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25
월요일을 이토록 기다린 적이 있었나. 지금은 떠오르지 않는다. 학교에도 직장에도 가기 싫어 일요일마다 우울한 적은 많았다.
내가 월요병 환자라는 사실은 몇 년 전에 알았다. 에버노트 앱에 평일과 주말을 나눠 일기를 쓰다가 한번 훑어봤는데 일요일에 특히 짜증과 불안이 심한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날 출근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거다. 그다음부터는 일요일마다 불안이 올라와도 스스로를 토닥였다. 내일 출근이 버거워 마음이 힘든 거라고. 별거 아니라고. 아무 일도 없다고.
시간이 좀 더 지나 직장을 옮기고 나서도 월요병이 낫질 않아 월요일마다 일기를 쓸 때 문구를 추가했다. 이렇게 불안해하더라도 사무실에 일찍 도착해서 성실하게 일하고 하루를 잘 마무리할 거라고.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겨도 괜찮다고 마음먹었다. 그냥 어쩌다 힘든 일이 하필 월요일에 생긴 것뿐이라고. 실제로 월요일마다 무탈하게 보낸 기록들을 나중에 보며 마음을 더 편하게 가졌다.
작년 여름 퇴사 후에도, 얼마 전까지도 일요일마다 힘들어했는데 주말이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니. 생각의 변화가 신기하고 새로우며 반갑기까지 하다.
월요일이 빨리 오길 바라는 이유는 명확하다. 출판사 일 때문이다. 혼자 하는 작업은 주말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다른 곳에 문의할 필요가 있는 일들은 평일에나 가능하다. 그러니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거다.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 본래 급한 성격이 소용돌이치다가 마음을 어지럽힌다. 하지만 별수 있나. 기다리는 수밖에.
출판사 일 말고도 할 일은 많다. 써야 할 글도, 읽어야 할 책도 쌓여있다. 집안일도 산책도 해야 한다. 일단 푹 자야지. 아니, 책 조금만 더 읽고. 오늘은 잘 자야지. 꿀잠 예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