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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나 sseona Mar 29. 2023

봄날의 쑥국을 아세요?

엄마가 만들어주신 쑥국에 봄내음을 느꼈다


바야흐로 봄이다


철마다 친정엄마는 신기하게도 그 계절에 딱 맞는 먹거리를 기가 막히게

밥상 위에 올려놓으신다.


아마 엄마의 엄마, 할머니의 할머니에게 받아보았던 계절의 반찬과 국들이

그 자식들의 밥상 위에 올라와 계절을 체감할 수 있었던 거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이 맘 때쯤이면 쑥 캐러 가야 하는데..!

나는 괜스레 요즘에 공해 때문에 중금속 때문에 위험하다고 볼멘 잔소리를 친정엄마에게 한다.

근처 뒷산에 산책하시면서 슬쩍 살펴본다고 조그마안 과도와 장갑을 챙기는 모습에

입을 삐죽되었지만, 나는 알고 있다.


어릴 적 엄마와 봄이 되면 저 멀리 시골이나 공기 좋은 외지에 갔을 때 쑥을 캤던 흐려진 기억들을


"강화도에 가면 아직 그런데는 쑥캐도 괜찮을 텐데.." 결국 둘러보시다

 빈손으로 오신 엄마의 말에 웃음이 피식 났다.


엄마도 아마 어릴 적 논밭에서, 고향 뒷동산에서 캐던 쑥의 추억을 그리워하고 계시는 것 같다.

결국 시장과 근처 유기농매장에서 산 쑥으로 한가득 쑥된장국을 끓어오신 엄마표 쑥국!


만삭이 가까워진 임산부는 엄마표 쑥국에 마음 한편이 뜨끈하니 든든해진다.

쑥의 쌉싸름함과 시골표 된장의 얼큰한 조화.

엄마가 된 지 7년 차이지만 나의 내공은 아직 이 국을 따라오지 못했다.

아마 친정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더해져 더 따뜻한 거겠지..!





첫째 아이와 등하원하다 본 길가에는 어느새 빼꼼 민들레들이 올라와있었다.


푸릇푸릇한 새싹들도 보이고 아이에게 봄이 온 것 같다고 이야기도 해주니

빙그레 웃음 짓는 아이의 환한 얼굴! 꽃들에게 다가가 살며시 만져보고는 귀여워하는 모습이

내심 아이는 아이다라는 생각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오늘은 친정엄마표 든든한 쑥국도 있으니 저녁에는 사랑하는 아이와 가족에게 한 그릇씩

사랑을 떠먹여 주어야겠다.



동네어귀에 피고 있는 벚꽃들이 기대되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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