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케 팔러, <100 인생 그림책>
독일 잡지 <차이트>의 편집장 하이케 팔러는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100세가 되는 순간까지, 한 해 한 해 무엇을 느끼는지 100장의 삽화로 그리고 책을 썼다.
자신이 지나온 시간도 있었고, 아직 겪어보지 않은 시간도 있었다. 지난 시간이라도 사리분별을 잘하고 머리가 커져 버린 탓에 까먹은 감정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 물었다. 초등학생과 아흔 살 할머니, 명망 있는 사람과 명망을 잃은 사람에게 살면서 뭘 배웠느냐고 물었다.
각각이 느끼는 감정과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은 천지 차이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과 부자의 인생론이 같을 수 없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과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의 인생론이 같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평균의 인생이 들어있다. 인간의 고민을 요목조목 뜯어보면 본질은 단순하다. 고민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같다. 고민의 궁극점은 나다움을 유지하며 좀 더 나은 오늘, 좀 덜 애처로운 오늘을 사는 것이다.
어떤 물리적인 상황에 처하든 거기서 뭘 배우든 인생의 과정은 나의 고유함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마음이 급하고 허한 날, 내 나이인 스물일곱의 숫자가 적힌 장을 펼쳐 봤다.
이렇게 적혀 있다.
'그럴 땐 엄마라도 무슨 말을 해줘야 좋을지 몰라.'
스물일곱에 배운 점이 이거라니, 눈물나게 위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