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두 220개와 흰머리멧새 암수
내일이 설날이다. 명절날에는 시아버님, 시어머님 차례를 지낸다. 시어머님 돌아가신 지 삼 년이 지나면서 두 분의 제사를 한 번으로 줄이고, 명절 차례는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식을 장만해서 지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구정에는 어머님 돌아가시고 잘 하지 않던 김치만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작년 김장김치가 아직 많이 남아서 그걸 이용하자고...
어머님처럼 손이 크지는 않지만 나도 준비하다 보니 양이 많아졌다. 만두를 하는 김에 형님네, 동서네, 친정오빠네 등등을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차례 음식을 동서네와 나눠서 하다 보니 이번에는 별로 준비할 게 없어서 만두에만 전념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전날 저녁에 간이 맞는지 보느라고 일부를 했는데도 아침부터 세 시간 이상 만들었던 것 같다. 만두피가 200여 개 정도... 그래도 만든 것을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만두가 끝나고 나물 세 가지를 준비하고 오랜만에 황태구이를 좀 준비했다. 황태구이는 어머님표 황태구이를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양념이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삼겹살전은 아버님이 좋아하시던 음식이라 준비했다. 딸은 코로나로 격리 중이고, 멀리 있는 아들이라도 일찍 오면 시키려고 했는데 늦는다니 내가 준비할 수밖에... 다 하고 나니 집안은 엉망이었는데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녹초가 되었다.
그동안 새를 찍고 들어온 남편은 음식 하느라 나온 뒷정리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저녁을 먹은 다음 찍어 온 새를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아침에 갯골생태공원에 나간 남편은 사람이 별로 없어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멀리 건너편을 쌍안경으로 살피니 두 사람이 무언가를 찍고 있었다고 한다. 그곳은 쇠부엉이가 자주 나오던 곳(시흥 포동)이라 남편은 쇠부엉이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여 카메라와 삼각대(무게가 2.5kg)를 들고 포동으로 건너갔다(넓은 풀밭 건너편)고...
건너가서 보니 두 분의 진사님이 물때까치를 찍고 있었다고 한다. 맹금류가 아니라 실망하기는 했지만 워낙 예쁘게 앉아 있어 물때까치를 같이 찍고는 다시 갯골로 돌아왔다고... 돌아오니 방금 흰머리멧새 수컷이 왔다가 날아갔다고 해서 오늘은 못 만날 거라 체념했다고 한다. 새를 보러 온 젊은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희망을 갖고 기다렸는데 새가 나타나지 않으니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참을 기다리는데 나무 꼭대기에 무슨 새가 앉았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찍었는데 흰머리멧새 암컷이었다고 한다. 좀 더 잘 찍으려고 나무 뒤쪽으로 돌아가니 보이지 않던 곳에 수컷도 앉아 있어 암수를 다 찍는 행운을 얻었다고... 남편은 수컷만 찍고 암컷은 못 찍었지만 남들에게서 암수 두 마리가 있다는 말은 들었다고 한다. 암컷이 안 보인 지 며칠이 되어 혹시 맹금류에게 해를 당했을까 걱정했다고... 그런데 암수가 같이 나타나서 마음을 놓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