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둥지 짓기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9

by 서서희

새들의 둥지 짓기

- 책으로 만나는 새 이야기 9


글 서서희

참고한 책 <동네에서 만난 새> 이치니치 잇슈 지음, 정선영 옮김. 박진영 감수


1. 어디나 좋아, 박새의 집짓기

- 산이나 도시의 시가지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박새는 작고 귀여운 새다. 숲에서는 나무줄기에 파인 큼지막한 구멍 속에 둥지를 짓고 살지만 시가지에서는 인공물의 틈을 이용한다. 우편함이나 스탠드형 재떨이 같은 물건을 대담하게 이용한다고...

KakaoTalk_20220520_215148042.jpg 박새


2. 전봇대나 지붕 주변에 집을 짓는 참새

-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참새는 산에 가면 전혀 볼 수 없다.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가 아니면 서식하지 않는다. 그런 참새이다 보니 역시 둥지도 인공물을 잘 활용한다. 지붕의 기와, 빗물받이, 전봇대 등의 틈새를 즐겨 이용한다. 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유심히 보면 참새가 정자 밑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기와를 얹은 정자이든 볏짚으로 만든 정자이든 정자 지붕 밑에서 나오는 것을 많이 보았다.

참새.jpg


3. 생각지도 못한 곳에 둥지를 짓는 제비

- 사람을 이용해 뱀이나 까마귀 같은 천적을 피하려는지 제비는 건축물의 처마 밑 같이 사람이 자주 다니는 곳에 둥지를 짓는다. 이 외에도 방범 카메라 위나 스피커 위, 배기구 위 등 어딘가 툭 튀어나온 부분에 종종 둥지를 튼다. 제비의 둥지는 부리로 물어온 흙을 침으로 굳히고 거기에 검불을 발라 보강하면서 벽에 떡 달라붙게 짓는데 제비는 해충을 없애주는 이롭고 친근한 새로 알려져 있다.

DSC_5257.jpg 제비(왼쪽)


4. 하천 가까운 다리에 둥지를 짓는 황조롱이

- 맹금류라고 하면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깊숙한 산속에 둥지를 짓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황조롱이는 강에 놓인 철교의 구조물에 자주 둥지를 튼다. 하천 부지에는 황조롱이의 먹이가 되는 도마뱀과 쥐 같은 작은 동물이 많아서 새끼를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황조롱이ㅣ.jpg 황조롱이


5. 세탁소 옷걸이를 이용한다는 일본의 까마귀 둥지

- 우리나라는 참새가 많은 반면 일본의 도시에는 까마귀가 많다. 일본의 도시에서 발견되는 까마귀 둥지는 작은 나뭇가지에 섞인 다채로운 색깔의 철사 같은 것이 두드러지는데, 자세히 보면 세탁소에서 흔히 쓰는 철제 옷걸이이라고 한다. 세탁소 옷걸이는 튼튼하고 가벼워서 까마귀들 둥지 짓기에 안성맞춤인 재료로 찍힌 모양인지 어떤 경우에는 빨래가 걸린 옷걸이도 빨래를 벗겨내고 가져가 버린다고...

DSC_7966_00009.jpg 까마귀(양쪽 가에 앉은)와 갈까마귀(가운데)


6. 쓰레기라도 괜찮은지, 도시파 새들의 둥지 짓기

- 새는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천적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둥지를 만드는데, 나뭇잎이 지는 시기에 보면 그 모습이 드러나 비교적 쉽게 발견된다. 작은 새들은 둥지를 한 번만 쓰고 버릴 때가 많고 도시에 사는 새들은 둥지에 인공물을 많이 사용한다고...

- 동박새는 키가 작거나 중간쯤 되는 나무에다 가지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지점에 거미줄 같은 재료를 동원해 해먹 모양으로 둥지를 짓는데, 근처 인가에서 비닐 테이프 같은 것을 주워다 이용하기도 한다고...

- 직박구리나 논병아리 둥지를 보아도 쓰레기가 많이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DSC_0017_00001.jpg 도시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직박구리(찌익~ 찌익~ 시끄럽게 우는 새가 바로 직박구리이다.)


7. 새의 깃털을 이용하는 오목눈이

- 맹금류 등이 사냥하고 난 자리에는 희생된 새의 깃털이 잔뜩 떨어져 있곤 하는데, 그 깃털을 오목눈이가 이용하여 둥지를 짓는다. 오목눈이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아직 추운 겨울부터 번식을 시작하기 때문에 둥지 안에 보온용 깃털을 잔뜩 가져다 깐다고... 그래서 도시에 많은 비둘기, 비둘기를 사냥하는 맹금류, 맹금류에 희생된 새의 깃털을 이용하는 오목눈이 관계가 새롭게 형성된다는...

오목눈이1.jpg 오목눈이


8. 매우 엉성한 둥지, 멧비둘기

- 멧비둘기 둥지는 나무의 굵은 가지 위에 작은 나뭇가지들을 적당히 얹어놓기만 한 엉성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알이 보일 때도 있고 종종 새끼가 떨어지기도 한다고... 둥지 전체의 형태도 밥공기 모양이 아니라 접시에 가까운 형태로 엉성하게 만든다고...


KakaoTalk_20220120_213643159.jpg 나무에 앉은 멧비둘기


9. 안정성이 높은 까치둥지

- 까치는 대부분 높은 나무 꼭대기 근처에 둥지를 튼다. 까치둥지는 허술해 보이지만 안정성이 높다. 둥지는 단순히 나뭇가지를 쌓아 만든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와 가지 사이에 가는 가지를 끼워 넣어 공간을 메워 안정성이 높다. 이 때문에 파랑새, 황조롱이가 둥지를 탐내 탈취하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 까치는 설계도도 없이 부리로만 둥지를 짓지만, 건축학과 수학 등을 통달한 듯 둥지는 비가 와도 새지 않고 튼튼하다. 최종수 생태사진작가는 경남경찰청 정원에 지은 둥지에 1천300여 개의 나뭇가지가 들어갔다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0679560)

제목 없음.jpg

10. 모든 새들이 탐내는 딱따구리 둥지

- 딱따구리는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아래쪽으로 파 내려가 나무속에 빈 공간을 만드는 식으로 둥지를 짓는다. 추울 때는 따뜻하고 더울 때는 선선하며, 비바람이나 눈보라가 몰아쳐도 걱정이 없는 둥지이다. 천적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나무로 둘러싸여 있으니 좁은 입구로 고개만 내밀고 방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식기인 봄철에 이르면 다른 새들이 딱따구리 둥지를 빼앗으려 한다고...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613835.html)

까막딱따구리.jpg 까막딱따구리의 둥지

* 딱따구리는 부리로 나무를 두드려 먹이를 먹는데 두개골의 앞부분이 해면구조로 되어있고 두개골을 둘러싼 설골층이 부리로부터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딱따구리는 한번 쓴 둥지는 다시 이용하지 않고 매년 새로운 둥지를 만들기 때문에 쓰지 않는 둥지는 동고비 같은 다른 새들이 이용하게 된다. 그래서 딱따구리는 참 고마운 새라고 할 수 있다.

한 번은 수리산에 갔다가 딱따구리가 파놓은 나무 구멍을 보게 되었는데, 마치 기계 드릴로 정교하게 동그라미 구멍을 뚫어놓은 것 같았고 나무 아래에는 나무에서 나온 톱밥이 수북이 떨어져 있어 신기했던 적이 있다. (2021년 12월 7일 브런치 <참 고마운 새 딱따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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