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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Jul 15. 2020

당신, 번아웃 증후군은 아니신가요?

매일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 정상인가요?

  혹시 하루 종일 무기력함이 지속되고, 출근을 해도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고, 집에 돌아오면 쓰러져 자고만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번아웃(burnout)은 타서 없어진다는 의미로, 1974년에 미국의 정신분석가 프로이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가 처음으로 ‘번아웃(burnout)’을 심리학적 용어로 사용했습니다. 중독과 관련된 장애를 상담하는 의사와 간호사 같은 종사자들이 업무 끝에 지치고 무기력해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한 것으로부터 시작했답니다. 이후로 번아웃 현상에 대하여 계속해서 연구된 결과, WHO에서는 2019년 5월에 제11차 국제 질병 표준분류 기준(ICD-11)에 직업 관련 증상 중 하나로 분류하기로도 결정하였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탈진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특히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았을 때 초래됩니다. 다음 세 가지 특징이 있는 경우에 번아웃 증후군으로 분류되니 체크해 보세요.


첫 번째, 에너지가 줄어들거나 고갈된 느낌

두 번째, 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증가, 일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느낌의 증가

세 번째, 직무 효율 감소


  번아웃 증후군은 흔히 이상이 높고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사람, 그리고 매사에 적극적이거나 적응력이 강한 사람에게 빈번하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복잡하고 빠른 현대사회에서 적응해서 살아가다 보면 나 스스로가 소진되는 느낌이 들면서 번아웃 증후군이 생기기도 해서, 사회가 낳은 현대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번아웃 증후군이 생기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생겨서 이를 혼자 극복해내기가 어려워집니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여러 가지 병의 감염에 취약해질 뿐 아니라 불안증,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소화불량이나 목, 허리 통증 등 만성질환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2차적으로 발생한 문제들은 또다시 업무 효율과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좌절감이 들게 하며 번아웃 증후군을 심화시킵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 번아웃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게 느껴지며 어느새 모든 것을 중단하고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 지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허로(虛勞)라고 부르는 질병이 번아웃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불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허로가 생기면 먹는 양이 줄어들고 정신이 맑지 못하며, 허리나 등, 가슴, 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긴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번씩 몸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 들거나 식은땀이 날 수 있으며, 잔기침이 나기도 하고 정액이 저절로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온 몸의 관절이 시큰거리고 아프며, 사소한 일에도 깜짝깜짝 잘 놀라거나 겁이 많아지고, 계속 목이 마르고 입술이 타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자꾸 눕고 싶어 지고, 힘이 없으면서 안면홍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탈진 증후군을 가진 사람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입니다.


     


  이런 탈진 상태에 쓰이는 대표적인 처방이 공진단입니다. 공진단은 황제에게 진상되었던 약, 기력을 증진시키는 약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공진단은 녹용, 산수유, 당귀, 사향으로 만들어지는데, 공진단이 처음 언급된 문헌인 危亦林의 <世醫得效方>에서는 공진단을 ‘천 원(天元)의 기를 튼튼하게 해서 수승화강이 되면 오장이 저절로 편안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곧 근원적 기운을 보강해서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장기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면역력을 높이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약도 듣지 않을 정도로 몸이 약해져 있을 때 쓰는 약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공진단은 여러 가지 실험 연구 결과 항산화 작용, 항염작용, 면역체계 조절작용 등이 입증되었고, 혈중 지질 농도를 감소시키고 혈압을 낮춰주며 심근세포의 사멸을 막아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진단은 중추 신경계의 손상을 회복시키고 인지능력을 개선시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도 효과적이며, 항 인산화 작용과 세로토닌 신경계에 작용하여 항우울, 항불안, 진정 효과가 있어 번아웃 증후군으로 불안증이나 공황장애 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처방되는 약입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와 건강 관리를 위하여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명상실을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하고 명상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고 합니다. 명상을 하게 되면 혈압과 호흡,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집중력을 향상하고 시간과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과 의사 결정을 하는 능력을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게다가 명상은 면역기능을 향상해 감염병과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상은 특히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 본 내용은 대한법무사 협회지 2020년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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