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호르몬을 잘 활용하면 다이어트가 된다?!

야식을 먹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들

저녁 9시. 핸드폰에 계속 눈이 갑니다.

저녁 9시 20분.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 거립니다.

저녁 9시 30분. 초조해집니다.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

밤 10시 10분. 딩동. 그가 왔습니다.

언제 만나도 반가운 그(?) 혹은 그녀(?)

  매일 밤 치킨, 떡볶이, 닭발을 시켜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나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저녁 시간 편의점, 배달 음식점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하죠. 그만큼 야식을 즐기는 사람의 수도, 누군가의 뱃살도 늘고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야식을 먹는 행위는 습관이 되어버리기 쉽습니다. 야식이 한 번 습관으로 자리 잡히면 배가 고픈 것이 아닌데도, 특별하게 축하할 일이 있거나 모임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밤마다 침샘에서 침이 분비되는 것 같고, 야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됩니다.

  야식이 건강에도 다이어트에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모두 익히 아실 겁니다. 보통 야식으로 먹는 메뉴들 자체가 살이 찌기 쉬운 음식들이기도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음식을 먹는 행위가 체지방이 덜 타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뱃속에 들어온 음식물들을 소화시키느라 수면의 질이 떨어져서 다음 날 피로감이 심해집니다.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으면 과식하기 쉽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저녁 시간이 될수록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이 줄어들어서 이른 낮시간에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이 먹어야 비로소 배부름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시간이 되었나요?

  저녁 시간에 먹으면 낮 시간에 먹을 때보다 포만감을 덜 느끼는 이유는 저녁 시간에 식욕을 올리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PYY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관여합니다. 오후가 될수록 코르티솔 분비가 늘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는 배고픔과 관련된 호르몬이 더 늘어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코르티솔 때문에 저녁때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신체의 각성도가 높아지면서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낮 시간에 할 때보다 효율이 높아진답니다. 

저녁때 무게를 더 칠(?) 수 있다는 사실

야식 대신 야간 산책을

  그러면 어차피 저녁 시간이 되면 늘어나는 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야식을 먹게 하고 과식하게 만드는 대신에 건강에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면 어떨까요? 핸드폰에 자꾸 눈이 가고 손이 가는 그 시간에 치킨을 주문하는 대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보는 것입니다. 저녁 시간에 하는 가벼운 산책은 칼로리를 소비하고 지방을 태우는 효과 외에도 숙면을 유도하고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내 몸을 가득 채우고 있던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어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이 늘면서 온 세상이 나를 반기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답니다. 

마스크는 필수

  뛸 수 있다면 뛰어보시고, 다른 운동을 해도 좋습니다. 다만, 야간 운동을 할 때에는 더욱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길이 어둡다면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고 너무 어두운 옷차림보다는 밝은 옷차림이나 아이템을 이용해서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은 1~2시간 이내로 하고, 운동 후반부에는 점차적으로 운동 강도를 낮추면서 정리 운동이나 스트레칭, 심호흡을 하면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산책이나 운동을 마치고 난 뒤에는 뜨거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는 것이 피로 해소와 근육의 재생, 그리고 숙면에 좋습니다.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야식을 먹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게 됩니다.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을 것 같고 지금 당장 먹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막연한 기분들이 우리가 야식을 스스로 대령하도록 부추깁니다. 특히 짜증이나 분노, 우울감 등의 감정이 섞인 야식은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지기 훨씬 쉽죠. 주변에서 먹으니 먹게 되는 사회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말고도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음식의 유혹에 노출되니까요. 

운동 다녀와서 먹방 보기 없기!

  그렇지만 실제로는 야식을 먹지 않을 때 훨씬 많은 흥미로운 일들이 생긴답니다. 산책이나 운동을 하면서 못 보던 풍경을 보게 되기도 하고, 평소에 없던 여가 시간이 생기게 되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보고 싶은 가족, 친구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꿈나라 여행을 할 수도 있죠. 피로감은 줄어들고 아침마다 느껴졌던 속 더부룩함, 그리고 죄책감은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거울 앞에서도 체중계 위에서도 나 스스로 더 당당해지고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건강 검진을 받으면서 걱정하고 긴장하는 일도 줄어들 테고요. 

 야식을 먹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들, 경험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