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둘레길 안양천 한강 구간 석수역-구일역 코스 8km
오늘은 우여곡절이 많은 날이었다.
서울둘레길 걷기는 한 달에 한 번, 친구 다섯 명이 시간 되는 대로 걷고 있으나 두 명이 약속이 생겨 세 명만 걷게 되었다. 그런데 그 세 명도... 한 명은 안양으로 오는 지하철 1호선을 타야 하는데 인천행을 타서... 한 명은 석수역 2번 출구로 와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2번 출구를 삼성산 등산 모임을 하는 1번 출구 쪽으로 잘못 알려줘서... 나는 집에서 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곳이라 1시간이면 가능한데 버스가 늦게 올까 봐 일찍 나갔더니 너무 일찍 도착해서...
오늘은 날씨 예보가 온도도 높고 바람도 없어 좋을 것으로 생각해 옷을 얇게 입고 나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추워서 기다리느라 오들오들 떨었다. 대보름날 오곡밥 나물부터 무리를 해 입술이 부르튼 데다 어제는 제주도에서 밤 12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나니 1시가 넘었다. 게다가 남편이 새벽에 자전거를 타러 가니 일찍 일어나야 했다. 잠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 몸살기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을 보니 몸이 안 좋으면, 그동안 심각한 코로나 시국에서도 견뎠던 코로나에 바로 걸리는 걸 봤기에... 하지만 늦게 도착한 친구들이 오늘은 추운 날씨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해 줘서 안심했다. 따뜻한 어묵 국물로 몸을 데우고 목도리와 장갑으로 더 단단히 무장을 하고는 걷기 시작했다.
서울둘레길 6구간 안양천 한강 코스는 남편과 자전거로 많이 다닌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산이나 일반도로가 아닌 자전거 도로이다 보니 8km가 모두 평지였다. 오르막 내리막 길이 없어 도리어 다리가 뻣뻣해 왔다. 시멘트 길보다는 되도록 땅으로 걸으려고 노력했는데도 다른 때보다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반 이상을 걸을 때까지 추위가 가시지 않더니 도착 지점에 가까워서야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친구가 점심을 먹으면서 오늘은 두 계절을 거친 날이라고, 겨울에 시작해서 봄에 끝났다고 말해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같이 웃었다. 구일역 입구에서 도장을 찍으면서 스탬프북을 보니 이제 남은 코스는 일곱 번이었다.(도장은 8번) 다음 달부터는 걷기 좋은 날씨일 테고 서울둘레길을 끝내고 가을이면 해파랑길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때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걷기를 마무리했다.(집에 와서는 녹초가 되어 한참을 쉬고 나서야 이 글을 쓰고 있지만...)
* 추위에 떠느라 사진 찍는 걸 잊어 마지막에야 한 컷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