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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와샐리 Dec 04. 2023

친구 결혼식 축사를 하다(1인칭시점)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고등학교 친구이자, 나한테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결혼 당일로 부터 3주 전 즘으로 거슬러 올라갔을 시점...

제일 친한 친구들 단톡방에서 시작했다.


그방에는 나(2달전 결혼), 친구1(A, 미혼), 친구2(B, 결혼식 주인공) 이렇게 3명이 있다.

B의 결혼식은 식장 사회를 써야만 하는 구조였고, 

축가는 우리가 실력이 되지도 않거니와 의B 동생이 하기로 한 상태였다.

나 : A야 너가 B 결혼식 축사해라 (장난)

B : 둘이 내 결혼식 축사해줘, 개감동일듯... (진지)

나, A : 하면 하지 (당황)

나와 친구A는 이렇게 엉겁결에 축사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는 시간이 많이 남은 줄 알았었다....


그렇게 친구의 결혼식 축사를 하겠다고 하고,  결혼식 생각은 뒤로 한 채 출퇴근을 반복하며, 

축사 준비는 내일하지 뭐... 이런 생각을 갖고 축사에 손을 대지 않은 채 일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11월 25일 토요일

B : 너네 축사 준비 됐음? 결혼식장에 원고 줘야한대

나, A : ㅇㅇ 초안 쓰고 있음 (하나도 안 씀)

갑자기 A에게서 개인톡이 오고 너 내일 저녁에 시간되냐? 카페 가자.


11월 26일 일요일 저녁 8:00

나랑 A 그리고 우리의 축사를 적절히 검토할 제3인칭 시점의 와이프 이렇게 셋이 카페에 갔다.

내가 B에게, A는 B의 예비신부에게 이렇게 전담하고 폭풍 글쓰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너무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지, 아니면 가끔 글의 갈피를 못 잡을 때 즈음

와이프가 문구 조언을 해줘서 드디어 완성! 

우린 친구 축사를 30분 컷하고 헤어졌다.(그렇다고 대충은 아니다. 초인적 집중을 했을 뿐..)


그리고 대망의 12월 2일 토요일

우린 축사 쓸 때와 마찬가지로 결혼식 당일 2시간 전 근처 카페에서 축사 연습을 벼락치기로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대충은 아니다. 초인적 집중을 했을 뿐..)

갑자기 시간이 더 빨리 가기 시작하고 슬슬 긴장이 된다. 

두 달 전에 직접 결혼했을 때도 느꼈지만, 결혼식은 진짜 시간이 빨리 간다.

게다가 무슨 역할이 주어지니, 순식간에 그 역할을 할 차례가 왔다.


이번 순서는 신랑님의 친구들의 축사입니다. 친구분들은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버진 로드 위로 올라와서 신랑 신부를 향해 간다. 두 달 전에 걸었을 때처럼 주변이 안보인다.

신랑 신부 앞에 섰다. 목이 탄다. 그대로 시작이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B의 고등학교 친구 OO, OO입니다.

내용은 크게

[1. 함께 : 처음 친구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할 시기라니 시간이 참 빠르고 자랑스럽다.]

[2. 나 : 신랑 칭찬(남자 중 남자), 기혼자의 충고(나 행복해), 새로운 시작]

[3. A : 신부 당부(친구의 특성, 반품 불가)]

이렇게 진행됐고,

난 매우 긴장하며 했지만, A는 긴장한건지 안 한건지 떨지도 않고 잘하더라(근데 순서 놓침)

기분 좋았던 건 와이프의 적절한 문구 추천이 잘 먹힌거 같았다. 역시 굿이다.

나 행복해보이지....?

아무튼 3분여 가량의 축사가 끝나고 후련하게 남은 결혼식을 즐겼다.


결혼식이 끝나고 각자 남은 일정을 위해 흩어지고,

B도 결혼식에서 슬슬 정신이 차려졌는지 단톡방에 카톡을 보냈다.

너무 고맙다. 진짜 아까 눈물 날 뻔했다.

그말을 듣고 나니 후 다행이다 그래도 친구 결혼식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거 같아

내가 더 기분이 좋았다. 친구의 인생2막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남은 A녀석도 잘 되길 바란다. A녀석 결혼한다고 축사 부탁하면 또 하겠다ㅋㅋㅋ

이제 시작이다 30대 버전


이렇게 난생 처음 친구 결혼식의 축사 경험담을 주절주절 써본다....


<아내가 쓴 글>

친구 결혼식 축사를 하다(3인칭 시점)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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