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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Aug 28. 2023

해설 단군신화(19. 교정)

구려한국시대의 신시와 신단수

 

 단군신화는 “ ~ 雄率徒三千(웅솔도삼천)。~神壇樹 下(신단수 하)。謂之 神市(위지신시)。將風伯雨師雲師(장풍맥우사운사)。而主穀主命主病主刑主善惡(이주곡주명주병주형주선악)。凡主人間三百六十餘事(범주인간삼백육십여사)。在世理化(재세이화)。~ 時有一熊一虎(시유일웅일호)。同穴而居(동혈이거)。~”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해석하면 “ 환웅(桓雄)은 삼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신단수(神檀樹) 아래로 내려왔는데, 그곳을 신시(神市)라고 한다. 풍백(風伯)과 우사(雨師)와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과 수명과 질병과 형벌과 선악들을 주관하고, 무릇 인간사 삼백육십 여 가지를 주간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이롭게 하였다. 이 때 곰 한마리와 호랑이 한마리가 같은 굴에 살고 있었다.”이다. 




1. 일연스님은 환웅(유소환웅)이 삼천명의 무리를 이끌고 내려왔다고 해석하고 있는데, 하나님이 강림하면서 무리를 이끌고 내려왔다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발상인 동시에 이어지는 풍백우사운사를 거느렸다는 내용과 중첩되어 달리 해석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실지로 제왕운기의 기록은 3,000의 무리를 3,000의 신으로 기록하고 있는 차이를 보인다.  

 하나님은 신통력을 부려 얼마던지 많은 신들 만들고 부릴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이기에 당연히 혼자서 강림하는 것이 옳으며, 3000(三千)명의 신을 거느렸다하더라도 신의존재는 수와 관계가 없음으로 1명이 내려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여기서의 삼천(三千)은 불교에서 말하는 시방삼천대천세계(十方三千大天世界) 즉 우주전체를 이끌고 다스렸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이것은 이로부터 하나님이 지상세계에서 우주를 다스렸다는 의미가 된다. 


 참고로 시방삼천대천세계는 우주 전체를 의미하는 불교용어로, 시방세계(十方世界)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합친 용어이다. 

 불교에서는 능엄경(楞嚴經)에 근거해 동서남북의 사방과 동남·서남·동북·서북의 간방, 그리고 상하를 합친 전체 세계와 우주의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가리켜 시방세계(十方世界)라 한다. 

 같은 의미로 구사론(俱舍論)에 의해 삼천대천세계를 이루는 3개의 기본 구성 단위를 세계(一世界) · 소세계(一小世界) · 수미세계(一須彌世界)라고 한다.   수미세계는 기본 구성 단위를 이루는 세계의 중심 또는 근간이 되는 것이 수미산(須彌山)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으로, 수미산을 중심으로 동에는 불바제(東弗婆提)• 서에는 구타니(西瞿陁尼)• 남에는 염부제(南閻浮提)• 북에는 울단월(北鬱單越)의 4개의 큰 땅덩이가 있다고 하여 사대천하(四大天下)‘ 사천하(四天下) 혹은 사대주(四大洲)’ 사주(四洲)라고도 한다.

 수미세계를 모두 천배 곱한 것을 소천세계(小千世界)라 부르고, 이 소천세계를 천배 곱한 것이 중천세계(中千世界), 이 중천세계를 다시 천배 곱한 것을 대천세계(大千世界)라 하는데, 1000개의 세계가 모여 모두 3중의 대천세계를 이루기 때문에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라 한다.   


2. 유소환웅은 신단수(神壇樹,神檀樹) 아래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세운다.  


(天神崇拜思想)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신단수는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 단(壇)자를 사용하여 영험이 있는 기원의 대상인 천신숭배사상(天神崇拜思想)으로 이어진다면, 제왕운기(帝王韻紀)의 신단수는 박달나무 단(檀)을 사용하여 신수(神樹)의 관념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수인신(樹人神)의 형태까지도 보여주어 수목신앙(樹木信仰)으로 이어진다. 

 이는 천신숭배사상과 수목신앙이 결합된 형태로서, 신단수의 후대적 모습은 서낭나무·당산나무 등으로 연결되며 그에 대한 신성성과 기원의 관념은 지속된다. 신단수는 이와 같이 민간 신앙적 측면에서 천신숭배사상과 수목신앙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만주나 몽고 등지의 동계 문화권에서부터 북구 지역에 이르기까지 두루 등장하는 세계수·무수(巫樹)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시(神市)는 글자 뜻 그대로 신이 지상에 세운 도시 즉 지상천국을 의미하는데, 부도지의 "하늘의 뜻(天符)을 받드는 도읍(都)“인 부도(符都)와 같은 의미이다. 신시 또눈 부도는 신정시대(神政時代)에 도읍 주변에 있던 별읍(別邑)으로 삼한의 소도(蘇塗)와 같은 성격의 신읍(神邑) 또는 성역으로 해석되거나, 삼한의 신지(臣智)와 같은 존칭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별읍과 삼한의 소도는 신이 머무는 성역이고, 신지 역시 신의 뜻을 펼치는 사람임으로 같은 의미이다. 

