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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Apr 27. 2022

애착인형과 육퇴하는 중입니다

내 아이보다 먼저 만났던 나의 육아동반자 까꿍이

등원후 까꿍이와 오붓한시간 어느새 아이를 비롯해 나에게도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다


기분이 않좋아!!!


6살이된 엘라가 매일아침 종종 나에게 하는말이다

울음으로 아기처럼 짜증과 찡찡거림을 동반하길래

자신의 기분을 말로 표현해 달라 알려주었더니

너무 자주 본인의 기분을 표현해주시는 꼬맹이


이럴때 내아이 전문가 6년차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있다.


첫째, 꼭 안아준다. 사랑을 담아..!
둘째, 애착인형 까꿍이를 가져다 준다





이 두가지가 함께하는 시너지는 아이를

안정시키고 울음을 그치게 하는

놀라운 매직을 선사한다


출산일이 입박하고 아이침대를 미리 꾸며놓을때 이미 있었던 까꿍이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기침대 한켠을 지키며

나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의 탄생을

기다려왔을 토끼인형 “까꿍이”


놀랍게도 이 인형의 이름은 아이가 말문을 트던

3살무렵 지어준 이름이다.


처음 만났을때 까꿍이는 이렇게 보송보송 했다

처음에는 아이보다 크고 보송보송 하얗던

털색깔이 6살이된 아이만큼 자라났다


종종 아이가 어릴때는 내가 까꿍이에 빙의해서(?)

“엘라야~ 까꿍~ 울지마~~꺄르르르”

이러면서 장난고 치고 그랬었는데

어느날 부쩍자란 아이가 말했다


까꿍이는 사람이 아니잖아 인형이잖아


어쩐지 이말이 왜 그렇게 서운하던지…

어느새 아이보다 더 나에게 애착이 생겼나 보다




조리원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우리집에 온 엘라! 그 곁에도 까꿍이가 있다


애착인형인 까꿍이는 때로는 언니가 되고

동생이되어 아이와 놀아주고 아이가 아플때나

여행갈때나 항상 함께 있어준 든든한

나의 육아 동반자이다


어쩌면 긴긴밤 아이가 안자고 칭얼거려

새벽녘에 울상이되었을때도,


아이가 고열에 시달려 맘을 졸이며  밤을 지샐때도

함께 아이를 어르고 달래던 또 다른 육아친구

같은 느낌마저 든다

100일 지나고 까까머리시절ㅋㅋ 그때도 까꿍이와 함께
까꿍이와 함께라면 늘 미소가 가득

까꿍이는 보드라운 털에

사이즈도 딱 좋아서

아이와 울고 웃으며 늘 함께였다


까꿍이는 그 사이 보송하던 털을 푸석해졌고

귀쪽 어여쁜 꽃무늬는 찢어져 할머니가 수선도

덧대여 바느질해주셨다

까꿍이과 함께라면 늘 즐거운 그녀! 2살 즈음
울때도 까꿍이와 함께 훌쩍

아이가 너무 애착인형에게

의지하는 건 아닐까..?

혹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늘 함께 하는 애착인형에 대해

조금 걱정했지만


애착인형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어

아이 정서발달에 좋은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육아책에서 보고는 안심한 적도 있다


놀랍게도 이 당시 애착인형으로 유행하던 까꿍이는 동년배 써여니네도 토순이란 이름으로 함께 있다

아이가 네살다섯살무렵

이제는 까꿍이는 등원할때 가방에

넣어가기를 시작으로 점점 아이와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나는 이제 형님이니까 까꿍이는
집에 놓고 갈꺼야
언니 올때까지 잘있어야해




제법 씩씩한 포부로 말하고는 이제는

애착인형과 거리두기를

잘 하고 있는 아이


하지만 여전히 엄마인 내가

육아를 조금 쉽게 도와주는

애착인형 까꿍이를 놓치 못하고 있다


어쩌면 애착은 엄마인 내가 이 작은 토끼인형에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등원을 하고 집에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야하는데…

오늘 정신없어 손가방하나 들고 오지 않았다.


그리고 내손엔 아이를 아침부터 달래며

쥐어준 까꿍이가 무사히 나와함께

아이를 등원시키고 들려있다


3x살 성인여자가 어쩐지 낡은 토끼인형과

함께 돌아다니면 이상하게

생각하기 말아주시길…



나의 육아동반자와 애착인형

까꿍이와 지금, 육퇴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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