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둘레길 8-3 코스를 걸었다. 날이 더울 것 같아 10시 반보다 30분 당겨 10시에 불광역에서 모이기로 했다. 집에서 8시 반에 출발하면 제시간에 도착할 것 같아 여유 있게 나갔다. 그런데 오늘따라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아 버스를 타는데만 20분을 지체해서 늦을 것 같아 조바심이 났다. 3호선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서대문역 몇 번 출구에서 만나는지 확인하려고 카톡을 여니 '어, 불광역에서 만나는데, 왜 나는 서대문역으로 가고 있지?' 갑자기 당황스러웠다. 불광역인데 왜 나는 서대문역을 검색해서 가고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가던 전철에서 내려 검색을 다시 하니 아까 내린 3호선을 다시 타야 하는 거였다. 그때부터 시간은 늦었지, 식은땀은 나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문자 해야지... 결국 10시 30분이 넘어서야 불광역에 도착했다. 친구들아, 미안 ㅠㅠ
형제봉 입구에서부터 스탬프를 찍고 걷기 시작했는데, 10여 분을 올라가도 주황색 리본이 보이지 않아 길을 찾다가, 형제봉으로 가는 길은 등산로라 아닌 것 같아 다시 형제봉 입구로 내려가서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내려와서 다른 분께 여쭈니 그 길이 맞다고 하신다. 할 수 없이 다시 그 길로... 가다가 내려오는 분께 여쭈니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다고 하셨다. 오늘 두 번째 실수였다. 오르내리느라 몇 킬로를 더 걸었지만 그 이후에는 그늘진 숲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올라가는 구간이 있었지만 걷기에 무리가 없고 경치가 좋은 구간이었다. 하지만 북한산둘레길과 겹쳐진다는 걸 몰랐으면 길을 헤맸을 것 같다. 형제봉 입구부터 정릉주차장에 갈 때까지 서울둘레길을 나타내는 주황색 리본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둘레길 8-3코스는 그런 면에서 조금 불친절한 구간이다.
정릉주차장부터 화계사로 가는 구간은 주택가를 지나 산으로 오르는 구간이 있어 조금 힘들었고, 해가 나기 시작하여 오전 같이 걷기 좋은 길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구간에 비해 거리도 짧고 걷기에 불편한 곳이 없어 화계사 일주문에 도착하여 무난히 마무리했다. 오늘 걸은 코스는 6km라고 했는데, 핸드폰에 찍힌 것은 20000보, 15km가 적혀 있었다.
화계사 일주문으로 내려와 전철역을 찾으며 내려오는데 점심을 먹을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우리는 너무 더워 에어컨을 틀어놓은 시원한 식당을 찾는데 보이지 않았다. 한참 내려오니 우이신설선 화계역까지 내려오게 되어 진심밥상이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지나가는데 밖에 계시던 분이 이곳 음식이 맛있으니 들어가라고 적극 추천해 주셨다. 들어와서 그렇게 말씀드리니 건물주라고 하신다. 얼마나 맛있으면 하고 조금 걱정했는데, 추천을 믿고 들어오길 잘했다고 친구들 모두 좋아했다. 김치찌개와 돼지고기볶음을 시켰는데 기본 메뉴에 생선튀김이 나온다고 튀겨서 양념한 생선구이를 주셨다. 그 생선이 너무 맛있었다. 우리는 다음번에 여기서 점심을 먹고 시작하기로 했는데 11시 반에 오픈한다는 말을 듣고 급히 경로를 바꿨다. 8-3에서 8-4로 가는 것이 아니라 8-4에서 8-3으로 거꾸로 걷자고, 그래서 이곳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자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
전철을 잘못 타고 길을 못 찾는 실수는 했지만 그늘진 숲길과 적당한 오르막, 길지 않은 거리와 진심식당의 생선구이까지 모든 것이 좋았던 오늘이었다. 이제 더운 여름은 쉬고 9월과 10월에 서울둘레길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2022년 1월 8일부터 시작한 서울둘레길, 이제 두 구간을 남겼다. 친구들아, 힘내자. 고지가 얼마 안 남았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