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2.
며칠째, 내 몸도 얼굴도 성격도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어느 하나 제대로 마음에 흡족한 것이 없어서 아주 많이 우울해하고 있었다.
전문가처럼 여겨지지 않는 어려 보이는 인상, 순하고 마음 약해 보이는 생김새, 작고 마른 체구, 약하고 힘 없어 보이는 걸음걸이, 거절을 잘 하지도 못하고, 남의 사소한 말실수 하나에도 하루 종일 신경을 쓰게 되는, 걱정 많고 부정적인 사고 방식, 과도한 공감 능력, 내가 손해를 좀 보는 게 차라리 속이 편해서 약아빠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옳다고 생각한 것을 밀고 나가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
있는 그대로의 나는, 너무 부족하고 모자라서 거울을 보면서 욕을 했다. 어떻게든 스스로를 조금만 더 괜찮게 꾸며내고 싶어서 괜히 이것저것 찾아보고 낙담하고 통장 잔고를 보고 애를 썼다. 내가 이런 내가 아니었다면 조금 더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그러다 어제 오랜만에 친한 언니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언니들이 나보다 더 화를 냈다. 입을 모아서 비차, 내가 너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너는 그냥 눈 앞에 지금 그대로도 이렇게 예쁘고 반짝반짝 빛나는데 왜 속상한 생각을 하냐고, 네가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건 두말할 게 아니라고, 네가 생각하는 네 단점들 내게는 장점으로만 보인다고, 그러니 너는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너를 의심하지 말고 네게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을 멀리하라고 말 해줬다.
언니들과 맥주를 마시다가 집에 들어왔다.
들어오며 거울을 보는데, 아주 오랜만에 내가 그리 미워보이지가 않았다.
이번 달에는 일을 정말 많이, 열심히 했다. 일이 많아서 사람 만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알아오던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왜 내가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자주 보아야 하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오늘은 집에서 오랜만에 푹 쉬었고, 개인 작업을 조금 진전시켰다. 오늘은 쉬는데도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