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잣까마귀는 보지 못하고...
- 잣까마귀는 보지 못하고...
사진, 글 서서희
화엄사에서 양비둘기를 잘 만나고
노고단에 올라 잣까마귀도 잘 만날 수 있으리라
새벽 일찍 노고단에 올랐는데
아래는 바람이 불지만 날씨는 맑아
산 위에 걸린 구름을 보며
올라가면 걷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성삼재부터 출발...
작년에 잣까마귀를 찍으러
설악산 대청봉을 두 번 올랐다
오색약수부터 대청봉까지 최단 코스 5km
짧지만 힘든 코스
올라갈 때는 힘들어도 좀 나았다
고지가 바로 저기니까...
내려올 때는 거의 죽음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는 돌계단이 계속되니까
그런 기억이 있어
설악산을 가잔 소리 못하고
노고단을 가보자고
거기서도 잣까마귀를 봤다더라...
노고단은 그나마 쉬울 거라 예상
성삼재부터 노고단 고개까지
쉽고 긴 길도 있고
어렵고 짧은 길도 있다
1시간에서 2시간 사이면 올라가...
쉽고 긴 길을 택해
천천히 나무를 살피며 오르느라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안개는 점점 짙어지고
카메라에 습기가 찰까 봐
옷과 모자로 싸서 들고
열심히 올랐지만
새소리도 안 들려
새 날갯짓도 안 보여
안개비에 온 몸이 젖어
그냥 허탕 치고 내려왔다
설악산 대청봉엔
구상나무도 있고 잣나무(옆으로 누워 자라는 눈잣나무)도 있는데
노고단엔 구상나무는 있으나
안개 때문인지 잣나무는 보이지 않아
새는 구경도 못하고
성삼재에서 한강라면만 먹고 왔다
내려오다 천은사에 들렀다
인터넷에 있는 양비둘기 사진은
천은사에서 찍은 사진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은사에 갔지만
양비둘기는 없었다
화엄사와 천은사는 지척이니
화엄사에서 먹이 사냥하러 내려온 양비둘기가
천은사에도 내려올 수 있겠다 생각하지만
아무리 살펴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올라오다 고창으로...
뿔제비갈매기라도 만나면
보상을 받을까 싶어
물 빠진 갯벌을 걸어 들어가
일일이 갈매기들 살펴봤지만
찾을 수 없어
혹시나 하고 다시 또 한 번 가보겠다고
남편은 또다시 갯벌로...
역시나 뿔제비갈매기는 없었다
노고단에서 잣까마귀를 못 보았으니
설악산을 또 올라가자고 할 텐데
거기는 너무 힘들어 사양하고 싶다
생각은 그런데,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