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수림 Dec 13. 2022

지방을 태워주는 지방이 있다고?

갈색 지방을 활용한 겨울 다이어트 

갈색 지방을 아시나요?


  보통은 지방을 빼려고 애를 쓰지만, 오히려 '지방'을 늘리면 '지방'을 더 뺄 수 있는 그런 '지방'이 있답니다. 혼란스러우신가요? 몸속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비만을 비롯하여 고혈압, 당뇨 등의 각종 대사 질환과 혈관 질환을 유발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방은 단순히 지방의 저장 장소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실제로 지방 조직은 지방을 만들어내고, 지방을 분해하기도 하고, 또 지방산을 산화하는 대사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만인 상태가 되면 이런 대사기능을 잃게 되고, 이는 곧 호르몬계의 이상을 불러오고 면역체계를 비정상적으로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몸에서 빼내기 위해 노력하는 지방은 흰색 지방입니다. 백색 지방이라고도 부르죠. 이 흰색 지방은 모두 아시다시피 체내의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된 것입니다. 그리고 지방을 저장하는 것이 주된 기능입니다. 반면에 지방을 태우는 것을 주로 하는 지방이 있습니다. 백색 지방과 달리 갈색을 띠어 갈색 지방이라고 부르는데요. 갈색 지방은 포도당을 대사하고 열을 생성하여 지방을 연소하고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생아와 소동물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 최근에는 검사 기술이 발달함으로써 성인에게서도 갈색 지방이 발견되고 또 그 양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어쩌면 갈색 지방이 비만 치료의 혁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연구되고 있답니다.



  뱃살에 붙어있는 지방을 보면, 마치 지방은 수가 늘어나기만 하고 정체되어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지방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지방 세포의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하고 지방 세포의 수도 변화시킨답니다. 이렇게 지방을 변화시키는 조건에는 식단과 운동, 그리고 갈색 지방에 있어서는 기온이 큰 영향을 줍니다. 또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나이나 성별 등에 따라서도 변화가 생깁니다. 그래서 나이가 어린 여성일수록, 체질량 지수가 낮고 추위에 노출될수록 갈색 지방이 활성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백색 지방은 주로 복부나 옆구리, 허벅지 둘레에 잘 생깁니다. 갈색 지방은 신생아에게는 견갑골 사이와 쇄골 위, 부신, 심장막, 대동맥, 췌장과 신장 등 기관 주변에 주로 분포하고 성인은 쇄골 위와 양 폐를 구분하는 종격동, 척추뼈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백색 지방이 갈색 지방으로 바뀌기도 하는데요. 백색 지방과 갈색 지방의 중간 정도의 형태인 베이지색 지방도 존재하며, 특히 몸이 낮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이 백색 지방이 갈색 지방으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연구들이 진행 중이랍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연구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로 인체가 추위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갈색 지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답니다. 연구 방법은 이러했습니다.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4개월간 낮 동안에는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게 하고 밤에는 일정한 온도로 맞춰진 방에서 잠을 자게 했습니다. 한 달마다 방 온도를 19℃, 24℃, 27℃로 다르게 설정하였고 음식은 연구 기관 측에서 제공하였고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에너지 대사 변화와 갈색 지방의 양과 활성도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방 온도를 19℃에 맞추고 잠을 자게 한 한 달간은 갈색 지방의 양과 활동이 약 30~40%나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반면에 방 온도를 27℃에 맞추고 잠을 자게 한 달에는 갈색 지방의 양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몸은 기온이 24℃ 정도일 때에는 체온 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특별히 쓸 필요가 없어집니다. 외부 온도가 26℃ 이상이 되면 체온을 내리기 위해서, 그리고 19℃가 되면 체온을 높이기 위하여 에너지를 씁니다. 체온 조절을 위해 온도가 높든 낮든 에너지를 썼지만 19℃로 서늘한 방에서 잠을 잘 때에만 갈색 지방의 양이 증가했죠.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잠을 자면서 살을 빼는 수면 다이어트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실내 온도를 19℃까지 떨어뜨리기 힘들 수 있으나 늦가을부터 겨울, 봄까지는 어려운 일이 아니죠.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이 고마운 순간입니다. 또한 사람이 가장 쾌적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온도가 15.6℃~20℃입니다. 그러니 잠을 잘 때 방의 온도를 19℃정도로 맞추면 숙면에도 도움이 되면서 난방비도 아끼고 살도 빠지는, 아주 손쉬운 수면 다이어트가 됩니다.



  반면에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고 하더라도 잠을 잘 때 방의 온도가 26℃ 이상이 되면 인체는 체온을 낮추기 위하여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 순환을 빠르게 하여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집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낮 동안에 가짜 식욕이 늘어나거나 식사를 할 때 포만감을 느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피로감도 당연히 커지고요. 게다가 백색 지방을 태워주는 갈색 지방의 양도 줄어드니 체온 조절에도 취약해지고 살이 찌기 쉬운 몸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빠진다고 하죠? 이렇게 간단하게 실내 온도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지기 쉬운 몸으로 만들 수 있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하루에 2시간씩, 몸을 17℃에 노출시키는 것을 6주간 해도 살이 빠졌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수면 다이어트 방법보다 하루 동안 추위에 노출시키는 시간과 강도가 짧고 굵은 방법이죠.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참고하시어 이번 겨울에는 갈색 지방도 늘리고 난방비도 아끼는 현명하고 실속 있는 다이어트 도전해 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