 신시의 시(市)를 장터로 해석하여 신의 시장(市場) 즉 저잣거리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국고기에 의하면 신시를 중심으로 제단의 제사를 위한 시장이 열렸으므로 같은 맥락이다. 시(市)가 도시의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 근대 이후므로 신시를 신불(巿:슬갑 불; 巾-총4획)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불은 현대어로 땅이라는 뜻의 고대 말로, ‘벌'이라는 현대어가 남아 '벌판, 갯벌' 등으로 쓰인다. 후대의 서라벌, 서울(서벌)과 같이 필요에 의해 생성된 수도의 형태로 보기도 하는데, 모두가 신의 나라인 지상천국 즉 불국토를 지향하였던 불교국이었음으로 의미는 같다.

 일부 기록에서국명이나 인명으로 사용해 허목의 동사(東事)나 북애자의 규원사화에는 환웅을 ‘신시(神市)’라 지칭하고, 규원사화에는 단군조선을 단국(檀國, 박달나라 또는 배달나라)으로 설명하였는데, 환웅이 곧 하나님이고 단군과 단국은 이를 이어받은 것이니 이상의 설명과 같은 맥락이다. 


 신단수와 신시는 무교(巫敎) 혹은 무속(巫俗)으로 이어진다. 무속에서 대나무를 문에 세워두거나 흔드는데, 대나무는 접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단수를 상징하는 것이다. 

 흔히 무교와 무속을 인생대사나 길흉사를 보는 점쟁이 정도로 생각하는데,  중국으로 부터 전해진 역(易)과 결합하여 생긴 이단(異端)이다.  무교와 무속의 참 의미는 신단수와 신시의 유지(旨)를 이어 홍익인간의 천도에 따라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법과 이 세상을 지상천국으로 만드는 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3. 풍백(風伯)과 우사(雨師)와 운사(雲師)를 거느렸다는 것은 세 명의 신을 거느렸다는 해석 외에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풍백은 바람(風) 즉 하늘의 천기(天氣)를 다스리는 힘이고, 우사는 비(雨) 즉 수기로 땅의 지기(地氣)를 다스리는 힘이고, 운사는 구름(雲) 즉 인간(人間)을 다스리는 힘이다. 예로부터 천시(天時)와 지시(地時)와 인시(人時)가 맞아야 만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은 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풍백과 우사와 우사는 따라서 천부삼인이나 삼위태백과도 관계가 있다. 


4. "곡식과 수명과 질병과 형벌과 선악들을 주관하고, 무릇 인간사 삼백육십 여 가지(凡主人間三百六十餘, 범주인간삼백육십여사)를 주간하여, 인간세계를 다스려 이롭게 하였다(在世理化, 재세이화)."는 내용은 "곡식과 수명과 질병과 형벌과 선악 등 인간계 즉 지상세계에서 일어나는 삼백육십 여 가지를 주간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였다는 뜻이다. 

 인간사(人間事)를 인간 세상의 일로 해석하여 재세이화를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됀다.  하나님이 인간만을 위하러 지상세계로 내려 왔다는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본 편협한 발상이며, 실제로 하나님은 세상을 홍익인간의 이치대로 재세이화(在世理化) 하기 위해 지상세계에 내려왔기 때문이다. 재세이화(在世理化)는 우리말이 소리글자를 근원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세이화(在世化)로도 변역할 수 있다. 그러면 하나님이 홍익인간의 이상에 따라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지상세계에 내려온 것이 된다.


5. 마지막 " 이 때 곰 한마리와 호랑이 한마리가 같은 굴에 살고 있었다."는 대목은 전술했듯이  홍익인간사상은 인간은 동물이라는 인식으로 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단군신화의 첫번째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이라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인류가 하나님의 선택을 받기 까지 얼마나 큰 희생과 각고의 노력이 있었는가 하는 뜻이 담겨 있으며, 가장 높은 것과 가장 큰 것은 가장 작고 낮은 것 부터 시작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곰과 호랑이를 그 의미 자체 그대로 동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곰 토템과 호랑이 토템을 가진 인류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로 해석이 되던 인류로 해석이 되던 그 안에 담긴 상징적 의미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첫째로 당시 짐승이 곰과 호랑이 밖에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 다른 짐승들이 동물 그대로의 야만적 인류인 사람 그대로 있었던 반면,  곰과 호랑이는 나름 지식을 쌓아 갖춘 원시인류로 에너지 등급이 되어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들째로 두 가지 해석에는 곰이라는 성격이 온순하고 평화적인 한국적 이미지와 호랑이라는 성격이 포악하고 전투적인 중국적 이미지의 대치가 있고, 그 사이에 하나님에 해당되는 유소환웅이라는 초월적인 신이 존재가 있다. 그리고 곰과 호랑이가 한 굴에 살았다는 표현으로 보아 서로 다른 성격의 집단이 함께 어울려 살았다는 공동체나 연맹체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해설 단군신화(20)  "구려한국시대와 치우환웅"편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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