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버킷리스트

- 비 오는 겨울날 서울둘레길 5-2 구간을 약식으로 걷다

by 서서희

친구와 함께 버킷리스트

- 비 오는 겨울날 서울둘레길 5-2 구간을 약식으로 걷다


글 서서희


오늘은 서울둘레길 5-2 구간, 관악산역에서 석수역까지 걷기로 한 날이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관악산역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었다. 비가 많이 오면 조금 걷다가 점심이나 먹으면서 밀린 수다나 떨자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입구를 걷기 시작하니 스탬프 찍는 곳이 나와 스탬프를 찍고는 오늘은 약식으로 걷고 다음에는 석수역에서 만나서 이어 걷자고 의견을 모았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었기에 시멘트나 야자매트로 된 길은 우산을 쓰고 걸었지만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비가 더 올까 봐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돌아서 내려왔다. 내려오다 원두막이 있어 비를 피하면서 따뜻한 커피와 과일, 비스킷으로 요기를 하고 비 오는 경치를 구경했다. 원두막이라 비를 모두 피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등산로에서 보는 비 오는 풍경은 고즈넉하고 좋았다. 쏟아지는 비가 아니었기에 산에서 맡는 맑은 공기와 산속의 분위기만큼은 다른 날보다 더 좋았다.

내려오면서 오늘은 운동량이 좀 부족하니 점심을 먹는 곳까지 버스를 타지 말고 걸어서 가자고... 버스로 네 정거장 정도를 걸었다. 서울대 쪽 카페 거리를 샤로수길이라고 한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샤로수길 카페 거리를 구경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헤어졌다. 샤로수길에서 특이한 것은 자개(금조개 껍데기를 썰어 낸 조각. 빛깔이 아름다워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잘게 썰어 가구를 장식하는 데 쓴다.)를 소재로 한 집이 두 집 있었다는 점이다. 한 집은 음식점이고 한 집은 카페였다. 과거와 현대가 섞인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 우리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 기운을 받아 우리도 조금 젊어진 것 같았다.

오늘은 서울둘레길을 제대로 걸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18,000보를 걸었다. 산길을 걷는 것보다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아스팔트 평지를 걷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졌고 돌아올 때는 다리도 뻐근하고 우산을 받친 팔도 아팠다.

그래도 다음으로 미루지 않고 약식으로라도 한 코스를 끝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서울둘레길을 끝내고 해파랑길을 걷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 오늘은 우산을 쓰고 걷느라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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