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단풍을 보고 가을비를 맞으며 서울둘레길 4-2 구간을 걷다
한 달에 한 번 서울둘레길 걷기가 약속되어 있어 금요일 밤에 태안에서 올라왔다. 이번에 걸을 구간은 서울둘레길 4-2구간이었다. 양재시민의숲역부터 사당역까지 7.6킬로 구간이다. 우면산을 주로 걷는데 산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 좋았다.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날짜를 바꿔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오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라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비 걱정을 했는데 도리어 해가 나고 다소 덥게 느껴지는 날씨라 걷기에는 좋았다. 친구 하나는 날씨가 흐리다고 하여 모자와 선글라스를 두고 왔는데 해가 쨍쨍 난다고 허탈해하기도 했다.
윤봉길 기념관을 지나 우면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단풍이 너무 예뻐 사진 찍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은행잎도 노랗게 떨어져 있고 단풍 색깔도 붉게 물들었고 곳곳에 떡갈나무 잎인지 커다란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어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졌다.
오르막을 걷다 조금 힘들다고 느껴질 즈음 나무 의자가 있어 쉬면서 서로 준비한 간식을 꺼냈다. 딸이 만들어준 고구마 머핀 작은 것 하나씩, 친구 가방에서 귤도 나오고, 또 다른 친구는 반숙란을 꺼내고, 초콜릿과 비타민 C까지 서로 나눠 먹으며 커피를 곁들이니 점심을 안 먹어도 될 듯했다. 하지만 둘레길을 다 끝낼 즈음에는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말이리라. 오르고 내리는 길이 많지는 않았지만 짧은 거리는 아니었기에 땀도 나고 꽤 많은 운동을 했다고 여겨졌다. 오늘 걸은 걸음수가 2만 보 이상이었으니...
2킬로 정도 남은 구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도 꺼내고 배낭을 방수포로 씌우고 중무장을 했지만 걱정할 정도의 비는 아니었다. 하지만 사당역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을 때는 여름 소나기처럼 비가 쏟아져 우리가 비를 피해 잘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일부터 날이 추워진다고 한다. 추워지기 전에, 낙엽이 다 떨어지기 전에 친구들과 가을 단풍을 잘 보고 왔다. 서울둘레길 도장 수첩도 오늘 앞면을 모두 채우고 뒷면으로 넘어갔다. 서울둘레길은 전체가 157킬로인데 오늘로써 80킬로를 걸어 반을 넘어섰다. 앞으로 열 번의 모임이면 서울둘레길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모임이지만 빠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 온 것이 자랑스럽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모두 대견하다고 서로 칭찬을 해 주었다. 다음 모임은 12월 3일 사당역 4번 출구에서 모이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오늘 하루 가을 단풍을 보고 가을비를 맞으며 친구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다.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