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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Apr 18. 2023

봄소풍도시락의 마음 한 스푼

봄비가 내리는 아이의 첫 봄소풍

엄마, 몇 밤 자면 소풍 가는 날이야?


저번주 내내 아이는 설레어하며

손가락으로 매일밤 날을 세었다


올해 첫 봄소풍을 가는 7살 꼬맹이

지난했던 코로나시국에 변변한 소풍도 잘 못 가서

많이 서운했을 아이는 오랜만에 가게 된 소풍이

너무 설레나 보다


다음 달 둘째 출산을 앞둔 9개월 만삭엄마는

오래 서서 도시락 싸는 게 쉽지는 않지만

눈을 반짝이며 설레어하는 7살 꼬맹이의

기대에 부응해 주고 싶다



아이를 위해 올해 첫 수박도 사보았다


나름 며칠 전부터 캐릭터 도시락도 찾아보고

재료들도 온라인 배송으로 시켜났건만

정작 당일날 늦잠 아닌 늦잠을 자는 바람에

급하게 겨우 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완성했다



엉성하지만 캐릭터 핀으로 포인트를 주고

좋아하는 과자 간식이랑 초콜릿이랑 젤리를

담아 겨우 시간 내에 완성한 엄마


원래는 문어소시지도, 둘둘말은 햄치즈 샌드위치도

귀여운 김모양 곰돌이 캐릭터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체력이 안 따라줘서 아쉬웠다


아이에게 짐짓 미안한 기색을 말하자

아이는 빙그레 웃어준다

엄마가 만들어 줬으니까 충분해



비가 보슬보슬 오는 소풍 가는 날

다행히 실내에 있는 딸기농장이라

비 와도 소풍을 간다며 당당하게 말하는 꼬맹이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며

등원길에 신나 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인 나도 어느새 미소를 빙그레 지어본다



행복한 봄소풍을 보내고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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