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로이 Jun 05. 2024

'우리'는 절대 안돼!

4.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우리로 싸잡는 방식에 대하여

살면서 만났던 이런저런 인간 군상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재미'로 씁니다.


'야, 우리같은 사람들은 안돼!'

라는 말이 의외로 흔하게 들린다.


고등학교 동창 중의 한명인(지금은 더이상 만나지 않지만) K는 늘 이말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우리는' 안 예쁘니깐 안돼!, '우리는' 평범해서 안돼! 그런식의 말을 늘 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보면 그말을 했다.


K는 자기자신에게 하는 혼잣말을 남한테도 하는걸까?

자신을 혐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후려치기를 해야 직성이 풀렸던 걸까?


K의 발작 버튼은 당연히 본인의 '외모'이다. 늘 본인의 외모에 자신이 없었는데, 본인과 비슷한 특성을 공유한다고 생각하는(본인이 생각하기에 별로 예쁘지 않은) 그런 친구들에게 습관적으로 저런 말을 내뱉었다. 그럼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어떻겠는가?


 '어? 내가 그렇게 별로인가?' 이런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이다. 불행할거면 혼자서 불행하면 되지, 물귀신처럼 다른 사람들을(특히 친한 여사친들에게) 싸잡아서 같은 그룹에 묶어버리는 능력도 능력이라면 능력일까. 이런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 나 자신도 같이 끌어내려지는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든다.


K에서 더 진화한 케이스도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저 사람은 그럴 자격이 없는데', 무언가 질투나거나 부러운 생활을 하고있으면,

'야, 너 그러면 안돼,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럴 자격이 없어'라고 후려치는 것이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어머니로부터 그런 습관성 '후려치기'를 어릴때 부터 듣고 자란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본인 스스로가 자신감이 없기도 하고, 뭔가 발전하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 늘 타인에게 의식이 집중되어 있고 한심하게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노력해서 가질 생각을 하지 않고, 본인과 비슷한 사람끼리 몰려다니면서 '우리는' 놀이를 하면서 남을 후려치는 사람이 너무 싫다.


이런 사람들이 또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에게는 '시녀기질'을 발휘하여 과도한 칭찬을 한다.


K가 늘 그랬다. 반에서 제일 예쁘고 공부잘하는 친구에게 과도하게 칭찬하며 (어떤면에서든 감히 까내릴수는 없으니) 그런 '시녀'나 '감초'역할로 본인이 무언가에 대리만족을 하는듯 했다.


그래서 '시녀'같은 사람과 '우리'라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기질이 있다.


남을 지나치게 이상화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까운 사람에게 열등감을 푸는 원리다.


여자들 무리를 보면 보통 공주/알파걸/여왕벌-시녀1-시녀2 스타일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주는 다른 사람 신경안쓰고 해맑게 혼자 즐거운편이고 알파걸은 마이웨이, 여왕벌은 과한 시녀질을 스스로 필요로함), 시녀1이 시녀2에게 면박을 주거나 후려치기 하는 경우가 많다. 제일 착하고 만만한 시녀2가 참고 참다가 터뜨린다.


본인에게 자신감은 없고, 친구는 필요하고, 너무 잘나면 질투나고, 질투를 안 느끼기엔 나도 인간이고, 친구에게서 내 모습이 보이니 짜증은 나고, 싫고,


그럴 때 나오는 단어가,


'우리'인 것이다.


출처: 핀터레스트
이전 04화 지겨워죽는 에너지 뱀파이어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