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꿈을 꾸다.
얼마 전 잠을 자고 있었는데 남편이 옆에서 "왜 그래~" 라며 추궁하는 듯한 말투로 말을 걸었다. 잠에서 깨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왜? 뭔데?" 하고 물었다. 내가 자다가 뒤척여서 그게 불편했나? 남편은 "아니~ 너 말고 아기~" 라고 대답했다. 눈도 뜨지 않은 채. 남편이 아기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꿈에 나올 정도로 아기는 이제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왔다.
그 후 며칠 뒤 나도 아기가 잘 자고 있는지 걱정하는 꿈을 꾸었다. 아기가 꿈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아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경우 가족 외의 지인이 꿈에 등장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다. 아주 친한 친구들이라고 해도 꿈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다. (친구가 등장하는 날에는 전화로 야, 너 꿈에 나왔어! 하고 꿈 내용을 알려준다. 대부분 시시한 내용이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는데, 아기가 어느새, 태어난 지 약 2달 만에 내 무의식에 자리 잡은 것이다. 내가 아기가 있다는 사실이 그만큼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임신했을 때, 나는 내게 아기가 생겼다는 사실이 잘 실감나지 않았다. 배가 불러오는데도, 태동이 느껴지는데도 가끔씩 이게 정말일까? 어떤 사기극 같은게 아닐까? 누군가가 장난을 쳐서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내가 임신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일 뿐 실제로 뱃속에 아무것도 없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정말 곤란하겠군. 이미 회사에도 다 말해두었는데. 이런 공상(?)을 할 만큼 엄마로서의 자신이 생소했다. (문득 다른 임산부들도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부부 모두 아기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나도 아기가 등장하는 꿈을 이미 꾸었을까? 꾸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