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태안에서의 두 달이 빠르게 지났다는 느낌이다. 아쉽긴 하지만 두 달 동안 지내면서 쓴 <태안 두 달 살기> 매거진을 정리하고 마무리를 해야겠다.
1. 태안 두 달 살기를 하게 된 이유
-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 <은퇴자공동체마을>이 있다. 여기에서는 전국 각지의 마을 숙소와 연결해 두 달 살기, 세 달 살기, 여섯 달 살기 등을 희망하는 사람의 신청을 받는다. 그리고 신청자들 중 추첨을 통해 입주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운영한다. 여기에 당첨이 되어서 태안 갈두천 마을에 10월 11일부터 12월 10일까지 살게 되었다.(응모 자격은 따로 없다. 누구나 가입하고 응모할 수 있다.)
2. 태안 갈두천 마을은 어떤 곳인가?
- 태안 갈두천 마을은 태안읍내에서 15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는 곳에 있다. 태안 하면 해안가인 줄 알았는데 해안가 하고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 산골 마을이다. 마을 주변을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니 갈두천이라는 내가 흐르고 있어 갈두천 마을이라는 지명이 생겨난 듯하다.
3. 갈두천 마을 주변 관광지는?
- 갈두천 마을에서 10분 정도 가면 만리포가 있다. 서해안 해수욕장 중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위쪽에 학암포 해수욕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태안 둘레길 1구간(바라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신두리 사구로 유명한 신두리 해수욕장이 있다. 신두리 사구를 가면 모래 언덕을 볼 수 있는데 사막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조금 더 가면 바다가 보이고 바다와 사막을 함께 경험하는 곳이 신두리 사구이다.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 태안에는 백화산이 있고 백화산 태을암 안에 태안 마애삼존불상이 있다. 백제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의 안녕을 빌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태안에서 30분쯤 나가면 서산시 운산면에 마애삼존불상이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백제의 미소로 유명한 불상이며 햇빛의 각도에 따라 불상의 미소가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마애삼존불이 있는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보원사터가 있다. 그 당시 굉장히 큰 규모의 절이 이곳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곳이다. 지금은 보원사를 복원하려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봄에 벚꽃(특히 청벚이 유명)의 명소로 유명한 개심사도 가까운 곳에 있다.
- 태안에서 30분 정도에 안면도가 있다. 안면도는 원래 육지였는데 전라도에서 배로 실어오는 쌀을 빨리 서울로 가져오기 위해 육지를 끊어 섬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다시 육지가 되었지만... 안면도에 가면 석양이 아름다운 꽃지해수욕장을 비롯해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다.
- 이 외에 관광지는 아니지만 볼거리가 있었다. 독립운동가 옥파 이종일 선생 생가에서는 매년 국화 축제를 열고 있으며, 태안 진로직업체험박람회도 매년(?) 큰 규모로 열려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 남편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곳이 천수만이었다. 천수만은 얕을 천, 물 수를 쓰는 천수로 수심이 얕은 곳을 의미한다고 한다. 수심이 10m 이내로 얕아 대형 선박의 출입은 불가능하고, 조석간만의 차가 큰 곳이 천수만이다. 수산생물의 양식에 적합한 환경을 이루고 있으며 패류와 김양식이 성행했고, 어류가 서식하기 좋고 산란에 적합한 곳으로 고기 떼가 지나가는 길목에 그물을 펴고 그물 안으로 고기 떼가 들어오면 그물을 끌어올려 한꺼번에 잡는 정치망 어업이 성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간척사업이 진행되어 서산시 부석면 창리와 홍성군 서부면 궁리를 잇는 방조제로 막힌 서산 A지구와, 태안군 남면 당암리와 서산시 부석면 창리를 잇는 방조제로 막힌 서산 B지구가 완공되었다.
- 바다에서 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땅의 소금기를 빼기 위해 벼농사를 짓는데, 천수만에는 벼농사를 짓는 곳도 있지만 소금기가 덜 빠져 농사가 잘 되지 않아 그냥 놀리는 땅도 많다. 그런 곳은 풀이 많이 자라 작은 새들이 숨을 곳도 많고, 맹금류들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봄에는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새들이 바다를 날아오다 어청도나 외연도 등 섬에서 먹이와 물을 공급받기 위해 내려앉는다. 그런데 그렇게 섬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새들을 여기에서 만날 수도 있어 천수만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곳이었다.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서울에 사는 진사님들은 천수만의 새를 만나기 위해 새벽 일찍 2시간 이상 운전을 해서 내려온다.(작은 새들은 10시 이전에만 볼 수 있기에...) 한 주일에 몇 번씩 내려오거나 귀한 새가 있을 경우는 거의 매일 내려오기도 한다. 그러니 태안 두 달 살기를 하면서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천수만이 가까이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이점(利點)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