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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Nov 04. 2020

다이어트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개선할 수 있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체중 증가,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아시나요? 가임기 여성 약 10명 중 한 두 명이 진단받을 정도로 굉장히 흔한 질환이지만 이름이 다소 길고 어려워서, '다난성 난소증후군', '다낭성 증후군', '다낭성 자궁'등 다양하게 불리기도 합니다. 진료실에서도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환자분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데, 해가 갈수록 그 빈도가 더 잦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약 7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환자층은 20대가 47.5%, 30대가 25.5%로(2018년 기준) 20~30대 가임기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난소에 낭(주머니 낭, 囊), 그러니까 주머니 같은 낭포가 여러 개가 보이는 질환입니다. 난소는 난자가 생기고 성숙하며 배란이 이루어지는 여성의 생식기관입니다. 뿐만 아니라 난소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여성호르몬, 그리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호르몬도 분비된답니다. 난소는 시상하부, 뇌하수체와 함께 축을 이루면서 여성의 월경(생리) 주기를 형성하는데, 특히 월경이 생기기 위해서는 서로 캐치볼 하듯이 호르몬이 순서대로 일정한 양만큼 분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배란증(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증상)이나 불임증, 고 안드로겐 혈증 등의 다양한 임상 증상을 초래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난소나 부신, 뇌하수체에 특이한 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성적으로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월경이 띄엄띄엄 있거나 혹은 생리가 아주 없어지거나, 혹은 내분비 검사상 고 안드로겐 혈증이나 황체호르몬 수치의 상승, 혹은 황체호르몬(LH)/난소자극 호르몬(FSH) 비의 상승이 보이거나, 초음파로 검사했을 때 난소 주변으로 작은 난포들이 여러 개 있을 때(다낭성 난소) 진단받게 됩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통증이나 발열과 같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극심한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리가 자꾸 늦어지거나 생리를 잘하지 않아서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진단받거나, 생리가 있더라도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면서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초경 때부터 생리 주기가 불규칙했던 여성일수록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더라도 모르고 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고 진단을 받는 경우 가장 먼저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임신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일 겁니다. 실제로 배란이 되지 않는 난임 여성의 약 70%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일 정도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난임의 연관성이 결코 낮지는 않습니다. 임신이 된다고 하더라도 유산이 될 가능성도 높고요. 반면에 의외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지만 월경을 매달 하거나, 혹은 월경이 띄엄띄엄 있더라도 정상적으로 임신, 출산을 하는 케이스들도 꽤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2세를 계획하고 있다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이 절대로 반가운 소식은 아닐 테죠.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경우 고 안드로겐 혈증으로 인해서 다모증(몸에 털이 많이 나는 증상)이나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가진 여성은 불면증과 간 질환, 부정출혈, 우울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궁 내막암과 심장 마비, 임신성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체중, 비만인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라고 해서 모두가 과체중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약 40% 정도가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만이면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일 경우에 정상 체중이면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일 경우보다 월경이 없어지거나 난임이 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답니다. 또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전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단순 산부인과 질환으로 여겼으나 현재는 대사 질환 중 하나로 보기도 합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사실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유전적 원인, 그리고 환경적인 요인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미세 염증(만성 저 염증)과 인슐린 과잉이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인슐린 저항성과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가 굉장히 많습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 중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은 여성들 중 절반 이상이 40대가 되기 전에 당뇨 혹은 내당능장애, 즉 당뇨병의 바로 전 단계 진단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원인을 밝혀내고 난소의 기능을 개선해서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보고들도 다수 발표되고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랍니다. 그리고 포도당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식사를 하면서 당분을 섭취하면 소화관에서 음식물로부터 흡수된 포도당 때문에 혈중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근육과 간으로 포도당을 흡수하게 하고, 간에서는 포도당을 만들어내지 않게 해서 혈중 포도당 농도를 낮추게 됩니다. 또한 지방의 분해를 억제하고 간과 지방조직이 지방산을 만들어내게 합니다. 



  그렇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인슐린에 반응해야 하는 근육이나 간, 지방조직이 인슐린에 반응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췌장은 인슐린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 되죠. 그런데 이런 인슐린의 과잉 분비는 안드로겐의 생산에 영향을 끼쳐서 난소의 배란 능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하여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이 발생하게 되죠. 비만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런데 역으로 과체중, 비만인 경우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위험성이 더욱 높아집니다. 비만으로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경우 체내에 유리 지방산이 증가하게 되고, 유리지방산이 인슐린의 작용을 상호 억제해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인슐린 농도가 증가합니다. 이러한 인슐린 농도와 성호르몬 변화로 인해 인슐린 수용체 수의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죠. 게다가 내장지방은 직접적으로 성호르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고 운동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경우, 흡연하는 경우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들을 즐겨먹는 경우에 인슐린 저항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과일 주스나 탄산음료를 비롯한 단 맛의 음료수, 그리고 술, 감자나 옥수수, 호박과 같은 전분이 많은 채소, 봉지 과자나 아이스크림, 케이크, 초콜릿, 백미나 밀가루 음식, 유제품, 튀긴 음식, 가공 식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특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해 버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위험성을 높이는 과체중과 비만, 인슐린 저항성, 미세 염증을 해결하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난소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답니다. 게다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후로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때문에' 체중이 늘었다고 단정 짓고 다이어트까지도 포기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슐린 저항성과 체중 증가, 그리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을 줄이는 건강한 다이어트가 곧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비만을 개선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현답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어떤 연구에서는 오랫동안 배란이 없던 비만 여성 11명 중 5명이 체중을 감량한 이후에 임신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또한 최신 많은 연구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면 월경이 주기적으로 생기도록 개선시킬 수 있으며, 비만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치료를 위해서 호르몬 치료나 수술적인 방법을 쓰기보다는 호르몬 저항성을 개선하는 식사요법과 생활습관 교정으로 난소의 기능과 월경 이상의 개선하고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들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 또한 진료실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면서 오랜 기간 동안 월경이 없었거나, 월경이 띄엄띄엄 있어서 전혀 생리 주기가 예측이 되지 않거나, 혹은 임신과 임신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 환자분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식이요법과 한약치료, 그리고 체질에 맞는 다이어트로 다시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게 되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 하는 것을 다수 경험했답니다. 그러니 아무리 원인 불명이라고 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포기하기에는 이르답니다. 



  아래의 내용들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증상들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침들입니다. 처음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당혹스럽고 걱정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에 여러 번 실패를 겪게 되면 좌절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의 평소 생활 습관을 잘 돌이켜보고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없애고 염증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진단받았으며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시라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통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개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식단

매 끼니에 다양한 채소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나 견과류, 씨앗류와 같은 몸에 좋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그리고 통곡물과 가공되지 않은 동물성 단백질로 식단을 구성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고탄수화물 식품이나 저지방 식품이라고 하더라도 당분이 많은 음식, 그리고 가공육을 포함하여 가공 식품들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평소에 활동량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데, 특히 10분 이상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한번 하면 1~3일간의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무게나 저항을 이용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면

매일 한 시간에서 3시간 정도씩 수면이 부족하더라도 인슐린 저항성을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의 한 연구에서는 잠을 늦게 자는 습관이 있을수록, 특히 새벽 1시 이후에 잠이 드는 경우에 당뇨의 위험률이 높아진다고 밝힌 바 있고,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10시간 이상이어도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가능하다면 7~8시간 취침하는 것이 좋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10~11시 정도로 너무 늦지 않게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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