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에는 화수목 3일을 내리뛰었다.
그리고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서도 경주 마라톤 준비로 계속 뛰었다.
결국에는 연휴와 평일의 구분 없이 요즘은 계속 뛰고 있는 셈이다.
긴 거리를 뛰는 것도, 빠른 페이스로 뛰는 것도 아닌 이제 겨우 6개월 지난 아직 초보 러너지만,
(보통 5-7km에 7분 초반 페이스임)
왜 이렇게까지 러닝을 하게 될까? 에 대해 고찰해 봤다.
결론은, 내가 어떤 큰 목적을 가지고 않고 꾸준히 하는
유일한 행위라 계속하는 것 같다.
꼭 살을 빼겠다던가,
더 빠르게 뛰겠다던가 그런 외부적인 목적에 치중했다면 금방 스트레스로 지쳤을 것이다.
그러나 뛰는 것 자체에 행복감이 들고,
하러 가기 전, 하는 과정, 하고 난 후에 모두 즐거움을 느끼니 '그 밖의 보상이 필요하지 않다'.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일을 할 때도, 집에서 쉴 때도, 심지어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결과물'에 대한 강박이 심한 편인데(k-직장인은 다 그런 것 같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늘 크다) 러닝은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처음에는 정말 정말 힘들었지만, 이제는 하는 도중에 행복감이 드니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놀랍게도 별로 힘들지도 않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던가(그놈의 미라클 모닝), 블로그에 글을 매일 쓴다던가(영어 공부) 하는 개인적인 루틴에 대한 목표를 꽤나 많이 세웠었는데, 결국은 내가 즐겁지 않으니 오래가지 못했고, 오래가지 못하니 잔잔한 실망감이 깔리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개인 유튜브나 블로그 관리도 마찬가지였다.
꾸준히 계속해나가려면, 동기부여도 그만큼 되어야 하는데 하는 것 자체가 강박으로 느껴지니 한두 번 하다가 말고, 목표에 대한 찝찝함만 계속 남아있는 채였다. 강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목표에 대한 욕심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즐겁지가 않은 것이다.
즐겁지 않으니 하지 않게 되고 포기하게 된다. 사람은 정말 단순하다.
그러나, 러닝은 어느새 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고, 처음 몇 개월이 지나니, 루틴으로 고정되어 버리고,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찝찝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 까지의 네 가지 전제는 다음과 같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잘하면 좋지만, 못해도 상관없다는 것,
하는 과정에서 순간 순간 크던 작던,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배고프면 밥먹듯이 하는 것!!
그런 것을 러닝을 통해 배웠다.
마인드를 바꾸면, 뭐든지 해낼 수 있고 좋아하게 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아도 좋다는 것.
러닝 자체보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나 자신이 좋다.
백마디의 말보다 러닝이라는 운동을 통해 몸으로 느껴서 체득한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긍정적으로 마음이 바뀌니, 그 동안 좋아하지 않았던 일도 한 번 해볼까?
하다보면 처음에는 싫지만 러닝처럼 갑자기 좋아져서 습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2022년부터 끝내지 못했던, 전자책 출간도 저번 주에 편집까지 끝내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너무 너무 재미가 없어서 6개월에 끝낼것을, 4년이 걸려버렸는데, 어쨌든 끝냈다.
이렇게 전자책 편집을 끝낸 것은 러닝을 통한 체력 증진과 마음의 여유가 크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기본 세팅값처럼 내 의식에 깔기 위해서 오늘도 러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