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둘레길 봉산. 앵봉산 코스 7-2 구간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서울둘레길 봉산. 앵봉산 코스를 걸었다. 증산역 갈림길부터 구파발역까지 9.1km, 4시간 15분 예상. 땡볕의 여름 날씨라 걷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증산역 갈림길에서 고개 하나를 올라가니 잘 닦여진 숲길이 펼쳐져 있어 쾌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오늘 걸을 거리가 좀 길다고 생각되어 걱정했는데 이 정도면 걸을 만하다고 우리 모두 즐거워했다. 싸가지고 온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노닥노닥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봉산 전망대에서 경치도 감상하고 봉산 봉수대를 지나 앵봉산 생태 놀이터를 가서야 화장실을 발견하고 '여기는 다 좋은데 화장실이 없는 것만 불편하다'는 말을 하고 앵봉산 쪽으로 들어섰다. 가파른 고개를 오르고 2차 간식을 하면서 이제 가파른 고개를 지났으니 좀 쉬운 구간이 시작되겠거니, 그렇게 생각했다.
앵봉산 구간은 오르막을 한 다섯 번 이상 오른 것 같다. 그것도 경사가 극심하고 거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구간이었다. 오르막이 지나 가파른 내리막을 보면서 '여기가 끝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는 점점 다리와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한 번만 더 오르막이 나타나면 안 가겠다. 다쳤다고 119 부르겠다'라고 농담을 했는데, 다시 오르막이 나와 다 같이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간신히, 정말 간신히 걷기를 끝내고 4시쯤 되어 점심을 먹는데 모두들 지쳐 말을 할 수 없는 정도였다.
오늘 서울둘레길 7-2 코스에서 봉산 구간은 걷기 좋은 곳이지만 앵봉산 구간은 너무나 힘들었다. 처음부터 오르막이었으면 그렇게 힘들진 않았을 텐데, 그늘진, 평이한 숲길을 걷다 오르막만 계속되는 구간을 뒤에 걸으니 더 힘들게 느껴진 것 같았다. 누군가 서울둘레길 7-2 코스를 걸으려면 증산역에서 출발해 구파발역으로 가지 말고 거꾸로 구파발역에서 출발해 증산역으로 가면 훨씬 쉽게 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 걸을 코스는 북한. 도봉산 코스인데 8-1 구간을 지난가을에 단풍을 보러 다녀왔기에 다음에는 8-2 코스를 걷기로 했다. 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들 포기하지 않고 끝낼 수 있어서, 모두 이 정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나도 집에 와서 쉬었다가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했지만 계속 허벅지 근육이 아파 진통제 한 알을 먹고 나서야 브런치 글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 이제 끝이 보인다. 4번을 걸으면 서울둘레길을 마무리하고 해파랑길을 걸을 수 있다. 날이 더워져 걷기 힘들까 봐 6, 7, 8, 9월이 아니라 더운 7, 8월을 빼고 6월에 두 번, 9월에 두 번 걷기로 의견을 모았다.
친구들아, 고생했다. 그래도 우리 모두 해 내서 뿌듯하다. 다음 달에 다시 만나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