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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Jan 08. 2021

위내시경으로는 정상이라는데, 왜 이렇게 소화가 안될까?

기능성 소화불량이 뭐길래? 소화가 자주 안 될 때 대처방법 

  '소화불량'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 소화불량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은 인구가 61만 명을 넘었다고 하니 소화불량을 앓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가시나요? 그렇지만 소화불량을 갖고 계신 분들 중에는 병원에 가지 않고 민간요법으로 해결하거나 가지고 있는 상비약, 약국 약 정도를 복용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죠. 또 심지어는 소화불량을 너무 자주 겪는 경우에는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고 참고 넘기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로 소화불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화불량 증세는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명치 밑 상복부의 통증이나 불편감,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식사를 하면 배가 빨리 불러오거나 오랫동안 배가 부른 느낌, 메스꺼움, 위산이나 음식물이 역류하는 느낌, 트림, 식욕부진 등으로 증상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소화불량 때문에 내과에 가서 검사를 받더라도 위 내시경 검사나 복부 초음파 검사 등으로는 별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받습니다. 정작 나는 심각하게 불편한데 검사 결과상 딱히 그럴만한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서 들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병이 큰 병이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 수도 있지만 원인도 해결책도 찾지 못했다는 갑갑함이 더 생길 수도 있죠. 또 ‘신경성’ 소화불량이라는 말을 듣고 병원을 나올 때에는 예민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왠지 모를 억울한 감정도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위 내시경 검사나 간 기능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등으로 특별한 기질적인 병변이 보이지 않으나 지속적으로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부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인구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검사 상 특별한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절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기 쉽습니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은 여러 연구에서 위 점막의 손상과 무관하다고 밝혀졌답니다. 이는 즉,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면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고 해도 위 내 점막은 깨끗해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고 그냥 방치할 경우 일과 학업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우울증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끼치는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 아닌, 단순 위염이나 장염, 역류성 식도염 등도 자주 생기는 경우에도 그 증상들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잦은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빈도 높은 폭식과 야식, 급하게 식사하는 습관, 불규칙한 식사 등의 나쁜 식습관들을 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고 난 이후에 바로 눕는 습관은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고 면류를 자주 먹는 것도 위염을 비롯한 소화불량의 원인이 될 수 있답니다. 그 외에도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 초조한 감정은 위장관의 운동성을 떨어뜨리거나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식사 후에 명치 아래 윗배가 단단해지면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배에서 계속해서 소리가 나거나 가스 참,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소화불량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좋지 않은 식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규칙적인 식습관은 위장관의 운동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폭식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이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모두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먹은 뒤에 피곤하거나 나른한 느낌이 들수록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소소한 집안일을 하는 등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고, 음식을 먹고 난 뒤에 바로 눕거나 엎드려서 잠을 자는 것은 최대한 피합니다. 다만 식사 후에 쉬는 시간을 가지지 않고 바로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공부나 일을 하게 되면 오히려 위장의 운동성을 떨어뜨려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으니 몸을 움직이더라도 팔다리를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산책이나 크게 집중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활동이 적당합니다. 면 종류를 먹을 때에도 후루룩 삼키지 않고 최대한 씹어서 삼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아주 가끔씩만 즐기거나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더군다나 소화제의 종류에는 소화효소제, 위장운동 조절제, 제산제, 가스 제거제, 이담제 등이 있는데, 이러한 소화제에도 설사, 복통, 구역감, 식욕부진 등의 소화기계의 부작용을 비롯하여 입 마름,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이 있답니다. 그러므로 소화불량이 자주 생기거나, 약을 복용해도 확실하게 증상이 개선되는 느낌이 들지 않고 자꾸 재발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평소에 위장관 건강에 좋은 담백하고 건강한 자연식품과 신선한 채소를 자주 먹으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여 예방과 관리에 힘쓰는 것이 장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한 느낌이 들 때, 가스가 차거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 적절한 복부 마사지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사지를 할 때에는 복부와 등 부위가 모두 이완될 수 있도록 누워있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앉아서 하더라도 몸이 긴장되지 않게 최대한 몸을 이완시키고 따뜻하게 한 상태에서 하면 좋습니다. 마사지를 할 때에는 명치 바로 밑 지점과 좌우 갈비뼈를 따라서 갈비뼈 아래를 지긋이 먼저 눌러주고, 명치부터 배꼽 바로 위, 그리고 배꼽 바로 아래를, 지압하는 손가락 끝으로 점을 찍어 선을 긋는다는 느낌으로 복부에서 척추를 향하여 천천히 눌러줍니다. 그리고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마사지를 하면 복부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간, 담낭, 위장, 췌장, 소장, 대장 등의 소화기관과 연결된 혈 자리를 자극하여 장관 내의 가스 배출을 돕고, 위장관의 운동을 촉진시켜줄 수 있습니다.      


 

 

  단, 복부에 손을 갖다 대기만 해도 통증이 극렬하게 느껴지거나, 복통이 심하여 손으로 누르기도 힘들 경우에는 마사지를 하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내과나 한의원 등 병원으로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너무 강한 힘으로 지압하게 되면 복부의 장기나 복부 대동맥을 손상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암이나 자궁 근종을 비롯한 종양성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마사지를 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본 내용은 대한법무사 협회지 2020년 10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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