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동도에서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교동도에 들어가면서
맹금류 먹이를 사갔다
이른 새벽이라 언 고기만 구할 수 있었다
교동도 벌판에 뿌려주니
얼어서 먹지 못하는 고기를 보고는
까치가 먼저 가서 '내 거다' 찜하듯이 앉아서는
건드리지는 못하고 쳐다만 보다가
까마귀가 오니 옆으로 비켜섰다
다가오면 먹이 가까이 가서는
주인 행세를 하기도 하고...
건드리지 못하는 까마귀는
나무 위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독수리에게 다가가서는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듯하다
글쎄...
'독수리 형님, 언 고기가 있는데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독수리는 까마귀 말을 들은 척 만 척...
이번에는 고기 옆으로 날아온 흰꼬리수리에게
뭐라고 뭐라고 말을 거는 까치, 까마귀
'수리야, 네가 쪼아주면 너에게 많이 줄게'
흰꼬리수리도 거들떠보지 않고 그냥 날아간다
오늘은 다들 배가 고프지 않은 듯
얼기는 했어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은데
하늘 높이 날기 연습만 하니
쳐다만 보다가 나오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라고 가족과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맹금류 먹이를 그냥 놔두고 나오니...
그래도 독수리와 협상을 하고
흰꼬리수리와도 협상을 하는
까치와 까마귀의 협동 작전
누가 봐도 훌륭한 처세술
영화 한 편을 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