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

by 쓸쓸

수업을 듣는 대신 서랍에 넣어둔 소설책 한 권을 고개를 숙여 펼쳤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 눈이 띄어 한 페이지도 못 읽고 책을 덮어야 했었는데, 그 순간은 마치 오늘 낮에 겪은 일 같기도 하다.


도서관에 반납할 책도 대여할 책도 쌓여있다. 책을 읽는다고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왜 쓰지 않느냐고 나무라는 내가 있다. 왜 읽기만 하느냐고. 언젠간 쓰겠지. 조만간 쓸 거야. 또 다른 내가 변명한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누가 말했더라.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오늘은 비밀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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