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24
잘 낫고 있다. 치과에 한 번 더 가서 소독도 받았다. 잇몸 안에 가로로 누워 완전히 매복되어 있던 사랑니를 다 빼고도 무사하다. 다행이다. 슬슬 매운 음식도 찬 음료도 뜨거운 국물도 먹기 시작했다. 행복하다.
뒤로 젖혀지는 치과 의자에 누워 초록색 포로 얼굴이 덮여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힘껏 입을 벌리면 의사가 내 잇몸을 찢고 사랑니를 조각내어 하나씩 꺼내고 다 끝나갈 때쯤엔 단백질 타는 냄새가 느껴지는데 마지막으로 위생사가 “입에 묻은 피 닦아드릴게요.”라고 하며 입술을 벅벅 문지를 때까지 참았다. 병원에 가면 겁은 많아도 잘 참는다고 아주 오래전부터 인정받은 사람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