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방식

by Erasmus Kim

질문에 대한 답이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을 품는 방식이 삶을 바꿀 힘을 지니고 있어요




아마도 열 살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이다. 여느 때와 같이 나는 밤 9시가 되자, 아빠 곁에서 드라마를 보다 잠이 들었다. 한 밤 중에 깼는데, 캄캄함과 고요함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공포에 질려 울었다. 또 울었다. 또 울었다. 아무리 울어도 아무도 나를 찾지 오지 않았다. 한참을 울다 어느샌가 잠이 들었다. 그 일은 분명 꿈이 아니었다.


평생을 궁금해하며 살아가는 것들이 있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사건, 누군가가 내게 건넸던 그 말 한마디, 학창 시절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나만의 비밀.

인생을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반복해서 내 앞을 가로막는 문제들.
그런 것들이 왜 내 주변을 계속 맴도는지 그 이유를 끝내 알지 못한 채 평생을 따라다니도록 내버려 두곤 한다.

궁금하기에 계속 곁에 남아있는,
해소되지 않았기에 계속 나를 막고 있는,

그 질문들을 하나하나 꺼내놓고 싶었다.
꺼내놓는다는 것은 그 궁금증을 보다 정교하게 바라본다는 뜻이고,
글로 적어냄으로써 내 안에서 더 이상 묶인 채 반복되지 않도록 놓아주려는 의지니까.

답을 찾던 혹은 찾지 못해도 상관없다.
알면 아는 대로, 끝내 알 수 없으면 알 수 없는 대로
그냥 그렇구나 하면 그만 이니까.

"밀턴 선생님, 제 마음속 어딘가에 끌어 안은채 궁금해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 이유를 끝내 알아내지 못한 채 평생을 안고 살아가는 것들이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 혹은 이유를 안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을 품는 방식이 삶을 바꿀 힘을 지니고 있어요.”

"네? 질문을 품는 방식이요?"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 큰 상처로 남았던,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기였든 간에,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해서 상처가 반드시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 물음에 지혜롭게 다가가고, 감정을 통찰하며, 새로운 시각
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상처는 더 이상 나를 조종하지 않게 됩니다."

"그 질문은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여정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품고 있는 질문이 바로 당신을 치유할 열쇠입니다.
답은 없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계속 질문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스스로를 치유하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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