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미에서 애매미로.
아름다운 공원에 도착해서 아기가 울었다. 울고. 또 울고. 계속 울었다. 무얼해도 울었다. 그리고 우는 소리가 진화하였다. 참매미처럼 울던 아기는, 애매미처럼 울기 시작했다. 다채로운 선율을 선보이며 점점 더 클라이막스를 향해 올라간다.
- 응애애애애애애애 이애애애액 흐에에엥
- 끼애애애애애앵 끼에에에~!
- 끄에에에에…!!!
- 히에에에에엑!! 아아아아악!!!
- 히야아아아아!
마지막엔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아랫입술도 떨기 시작한다. 얼굴이 핑크색이다. 찰리가 안절부절 못 하며 달래기 위해 허둥댄다. 아이는 매미처럼 귀닫고 자신이 우는 소리에 집중하여 힘차게 운다. 매미처럼 온몸이 울린다. 장모님은 손주가 울 때마다, 우는 횟수만큼 똑같은 질문을 애원한듯 한다. 아기야 왜그래, 아기야 울지마, 아기야 왜그래, 아기야 괜찮아.
이 없는 작은 잇몸. 그 안의 낼름거리는 작은 혀바닥. 그 뒤의 목젖. 찢어지는 굉음. 핑크색으로 변해가는 아기 얼굴 스피커는 찢어지는 굉음을 내고. 나는 싸이코패스처럼 차분하게 생각을 해본다. 마음은 심란하고 귀는 고통스럽고 머리털은 곤두설것 같은 신체 반응과 별개로, 얼굴 근육이 죽은 듯 무표정한 표정을 하고 머리를 굴려본다. 자다가 새벽에 울리기 시작한 끔찍한 자명종 알람 소리를 끄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사람처럼, 무엇이 문제인지, 왜 우는지 원인을 생각해본다.
하나. 어딘가 아프다?
그럴리 없다. 아이는 건강하다. 공원 오다가 갑자기 아프게 될 이유가 없다. 짐작갈만 한 것도 없고 딱히 열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저 울음은 아파서 우는 것 같지 않다.
둘. 기저귀?
그럴리 없다. 깨끗하다.
셋. 덥다?
그럴 수 있다. 안아 올려서 바람을 쐬여줘 본다. 소용없다. 안고 있는 동안 아기 입과 내 귀의 거리가 더 가까워져서 고막이 터질 것 같았다. 고막이 떨리는 느낌과 함께 브즈즈즈즈지지직 이상한 이명도 들린다. 청각 신경 세포가 조금 손상된 것 같다.
넷. 공원의 햇빛이 불편하다?
그럴 수 있다. 유모차의 차양을 완전히 내려본다. 소용없다. 오히려 유리병에 갇힌 파리처럼 아기는 더욱 화가 나서 왱왱 거린다.
이제 끝을 길게 뽑아서 숨 넘어가는 소리까지 들린다. 애매미같던 울음소리는 이제는 말매미 울음 소리가 되었다. 클라이막스 밖에 없다. 찰리의 눈에 패닉이 깃든다. 그녀는 뭉크가 되었다. 가는 귀가 먹으신 장모님도 구부정하게 안절 부절 눈치본다. 개는 먼 산만 바라본다.
다섯. 졸리다?
그럴 수 있다. 잠을 자고 싶은데 못 들고 있는 것일 수 있지. 유모차를 조금 흔들어본다. 잔디밭 위의 울퉁불퉁한 곳 위를 굴려본다. 오, 약간 효과가 있다. 울음 소리가 잦아들고, 아기가 잠드는 것 같다. 좋다. 이것인가?
해냈나? 의기양양. 더욱 열심히 집중하여 너무 지나치지 않게, 적절한 속도로 유모차를 잔디밭 위에서 밀어본다. 실수로 찰리의 발 위를 바퀴로 밟고 지나갔따. 넋 빠진 표정으로 걷던 찰리가 발등의 고통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다행히 아기는 깨지 않지만, 찰리 얼굴이 우그러진다. 아무 말 안나오게 입을 틀어막은 얼굴에는 만 개의 표정이 동시에 보인다. 이 표정의 뜻은, “좋은 날씨 좋은 공원 좋은 산책이란 내게 더 이상 없다!”, “망했다!”, “아아악!”, "잠깐의 평화도 허락되지 않는거냐" 등 일 것이다.
그 사이 아기가 조금 잠잠해져 잠이 들어 조심스럽게 유모차를 세우고, 공원 카페에서 커피를 사왔다. 그래, 그래도 커피와 함께하는 산책 엔딩이라면 그럭저럭 괜찮게 마무리될 것 같았다. 하지만 커피를 가져오자마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