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를 사냥하려다 실패한 매 때문에...
넓적부리도요를 만나러 서천 유부도로,
먼저 갔을 때보다 날씨가 더 좋아서
겹겹이 입은 옷이 덥다고 느껴질 정도
유부도는 서천 관할 섬이지만
배는 군산에서 3분 거리
도착한 시간이 너무 일러
어은리 벌판에 맹금류라도 볼까 가 보았지만
풀 벤 자리엔 종달새 소리만
들리긴 하지만 사진 찍긴 어려워
넓은 풀밭에 작은 종달새 찾기도 어렵다
남편은 찍었는데 나는 아쉽게 점으로만 찍혀
물 있는 곳을 지나는데
큰 물새가 보인다, 황새라고...
워낙 큰 새라 멀리서도 잘 보여
황새도 따오기처럼 복원해서 방생한 새라고...
어은리를 떠나는데
멀리 보이는 황조롱이
날아가 앉길래 찍으려니
고개 돌려 우리를 보고 있다 날아갔다
사진을 정리하니
우리를 쳐다보는 황조롱이 눈매
맹금류인데 순하게만 보였다
배 타고 유부도 들어가 경운기를 타려는데
멀리서 보이는 저어새
재빨리 카메라로 찰칵
유부도 갯벌에 도착하니
멀리 검은머리물떼새 모여 있다
너무 멀어 가까이 오기 기다리는데
갑자기 날아올라 군무를 시작한다
다시 돌아올 줄 알았는데
한 무리 가고, 두 무리 가더니 모두 다 날아가 버렸다
아직 물이 들어오기 전이라
물새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흰물떼새만 보이고 도요는 안 보인다
그런데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순식간...
멀리 땅이 보이는 곳에는 마도요와 다른 도요(?)들
앞에 온 새들 찍다 보니
마도요는 어느새 날아가 버리고...
흰물떼새 군무를 시작하는데
수백 마리 새들의 군무는 형용할 말이 없어
어떻게 그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지...
흰물떼새, 좀도요, 민물도요, 붉은어깨도요,
왕눈물떼새, 송곳부리도요, 세가락도요
군무도 보고 찍기도 하면서
넓적부리도요를 찾는데
이제는 떠난 줄 알았으나
그래도 한 마리 보여
"여기 보세요, 주황색 큰 통 옆이예요"
"왼쪽으로 나옵니다"
"뒷모습입니다"
"이번에 음료수병 옆이에요"
아무리 외치지만 본 사람만 보고
못 본 사람은 못 봐...
집에 와서 찾아보니
외친 곳을 찍은 사진에 핀트 나간 사진 여섯 장
겨우 사진에서만 넓적부리도요 만났다
물이 많이 들어와 가까이 온 도요를 찍는데
갑자기 맹금류가 날아
도요들이 날아올라 도망가기 바쁘다
맹금류인 매는 도요 무리에 들어가
한 마리 쫓다가 놓치고 만다
한동안 도요들이 오지 않다가
물이 좀 빠지니 다시 모이기 시작
한참만에 넓적부리도요 보인다기에
이번엔 찍으려나 했는데
또다시 매가 등장
다시 또 달아난 도요들은
한참 먼 바닷가에 앉아 버린다
사냥도 못한 매 때문에
서울서 군산까지 원정 온 진사님들
포기하게 만드네
사냥도 못하면서
새도 못 찍게 한
매, 너, 네 죄를 네가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