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다 문득 한 생각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다
나 자신의 고민을 잊을 뻔했다
번번이 주고 나서
후회도 하지만
얻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어리숙한 청춘에게
나의 말들이 또 다른 상처가
되었을까 봐 속이 부대낀다
누군가를 옹호하고
누군가를 비판하고
그러한 자격이 있는 건 과연 누구일까?
의뭉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채로
산책로를 거닐어 본다
햇빛은 눈부시고
엊그제 몽우리 졌던 꽃들이 만개를 했다
그 시간들이 그 조그 마안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을 뿐
그들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디쯤 와있을까?
나이는 한 살 두 살 먹어가도
여전히 어려운 것들 투성이다
그저 저 풀들처럼 들꽃들처럼
묵묵히 나의 자리에서 나아가면 되겠지
그런 다짐을 해보며
한 발짝 발을 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