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1
* 동물들의 귀소본능
1) 애완견 바비 : 1923년 오리건에 사는 한 가족이 인디애나로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애완견을 잃어버렸는데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6개월 뒤 바비가 오리건의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동설한에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4200킬로미터를 달려왔다고 한다. 서울-부산이 400킬로미터라고 하니 그 거리의 10배를 뛰어왔다고 하겠다.
2) 얼룩고양이 닌자 : 닌자의 주인 가족은 1996년 유타에서 워싱턴으로 이사했다. 새집에서 처음 외출한 닌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1년이 훨씬 지난 어느 날, 고양이 닌자가 유타 주의 옛집에 나타났다고... 닌자가 달린 거리는 1400킬로미터라고 한다. 서울-부산 거리의 3배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3) 아메리카흑곰 : 1970년대 미국 국립공원 관리부는 난폭한 아메리카흑곰 수백 마리를 요세미티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진정제를 투여하고 헬리콥터에 실어 아무리 먼 곳으로 옮겨놓아도 곰들은 고집스레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4) 비둘기 : 비둘기 레이싱이라는 스포츠가 있다. 일반적인 비둘기 레이스는 왕복 거리가 160-320킬로미터이지만, 중국에는 약 2000킬로미터 레이스도 있고, 32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에서 성공적으로 귀환한 비둘기들도 있다고 한다. 보금자리에서 새들을 멀리 떼어놓기 전에 미리 여정에 대한 정보를 주거나 하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다.
5) 맹크스슴새 :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로널드 로클리라는 조류학자는 영국 웨일스의 스코크홈아일랜드에서 맹크스슴새 두 마리를 포획해 이탈리아 베니스로 날아가 가까운 해변에다 새들을 놓아주었다고 한다. 14일 뒤 그중 한 마리가 스코크홈아일랜드의 보금자리에 다시 나타났다고 한다. 비행기로 돌아온 로클리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슴새가 날아온 거리는 1500킬로미터에 달했고, 하루 평균 105킬로미터 이상을 날아온 것으로 판단되는데, 바다 위에서 사는 슴새가 바다를 거치지 않고 이탈리아 내륙을 통해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마치 수중에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 비둘기의 귀소본능을 이용한 사례
- 비둘기는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부근에서 처음으로 길들여졌다.
- 이집트인들은 기원전 1000년에 비둘기를 우편배달부로 훈련시켰다.
- 칭기즈 칸과 줄리어스 시저를 비롯한 세계의 영향력 있는 리더 중 몇은 비둘기를 장거리 소통에 이용했다.
- 1815년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폐하자 비둘기 배달부를 통해 신속하게 패전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소식을 제일 먼저 접한 로스차일드 백작은 그 결과를 먼저 안 덕분에 상당한 자본을 축적했다고 한다.
- 1871년 프로이센과 프랑스 전쟁에서 파리가 4개월간 포위되었을 때 프랑스 군대는 비둘기를 이용해 수백 가지 문서를 담을 수 있는 마이크로필름을 장착한 뒤, 적진 너머로 보내 메시지 전달에 이용했다고 한다.
-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사용한 비둘기는 50만 마리에 달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군에서만 25만 마리의 통신용 비둘기가 쓰였다. 무선 통신이 보급되어 군사용 비둘기 프로그램은 1950년대를 끝으로 종결되었다고 한다.
* 비둘기 레이싱
- 비둘기 레이싱이라는 스포츠는 19세기 초 벨기에에서 시작되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 단일 국가로 레이싱 행사가 가장 많이 열리는 나라는 타이완으로 50만 명이 넘는 열혈 팬이 참여한다. 벨기에는 여전히 비둘기 레이싱의 강국이며 미국은 자체 레이싱 연합을 가지고 있다.
- 전형적인 비둘기 레이싱에서는 주인들이 새들을 공동 출발지로 데려가 풀어놓으면 각자 자신의 보금자리로 날아간다. 이 경우 새의 주행거리는 목적지에 따라 제각각이 되며, 평균 속도가 가장 빠른 새가 승리한다.
- 최근에는 '원 로프트' 레이싱 방식이 힘을 얻고 있는데 어린 비둘기들을 정해진 곳으로 데려가서 몇 개월간 경쟁 상대들과 함께 같은 로프트로 돌아가도록 훈련시키는 방식인데 모든 새가 똑같은 훈련을 받기 때문에 레이스를 통해 새의 개별적 자질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 비둘기는 어떻게 돌아올까?
- 낯선 곳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면 새들의 노 속에 구체적인 지도와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
- 가장 기본적인 지도는 시각에 의존한다고...
- 친숙하지 않은 지역 위를 날 때는 뇌에 내장된 나침반을 이용한다고 보는데, 많은 새들이 태양을 기준으로 방향을 정한다.
- 태양을 주요 나침반으로 사용하지만 비둘기들은 구름 낀 날에도 여전히 집으로 돌아오는 걸로 보아 다른, 더 진보된 방향 설정 기술이 있다고 보인다.
- 밤이면 별과 달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는 새들도 있는데 비둘기들은 주행성이라 레이싱 경기도 대부분 날씨가 맑은 날 대낮에 열리는데 종종 꼭두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비둘기를 비롯한 새들이 자연의 자기장을 나침반처럼 사용한다는 증거는 꽤 많은데, 자기장을 어떻게 감지하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이다.
- 나침반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지도인데 비둘기는 자기장 안의 미세한 변화로 단서를 얻는 듯하다. 한 연구에서 비둘기들의 뇌에서 후각 관련 신경이 제거되었을 때는 길을 잃었다고 한다. 또 후각 정보는 비둘기 뇌의 왼쪽 반구에서 처리되기에 오른쪽 콧구멍에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새들이 후각을 이용해 항해한다면 오른쪽 콧구멍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 가장 최근의 연구는 비둘기가 바다와 대기 중의 낮은 주파수음인 초저주파를 감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방향을 설정한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 비둘기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
- 비둘기들이 돌아오지 못한 곳이 두 곳 있었는데, 한 곳은 뉴욕에 위치한 저지힐로, 1980년대 코넬 대학에서 조류 실험을 하는 내내 비둘기들의 사고 다발 지역으로 약명 높았는데 저지힐이 자기장 이상 지대라서 비둘기들이 자기 감각에 혼란을 일으킨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저지힐이 비둘기 보금자리에서 나오는 저주파음이 도달하지 않는 곳이라고도 결론 내렸다.
- 후디니라는 비둘기는 열국에서 개최된 레이싱 경기 도중 사라졌는데, 5주 뒤 멀쩡한 상태로 대서양 건너 8400킬로미터나 떨어진 파나마시티의 한 지붕 꼭대기에서 발견됐다. 파나마 운하로 가는 배를 얻어 탄 것으로 추정된다.
- 더 기이한 사건은 1998년 버지니아와 펜실베이니아의 각각 다른 장소에서 경기가 열렸는데 비둘기 2200마리가 종적을 감추었다고 한다. 한쪽에서 1800마리 중 1600마리가, 다른 쪽에서는 700마리 중 600마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행방불명된 새들은 이후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 아주 작은 GPS가 개발되어 비둘기 등에 매달아 조사한 결과 비둘기들 사이의 위계질서는 공중에서도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사라진 비둘기들의 경우 어쩌면 두어 마리의 리더가 초저주파나 자기장 이상, 혹은 다른 이유로 혼란에 빠지고, 다른 많은 개체들이 그 뒤를 따라 수평선 너무로 가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