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곡지에서
비가 올 것 같아
가까운 곳이나 나가자고...
비구름이 점점 짙어져
언제 소나기 올지
비 오기 전까지만...
홍련 위에 올라가던 개개비는
소리도 안 나고, 보이지도 않아
한참을 돌다 보니
백련 위에서 개개비 소리
개개비는 홍련의 대를 잡고 울었는데
백련에선 연꽃 위까지 올라가
하지만
배경이 별로라...
플래카드가 보이거나
건너편 사람이 보이거나...
그래도 찍어보자고
백련 위 개개비 우는 사진 찍는데
난데없이 참새들 날아들어
백련 위에 앉아 개개비 흉내 내고
벌레 물고 자랑하는지...
우는 건 개개비 특성인지
그건 따라 하지 못해
금방이라도 비올 것 같은
장마철 관곡지
홍련, 백련, 수련 핀 연밭에선
비 걱정 제쳐두고
연꽃을 감상하는 사람들
핸드폰으로 연꽃 찍는 사람들
연꽃 배경 단체 사진 찍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즐거운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개개비와 참새가
함께 어울려 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