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둘레길 봉산 앵봉산 코스 7-1 구간
가양역 3번 출구에서 증산역까지 서울둘레길 봉산 앵봉산 코스 7-1 구간을 걸었다. 오늘은 둘이서만...
가양대교를 건너 상암동 난지도 매립지를 들어서니 둘레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중간으로 이어진 길이 있었다. 위로 올라가면 하늘공원, 노을공원이라 이름하여 가을이면 억새꽃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 쓰레기를 매립한 곳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나무와 꽃을 가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그런 사실을 느끼지 못했다. 벚꽃은 이미 떨어졌지만 엊그제 내린 비에 개나리 꽃비가 내려 바닥에 쌓여 있었고, 박태기나무, 라일락 나무, 조팝나무 등이 다른 나무들과 함께 싱그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바닥이 평평하게 잘 다듬어진 흙길이라 맨발 걷기를 실천 중인 친구가 신발을 벗어 들고 나섰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길은 만나기 힘들다면서...
조금 더 가서 찻길을 가로질러 노을공원 쪽으로 들어섰는데 그곳은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심어져 있었다. 아직은 작은 키에 가느다란 메타세쿼이아 나무도 있었지만 난지도 매립지가 오래되었음을 알려주는 아름드리나무도 있었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벗어나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니 매봉산 자락에 <문화비축기지>라는 팻말이 보인다. 석유 파동 당시 석유를 비축한 탱크가 있던 곳이라는데 월드컵 경기장이 지어지면서 그곳을 개조해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이용한다고... 보랏빛 꽃잔디가 예쁘게 피어 있고 여러 가지 행사를 안내하는 안내문이 보였다.
중간중간에 내가 좋아하는 라일락 나무가 많이 보여 라일락 향기를 감상하며 걸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진달래-개나리-벚꽃-라일락 순으로 피던 꽃들이 어느 해부터인가 한꺼번에 피어 지난해인가는 라일락이 핀 줄도 모르고 지나갔다. 올해는 한꺼번에 핀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벚꽃이 피면서 같이 핀 라일락을 여러 곳에서 만나 라일락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문화비축기지를 벗어나니 불광천으로 이어졌다. 불광천을 끼고 증산역으로 가는 길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걷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있고, 유모차를 끄는 엄마들도 있고, 건강 관리를 위해 열심히 걷고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계셨다. 아침에 쌀쌀하던 날씨가 조금 덥다고 느낄 정도이니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꽃구경을 나온 것 같았다.
마포구, 성산동, 망원동은 친구와 내가 중고등학교를 지낸 곳이다. 친구는 홍익여중고를 나왔고 나는 성산여중, 홍익여고를 나왔다. 그래서 낯익은 곳이긴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해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라 반가웠다.