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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Apr 12. 2021

미처 몰랐던 것들

튤립의 꽃잎에 관하여


요즘 튤립 꽃이 너무 이뻐서 한 다발

사와 화병에 꽂아 놓았다


그런데 몇 밤 뒤 너무 꽃잎이 벌어져

더 이상 처음 모습이 아니게 되어

아쉬웠다


그리곤 튤립 꽃은 다신 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




며칠 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경비실 옆에 튤립  그루가 심어져 

있는 걸 보았다


 튤립들도 꽃잎이  넓게 펴져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때가 되어 보니

튤립의 꽃들이 다물어져 있었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온도에 민감한 튤립은

온도에 따라 꽃잎을 다물고 퍼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튤립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온도를 잘 못 맞춰준 나의 무지함인데

괜스레 오해할 뻔했다


겪어보지 않은 사실들을 단정 시켜버리는

단순하고 무지한 판단이


다시는 튤립 꽃다발을 사지 않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나의 짧은 판단이 괜스레 부끄러워졌다


나는 오늘도 한 면만 보고

판단하는 무지를 나도 모르게 

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집에 오는 길에 비를 맞고 있는

싱그러운 튤립들이

빗물에 흔들리는 게 보인다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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