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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May 09. 2020

등산 후 막걸리 한잔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면?!

운동하기 전, 운동 후에 술 한잔 괜찮을까?

  등산 후에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은 언제부턴가 하나의 등산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러닝 후에 마시는 맥주 한 캔이 주는 청량감은 두말할 필요도 없죠. 운동을 하고 나서 술을 마시면 갈증 해소와 빠른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운동 후에 꼭 하나의 정해진 루틴처럼 술 한잔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런 기대와는 다르게, 운동 후에 마시는 술이 애써 운동한 노력을 도루묵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는데, 이때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가지 않게 조절하기 위하여 우리 몸은 땀을 흘리게 됩니다. 이렇게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서 탈수가 진행되면 갈증이 느껴지게 되고, 수분 보충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액량이 감소하면서 몸의 세포에 산소와 영양공급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한 시간 이상 운동을 하거나 달리기나 등산, 웨이트 운동 등의 격렬한 운동을 한 뒤에는 근육의 피로가 심해지면서 붓거나 통증이 생기는 등 근육에 손상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때 적절하게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의 회복에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과도한 수분 손실로 인하여 신장에서 노폐물 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신에 간에서 더 많은 독소의 제거가 일어나야 하면서 신장과 간에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술도 음료이니 갈증이 날 때 술로 수분 보충을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술을 마시면 순간적으로 갈증이 해소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체내의 수분이 쓰이게 되고, 이뇨작용도 일어나서 도리어 체액 손실은 커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 후에 술을 마시면 오히려 탈수현상이 생길 위험성이 커집니다. 이러한 탈수현상은 근육의 피로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심하게는 경련이나 탈진을 일으킬 수 있고, 더운 날씨에는 체온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못해 생기는 열사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져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술을 마시게 되면 온 몸의 혈관이 확장되게 됩니다. 이러한 혈관의 확장은 운동하면서 생긴 조직의 부종을 더욱 심해지게 만들거나 부상 부위나 근육이 손상된 부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운동으로 인해 체내 피로물질과 활성산소가 많아진 상태에서 혈관이 갑자기 확장되면 뇌졸중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져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음주를 한 뒤에 운동을 하는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더욱이 음주로 인하여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과격한 운동을 할 경우에 혈압이 올라가면서 두통이나 현기증이 생길 수 있고, 뇌출혈이나 심장마비의 위험성도 높아질 수 있으니 절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운동을 할 때에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의 활성도가 증가하고 부교감신경의 활성도가 감소하면서 심박 수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운동을 한 뒤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운동 후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성도가 다시 안정상태로 회복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심박 수의 회복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운동을 한 뒤에 음주를 하는 경우 심혈관계의 부담이 커지며, 이런 상황이 빈번해지면 빈맥이나 부정맥이 생길 가능성도 커집니다. 또한 운동 후 음주가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운동 후에 마시는 술 한 잔이 심장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 후에는 운동을 하면서 소모된 간과 근육에 있던 글리코겐이 보충되어야 하는데, 이때 음주를 하면 글리코겐의 보충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술을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해야 하는데, 운동 후에 근육의 합성을 위한 간의 단백질 분해와 알코올 분해가 동시에 일어나려면 간의 부담이 커지면서 근육의 합성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어지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간의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체중 조절이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기 위하여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운동 후에 마시는 한 잔의 술이 애써 시간을 내서 운동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알코올은 운동 후에 일정 시간 동안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지방 분해를 방해합니다. 또한 술을 마시면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는데, 코르티솔 분비가 과다해지면 몸이 지방을 합성시키게 유도하여 스트레스에 대처하게 만듭니다. 운동을 한 후 음주를 하면 체내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도수가 낮은 술은 괜찮을까요?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은 성인 여성은 반잔에서 한 잔까지, 그리고 성인 남성은 두 잔까지로 보는데, 이때 한잔에 해당하는 술의 양은 맥주 355ml, 와인 148ml 정도입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서는 운동 후가 아닌 평소에 마셨을 때에도 뇌졸중, 심장마비, 심근경색 등의 조기 사망률을 높일 수 있는 ‘폭음’의 기준을 남성은 1회 알코올 60g 이상, 여성은 40g 이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주 50ml 잔을 기준으로 여성은 5잔, 남성은 7잔 정도에 해당됩니다. 



  운동 후에 ‘알코올 함량이 몇 퍼센트인 술을, 몇 잔을 마셨을 때부터 굉장히 해롭다’라고 정확하게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연구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알코올 함량이 4%인 술도 운동 후에 마셨을 때 인체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의 도수는 6~7도 정도이고, 맥주의 경우 5도 이상인 경우가 많으니 결국 맥주도 막걸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죠. 적절한 시간대에 하는 적당한 양의 음주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운동 후에는 소량의 술이라고 하더라도 유혹을 뿌리치고 신선한 물로 충분히 수분 섭취를 하면서 영양소가 풍부한 자연식품들을 섭취함으로써 운동 후 몸의 회복을 돕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 본 내용은 대한법무사 협회지 2020년 4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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