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아이의 창조성이 부럽다
일전에 장줄리앙 전시회에 갔다가
작가의 드로잉 노트 100권을 보고
꽤 감명을 받아서 굿즈샵에서 그림노트로 쓸
노트를 하나 구입했다
새벽 미라클 모닝을 할 때 종종
끄적이며 디지털 드로잉이 아닌
종이로 그림을 그리는 경험은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어느 주말 아이와 함께 소파에 있는데
만화영화를 보는 아이옆에서
그림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꽤나 좋아 보였나 보다
엄마 나도 한 페이지만 그려보면 안 돼?
원래는 내 물건은 타인에게 침범당하는걸
꽤나 싫어하는 나이지만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의 아이의 부탁을
어찌 거절할 수 있을까?
마음을 비우고 아이에게 선심 쓰듯 노트를 건넸다
그러기를 몇 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는 쥐어준 4b연필로 슥슥 그림을 그린다
7살의 거침없는 창조성이 부러운 순간
“이건 토끼가 설거지하는 중이고
그 옆방에는 아빠랑 아기가 놀고 있어 “
캐릭터와 스토리까지 한 번에 뚝딱 그려내는
아이의 그림
배경과 주변 요소들까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분명 나도 저 나이 때는 제한 없는 선을 그리고
색칠하고 꿈꿨을 텐데
나이를 먹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창조성의 빗장을
풀기위해서는 조금 더 마음을 놓고 생각을 여는
어린아이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되었다
주말오후 햇살이 비치는 거실 소파에서
아이랑 도란도란 그림을 그리는 하루가
썩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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