슷한 색의 그릇에 음식을 담아도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부엌 인테리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엌 인테리어라고 하면 조명이나 식탁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부엌 인테리어의 진정한 주인공은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들이나 우리가 먹는 식품들이지 않을까요? 부엌과 냉장고를 최대한 자연식품으로 채워 보세요. 봉지과자나 탄산음료, 라면,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은 최대한 구석진 곳에 비치하거나 쓰레기통으로 가져가고, 대신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식탁 한가운데에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올려두고, 냉장고 안도 신선한 야채와 생선, 달걀, 육류 등으로 꽉꽉 채우는 것이죠. 수납장 앞쪽과 선반에는 건다시마와 조미되지 않은 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등으로 채워보세요. 죄책감이 들게 만드는 음식이 시야에 덜 들어올수록 그 음식들을 찾는 빈도도 줄어들게 된답니다.



2. 청각 활용하는 법


  TV광고에서 치킨이 튀겨지는 소리를 들으면 배달 어플에 손이 가고, 유튜브에서 맥주를 따를 때 나는 탄산 소리를 들으면 냉장고를 열어보게 되지 않나요? 이처럼 음식을 연상시키는 소리만 듣고도 식욕이 생기는 경험을 많이 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직접 음식을 씹어 먹는 소리를 듣는 것은 오히려 식욕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를 크런치 효과(Crunch Effect)라고 합니다. 한 연구에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프레첼을 아주 시끄러운 장소와 아주 조용한 장소에서 먹게 했더니, 시끄러운 곳에서 먹은 사람들이 조용한 곳에서 먹은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프레첼을 더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그 외의 여러 연구들에서도 사람들이 자신이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소리를 더 많이 의식할수록 음식을 덜 먹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식사를 할 때에는 조용한 장소에서, 다른 매체의 소리에 내 청각을 빼앗기지 않고 오롯이 나의 식사에만 집중하면서 먹는 것이 식욕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소리가 잘 나지 않는 부드러운 음식이나 마시는 음료보다는 아삭아삭, 혹은 와그작와그작 하고 씹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음식물들을 먹는 것이 크런치 효과를 일으키고 포만감도 더 많이 느끼게 한답니다. 그래서 씹을 때 소리가 많이 나는 당근, 셀러리, 오이, 배추, 견과류 등을 같이 먹으면 식사량을 줄이거나 과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후각 활용하는 법


  코감기에 심하게 걸려 냄새를 맡지 못하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식욕도 떨어집니다. 우리가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단순히 혀에서 느껴지는 미각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후각도 함께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목 뒤로 삼키는 과정에서 냄새 분자가 인두 강의 비강 점막에 있는 후각수용체에 닿아서 뇌로 전달되어 우리는 그 냄새를 '맛'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식욕을 떨어뜨리려고 냄새를 맡지 못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보통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서 후각의 소중함은 덜 느껴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냄새를 맡는 능력은 생존에 있어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연기 냄새나 가스 냄새를 맡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을 감지하거나, 음식이 상했는지 구분할 때에도 우리는 냄새를 통하여 알아차립니다. 내 몸에서 나는 냄새로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도 하죠. 또한 냄새를 맡지 못하면 나에게 좋지 않은 냄새가 나더라도 스스로 알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대인기피증이나 강박증,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동물들이 냄새를 통하여 영역표시를 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사람도 냄새를 맡지 못하는 후각 상실증(anosmia)이 있는 경우에 사회적으로 가족이나 친구 등 유대감을 갖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식욕을 떨어뜨리기 위해 후각을 잃게 하면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후각이 떨어질 경우 음식의 맛을 잘 느끼지 못해서 식욕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과식을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각을 잃거나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옳지 않고, 오히려 만성 비염이 있어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면 과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비염 치료를 받거나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에 배고픔이 느껴질 때, 사과향이나 바나나향을 맡으면 배고픔이 줄어들고 식사량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달콤한 향이 오히려 식욕을 자극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 내가 이미 그 음식을 먹었다고 뇌를 착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달달한 케이크를 앞에 놓고서 냄새만 맡으면서 식욕을 줄이는 방법이 (포크를 들어 버릴까 봐!) 위험하다고 느껴지신다면, 향이 더해진 차(가향차)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허브티나 홍차, 백차 중에서는 달콤한 과일향이나 꽃향이 더해져 있는 차들이 많습니다. 식욕이 느껴질 때 이런 차를 마시면 내가 이미 달콤한 음식을 먹었다고 뇌를 속여 식욕을 줄일 수 있답니다. 게다가 허브차나 차류는 칼로리는 거의 없으면서 몸에 좋은 미네랄과 항산화 물질이 많아서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이죠(단, 홍차, 백차, 보이차 등의 차류는 너무 많이 마시지 않게 주의하세요).



4. 미각 활용하는 법


  물론 음식이 맛이 없으면 식욕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은 영양섭취를 방해할 수 있고,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신에 음식의 종류를 단순하게 하고 양념의 가짓수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은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도 식욕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수록 가공 음식과 정제된 탄수화물, 그리고 단 음료수를 더 많이 섭취하고 가공이 되지 않은 육류나 생선, 채소와 과일을(즉, 건강한 식품들을) 덜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수록 배부름을 잘 느끼지 못하고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매 끼니 먹는 음식이 화려하고 다양하지 않더라도 가공이 되지 않은 자연식품으로 요리해서 메뉴를 단순화하고,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양념도 소금과 올리브 오일, 고춧가루와 식초 등으로 단순하게 사용하는 것이 식욕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감칠맛(우마미)을 느낄수록 덜 먹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감칠맛이 특히 단백질 음식과 합쳐졌을 때 그 식욕조절 효과가 커지는데, 감칠맛을 내는 대표적인 자연식품으로는 김, 콩 음식, 육류, 해산물, 버섯, 토마토 등이 있습니다. 요리를 할 때 이런 식재료들을 충분히 사용해 보세요. 그리고 녹차와 말차는 감칠맛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음료입니다. 식후에 마시는 녹차 한 잔이 포만감을 더해줘서 디저트를 부르는 식욕이 나대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감칠맛을 활용하는 것은 음식의 풍미를 더하면서도 과식을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행복한 식욕 억제법이 될 수 있습니다. 


5. 촉각 활용하는 법


  적절한 마사지는 식욕을 억제하면서 혈액순환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실험으로도 입증된 혈자리들이 있는데, 그중 귀에 있는 혈자리들을 자극했을 때 효과가 가장 컸다는 연구가 있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침요법이라고 해서 귀의 혈자리들을 침으로 자극하여 질병을 치료하기도 하는데, 아주 작은 침이 붙어 있는 반창고나 쌀알처럼 작은 압봉을 귀의 혈자리들에 붙여서 지속적으로 혈자리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의 세 부분은 식욕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귀의 혈자리들입니다. 식욕이 솟구쳐 오를 때마다 면봉으로 눌러주거나 이 세 부분에 압봉을 붙이고 틈날 때마다 누르는 것도 좋습니다. 여성분이라면 귀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답니다. 이 외에도 발과 다리를 마사지하거나 손을 지압하는 것도 가짜 식욕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식욕억제 혈자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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